(프놈펜=뉴스1) 김종훈 기자 = 한국인 대상 흉악 범죄가 잇달아 발생한 캄보디아 범죄단지 '웬치'. 15일 오전 뉴스1이 찾은 수도 프놈펜 북부에 위치한 원구단지는 3m가 넘는 장벽으로 둘러싸여 외부에서는 안쪽 모습을 쉽사리 볼 수 없었다.
벽 위로 보이는 단지에는 5층짜리 다섯 동이 길게 늘어섰다. 일부 건물 1·2층에는 밖으로 나갈 수 없도록 쇠창살이 설치됐다.
장벽 위에는 철조망까지 설치돼 사다리 같은 도구 없이 밖으로 나올 수 있는 통로는 굳게 닫힌 철문뿐이었다. 철조망은 검붉은색으로 곳곳이 녹슬어 방치된 건물임을 짐작하게 했다.
차량이 드나들 수 있는 크기의 철문 옆에는 출입하는 사람을 감시할 수 있는 폐쇄회로(CC)TV가 설치됐다. 다만 인적이 끊겨 관리되고 있는지는 확인할 수 없었다.
단지 외벽에는 한자로 '房室出租'(방실출조)라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이 걸리기도 했다. 중국어로 번역하면 '방 임대', 임대인을 찾고 있다는 의미로 내부는 공실 상태였다.
웬치 인근에서 노점상을 운영하는 현지인 A 씨는 최근 단지에는 인적이 뚝 끊겼다고 귀띔했다. 단지를 드나드는 사람을 봤느냐는 질문에 A 씨는 "3개월 동안 문을 닫았다"며 "더 이상 사람이 오지 않는다"고 답했다.
한국인을 포함해 외국인 대상 납치·감금 신고가 이어지자 지난해 말 캄보디아 당국이 일제 단속에 나선 뒤 자취를 감춘 것으로 전해졌다.

같은 날 오후 보이스피싱과 로맨스스캠 등 각종 범죄를 저지른다고 알려진 또 다른 웬치인 프놈펜 서남부 망고단지에서는 오토바이를 타고 드나드는 일부 현지인이 목격됐다.
망고단지는 도시 외곽 드넓은 들판 한가운데 솟은 노란색 고층 건물로 멀리서부터 그 존재가 눈에 띄었다. 10여 층으로 이뤄진 건물 창문에는 빼곡히 쇠창살이 붙어 내부 탈출은 어려워 보였다.
사람 2~3명만 지날 수 있을 정도로 열린 문 안에는 젊은 남성 한 명이 서서 출입을 통제했다. 멀리서 입구를 지켜보는 취재진과 눈이 마주치자 곧바로 문을 닫으며 경계하기도 했다.
뉴스1과 동행한 현지 택시기사는 이 건물에 대해 "경비가 매우 엄격한 카지노"라며 "그들은 우리가 드나드는 걸 허락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또 "여기서 오래 머물며 사진을 찍으면 곤란해질 수 있다"며 "여기 사람들은 매우 엄격해 여러분(취재진)의 안전이 걱정된다"고 우려를 표했다.
최근 캄보디아에서 한국인을 상대로 한 범죄가 잇따르자, 정부는 15일 합동대응팀(단장 김진아 외교부 2차관)을 현지로 파견한다.
합동대응팀에는 박성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 등 경찰도 포함돼 캄보디아 당국과 △구금된 내국인 송환 △한국 경찰 주재관·협력관 추가 파견 등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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