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탄 집값 2% 급등했는데…토허제 카드는 '경기도지사 손에'

반도체 수요 몰리며 신고가 속출…규제 지역 요건 충족
외지인 매수 34% 넘어…정부 규제엔 법적 한계

본문 이미지 - 사진은 경기도 화성시 동탄신도시의 모습.  ⓒ 뉴스1 김영운 기자
사진은 경기도 화성시 동탄신도시의 모습. ⓒ 뉴스1 김영운 기자

(서울=뉴스1) 윤주현 기자 = 최근 경기 화성 동탄구 아파트값이 한 주 만에 2% 가까이 오르며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정부도 규제 지역 지정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지만 현행 제도상 동탄만을 겨냥한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결국 규제 여부는 경기도지사의 판단이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17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6월 둘째 주(2~8일) 동탄구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1.98% 상승했다. 같은 기간 전국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올해 동탄구 아파트 가격 누적 상승률은 7.19%에 달한다.

업계는 반도체 업황 회복과 성과급 효과를 상승세의 주요 배경으로 꼽는다. 삼성전자(005930) 화성·기흥캠퍼스와 SK하이닉스(000660) 이천 사업장 종사자들의 주거 수요가 동탄으로 몰리면서 매수세가 강해졌다는 분석이다.

실제 동탄역 인근 대표 단지인 '동탄역 롯데캐슬' 전용 84㎡의 경우 지난 4일 22억 2500만 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불과 4달 전 같은 조건의 매물이 18억 8000만 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3억 원 넘게 오른 셈이다.

현지 중개업소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직원들의 방문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10억 원 이하 중저가 아파트를 중심으로 실수요가 유입되면서 집주인들도 호가를 높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동탄역 인근의 한 공인중개사는 "요즘 매수 상담의 90% 이상이 반도체 업계 종사자"라며 "젊은 신혼부부들이 집을 보러 오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직원 이 모 씨는 "신혼집으로 카림 상가 인근의 아파트를 구매했다"며 "더 늦어지면 가격이 치솟을 거 같아 전세 대신 매매를 선택했다"고 했다.

본문 이미지 - 경기 화성시 오산동 동탄역 롯데캐슬 아파트의 모습. 2024.7.30 ⓒ 뉴스1 김영운 기자
경기 화성시 오산동 동탄역 롯데캐슬 아파트의 모습. 2024.7.30 ⓒ 뉴스1 김영운 기자

과열 양상이 이어지면서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가능성도 다시 거론되고 있다.

현행 규정상 직전 3개월 집값 상승률이 물가상승률의 1.3배를 넘으면 조정대상지역, 1.5배를 넘으면 투기과열지구 지정 검토 대상이 될 수 있다.

지난해 10·15 대책 당시 동탄구는 행정구역상 독립된 '구' 단위로 분구되지 않아 규제 지역으로 지정되지 않았다. 이후 비규제지역 메리트가 부각되면서 지난해 말부터 매수세가 빠르게 유입됐다.

실제 올해 3~5월 동탄구 집합건물 매수자 6119명 중 2084명(34.1%)은 외지인으로 집계됐다. 매수자 3명 중 1명이 화성시 외 지역 거주자인 셈이다.

시장에서는 동탄을 경기 구리와 함께 대표적인 풍선효과 지역으로 꼽는다. 실거주 수요에 투자 수요까지 더해지며 가격 상승 압력이 커지는 모습이다.

다만 현재 정부 차원의 핀셋 규제는 쉽지 않다. 현행법상 국토교통부가 지정하는 토지거래허가구역은 2개 이상의 시·도에 걸치거나 광역지방자치단체 단위로만 지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 장관에게 특정 지역 지정 권한을 부여하는 '부동산 거래신고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도 아직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지 못한 상태다.

결국 동탄만을 대상으로 한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권한은 경기도지사에게 있다.

추미애 경기도지사 당선인이 취임한 이후 동탄구 규제 여부를 둘러싼 논의도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도정 인수 절차가 진행 중이어서 정책 결정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집값이 이미 크게 오른 뒤 규제에 나서는 것은 실효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규제 이후에도 수요가 평택이나 오산 등 인근 지역으로 이동하는 풍선효과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교수는 "실수요 중심의 동탄 아파트 시장은 규제 지역 지정 시 그 효과가 제한적으로 나타날 것"라며 "아울러 추가 규제 시 평택, 오산 등 인근 지역으로 풍선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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