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규제 일주일…남양주·병점 호가 '껑충', 매수자는 관망

구리·동탄 규제 발표…인접 비규제지역 '풍선효과' 조짐
호가 1억 넘게 높인 집주인…"집값 상승 기대에 매물 거둬들여"

본문 이미지 -  경기 남양주시 지하철 8호선 다산역 인근에 위치한 아파트 단지의 모습 2026.7.8/뉴스1 김종훈 기자
경기 남양주시 지하철 8호선 다산역 인근에 위치한 아파트 단지의 모습 2026.7.8/뉴스1 김종훈 기자

지난 8일 경기 남양주시 다산역 인근 공인중개업소. 한 공인중개사는 최근 달라진 매매시장 분위기를 묻자 이렇게 말했다. 구리시가 규제지역으로 묶인 뒤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이고 호가를 올리면서 실수요자들도 쉽게 매수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구리시와 화성 동탄구가 규제지역으로 지정된 지 일주일. 규제 대상에서 제외된 인접 지역인 남양주 다산동과 화성 병점동에서는 집값 상승 기대감에 매물 회수와 호가 인상이 이어지는 등 풍선효과 조짐이 나타났다. 다만 높아진 호가를 두고 매수자들이 관망하면서 거래는 숨 고르기에 들어간 모습이었다.

구리시는 지난 1일부터 화성시 동탄구, 용인시 기흥구와 함께 투기과열지구 및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됐다. 유주택자는 주택 구입을 위한 주택담보대출 대상에서 제외되고, 무주택자의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은 40%로 제한된다.

다산역 인근 공인중개사들은 국토부의 규제 발표 이후 집주인들이 집값 상승을 기대하며 매물을 대부분 거둬들였다고 입을 모았다. 실거주 목적은 물론 갭투자(전세 낀 매매) 관련 문의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고 했다.

공인중개사 A 씨는 "빨리 팔아달라던 분들조차 '이제 몇억은 그냥 올라간다'는 기대 심리를 갖게 됐다"며 "집주인 대부분이 규제 발표 이후 매도 의사를 철회했다"고 말했다.

실거래가도 상승 흐름을 보였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다산롯데캐슬 전용 84㎡는 지난달 16일 9억 5000만 원(7층)에 거래된 뒤 규제 발표 직후인 이달 6일 10억 5000만 원(5층)에 거래됐다. 다산자연앤e편한세상3차 전용 59㎡도 지난달 29일 7억 8000만 원(28층)에서 이달 5일 8억 5000만 원(7층)으로 상승 거래됐다.

실거래가가 오르자 현장에서는 호가를 높이거나 매물을 거둬들이는 움직임도 빨라졌다.

공인중개사 C 씨는 "이미 호가를 2억 원 높인 집주인도 있다"며 "아파트 단지에서는 '지금 급하게 팔면 안 된다'는 분위기가 강하다"고 귀띔했다.

남양주 집값은 지난해 10·15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 이후 꾸준히 상승세를 이어왔다. KB부동산에 따르면 남양주시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지난해 10월 99.5에서 지난달 101.3으로 올랐다. 여기에 구리 규제 이후 대체 수요 유입 기대까지 더해지면서 상승 압력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남양주 다산동은 구리시와 맞닿아 있는 데다 지난해 8월 지하철 8호선 별내선이 개통하면서 서울 접근성도 함께 개선됐다. 현지 중개업계에서는 구리에서 집을 찾던 수요가 인접한 다산동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

또 다른 공인중개사는 "다산이 규제 대상에서 빠진 것은 의외였다"며 "남양주 전체를 묶기 어렵다면 다산만이라도 포함하는 핀셋 규제가 필요했다"고 의견을 냈다.

본문 이미지 - 경기 남양주시 다산동의 한 아파트 단지 2026.7.8/ 뉴스1 김종훈 기자
경기 남양주시 다산동의 한 아파트 단지 2026.7.8/ 뉴스1 김종훈 기자

규제지역에 포함되지 않은 화성시 병점구도 분위기는 비슷했다. 병점구는 삼성전자 셔틀버스 노선과 가까워 이른바 '셔세권'(셔틀버스+역세권)으로 불린다.

병점역아이파크캐슬 전용 84㎡ 호가는 지난달 6억 원 중후반대에서 최근 7억 원을 웃도는 수준으로 올랐다. 신동탄포레자이 매물 호가도 단기간에 3000만 원 안팎 상승했다.

병점구 시세는 동탄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동탄신도시 역세권 단지 전용 84㎡가 20억 원을 웃도는 것과 비교하면 적은 자금으로 접근할 수 있다는 평가다.

병점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집주인들도 풍선효과 기대감에 호가를 올리며 시장 분위기를 살피고 있다"며 "당장 호가가 다시 떨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중개업계에서는 풍선효과가 실제 거래 증가로 이어질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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