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3m 장벽·철조망에 둘러싸인 프놈펜 '웬치'…삼엄 경계 속 적막

지난해 말 캄보디아 당국 단속 후 인적 끊겨…"3개월 전 자취 감춰"
망고단지엔 삼엄한 경계…"오래 머물면 위험" 현지인 경고도

최근 캄보디아에서 한국인 대상 취업사기 및 감금 사건 등 각종 범죄에 연루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사진은 15일(현지시간) 캄보디아 프놈펜 주요 범죄 단지로 알려진 원구 단지에 임대문의가 게시된 모습. 이곳은 피싱 범죄 조직이 자리 잡고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감금, 강제 노동 등이 이뤄졌던 곳으로 현재는 캄보디아 당국의 단속으로 공실 상태이다. 2025.10.15/뉴스1 ⓒ News1 김도우 기자
최근 캄보디아에서 한국인 대상 취업사기 및 감금 사건 등 각종 범죄에 연루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사진은 15일(현지시간) 캄보디아 프놈펜 주요 범죄 단지로 알려진 원구 단지에 임대문의가 게시된 모습. 이곳은 피싱 범죄 조직이 자리 잡고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감금, 강제 노동 등이 이뤄졌던 곳으로 현재는 캄보디아 당국의 단속으로 공실 상태이다. 2025.10.15/뉴스1 ⓒ News1 김도우 기자

(프놈펜=뉴스1) 김종훈 기자 = 한국인 대상 흉악 범죄가 잇달아 발생한 캄보디아 범죄단지 '웬치'. 15일 오전 뉴스1이 찾은 수도 프놈펜 북부에 위치한 원구단지는 3m가 넘는 장벽으로 둘러싸여 외부에서는 안쪽 모습을 쉽사리 볼 수 없었다.

벽 위로 보이는 단지에는 5층짜리 다섯 동이 길게 늘어섰다. 일부 건물 1·2층에는 밖으로 나갈 수 없도록 쇠창살이 설치됐다.

장벽 위에는 철조망까지 설치돼 사다리 같은 도구 없이 밖으로 나올 수 있는 통로는 굳게 닫힌 철문뿐이었다. 철조망은 검붉은색으로 곳곳이 녹슬어 방치된 건물임을 짐작하게 했다.

차량이 드나들 수 있는 크기의 철문 옆에는 출입하는 사람을 감시할 수 있는 폐쇄회로(CC)TV가 설치됐다. 다만 인적이 끊겨 관리되고 있는지는 확인할 수 없었다.

단지 외벽에는 한자로 '房室出租'(방실출조)라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이 걸리기도 했다. 중국어로 번역하면 '방 임대', 임대인을 찾고 있다는 의미로 내부는 공실 상태였다.

웬치 인근에서 노점상을 운영하는 현지인 A 씨는 최근 단지에는 인적이 뚝 끊겼다고 귀띔했다. 단지를 드나드는 사람을 봤느냐는 질문에 A 씨는 "3개월 동안 문을 닫았다"며 "더 이상 사람이 오지 않는다"고 답했다.

한국인을 포함해 외국인 대상 납치·감금 신고가 이어지자 지난해 말 캄보디아 당국이 일제 단속에 나선 뒤 자취를 감춘 것으로 전해졌다.

본문 이미지 - 최근 캄보디아에서 한국인 대상 취업사기 및 감금 사건 등 각종 범죄에 연루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사진은 15일(현지시간) 캄보디아 프놈펜 주요 범죄 단지로 알려진 망고단지. 2025.10.15/뉴스1 ⓒ News1 김도우 기자
최근 캄보디아에서 한국인 대상 취업사기 및 감금 사건 등 각종 범죄에 연루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사진은 15일(현지시간) 캄보디아 프놈펜 주요 범죄 단지로 알려진 망고단지. 2025.10.15/뉴스1 ⓒ News1 김도우 기자

같은 날 오후 보이스피싱과 로맨스스캠 등 각종 범죄를 저지른다고 알려진 또 다른 웬치인 프놈펜 서남부 망고단지에서는 오토바이를 타고 드나드는 일부 현지인이 목격됐다.

망고단지는 도시 외곽 드넓은 들판 한가운데 솟은 노란색 고층 건물로 멀리서부터 그 존재가 눈에 띄었다. 10여 층으로 이뤄진 건물 창문에는 빼곡히 쇠창살이 붙어 내부 탈출은 어려워 보였다.

사람 2~3명만 지날 수 있을 정도로 열린 문 안에는 젊은 남성 한 명이 서서 출입을 통제했다. 멀리서 입구를 지켜보는 취재진과 눈이 마주치자 곧바로 문을 닫으며 경계하기도 했다.

뉴스1과 동행한 현지 택시기사는 이 건물에 대해 "경비가 매우 엄격한 카지노"라며 "그들은 우리가 드나드는 걸 허락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또 "여기서 오래 머물며 사진을 찍으면 곤란해질 수 있다"며 "여기 사람들은 매우 엄격해 여러분(취재진)의 안전이 걱정된다"고 우려를 표했다.

최근 캄보디아에서 한국인을 상대로 한 범죄가 잇따르자, 정부는 15일 합동대응팀(단장 김진아 외교부 2차관)을 현지로 파견한다.

합동대응팀에는 박성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 등 경찰도 포함돼 캄보디아 당국과 △구금된 내국인 송환 △한국 경찰 주재관·협력관 추가 파견 등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archive@news1.kr

대표이사/발행인 : 이영섭

|

편집인 : 채원배

|

편집국장 : 김기성

|

주소 : 서울시 종로구 종로 47 (공평동,SC빌딩17층)

|

사업자등록번호 : 101-86-62870

|

고충처리인 : 김성환

|

청소년보호책임자 : 안병길

|

통신판매업신고 : 서울종로 0676호

|

등록일 : 2011. 05. 26

|

제호 : 뉴스1코리아(읽기: 뉴스원코리아)

|

대표 전화 : 02-397-7000

|

대표 이메일 : webmaster@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사용 및 재배포, AI학습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