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 늘리라는데 못 짓는다…서울 주택시장 '경고등'

인허가 40%·착공 67% 급감…내년 입주 물량도 36.7% 감소
고환율·공사비 부담에 사업성 악화…"착공 미루는 곳 늘어"

본문 이미지 - 이재명 대통령이 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6.6.8 ⓒ 뉴스1 허경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6.6.8 ⓒ 뉴스1 허경 기자

(세종=뉴스1) 조용훈 기자 = 서울 주택 인허가와 착공이 2023년 큰 폭으로 감소하면서 중장기 공급 부족 우려가 커지고 있다. 최근 이재명 대통령도 공급 감소 문제를 언급하며 공급 확대 대책 마련을 예고한 만큼 시장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10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023년 한 해 서울 주택 인허가는 2만 5567가구로 집계됐다. 2022년 4만 2724가구에서 40.2% 줄어든 규모다. 같은 기간 착공 물량도 6만 2585가구에서 2만 576가구로 67.1% 감소했다.

국토부의 공동주택 입주 예정 물량 전망을 보면 서울의 연간 입주 물량은 올해 2만 7158가구에서 내년 1만 7197가구로 36.7%(9961가구)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통상 인허가 감소는 3~5년 뒤, 착공 감소는 2~3년 뒤 입주 물량 축소로 이어지는 만큼 2023년의 급감세는 앞으로 입주 물량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특히 올해 1~4월 누적 서울 주택 인허가는 1만 2760가구로, 지난해 같은 기간 1만 6787가구보다 24.0% 줄었다. 이 기간 착공은 7023가구에 그쳐 전년 동기 8357가구 대비 16.0% 감소했다. 올해도 감소세가 이어질 경우 중장기 공급 공백 우려가 한층 더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재명 대통령도 지난 8일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인허가·착공 감소 문제를 언급하며 공급 확대 필요성을 강조했다.

본문 이미지 - ⓒ 뉴스1 김초희 디자이너
ⓒ 뉴스1 김초희 디자이너

문제는 공급 회복을 가로막는 비용·금융 환경이 이전과는 다른 차원의 '뉴노멀'을 형성하고 있다는 점이다. 고환율 기조가 이어지면서 철근, 시멘트, 콘크리트 등 수입 의존도가 높은 자재 비용을 끌어올리고 있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 따르면 건설공사비지수(2020년 기준)는 2026년 4월 136.88포인트(p)를 기록했다.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은 4.44%다. 주거용건물 하위지수 역시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실제 아파트와 주택 공사비 부담도 커지고 있다.

세부 품목을 보더라도 아스콘 및 아스팔트 제품, 레미콘, 건축용 금속제품 등 도로, 단지 조성, 골조, 마감 공정에 쓰이는 핵심 자재 가격이 일제히 뛰고 있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고환율 탓에 자재비가 계속 올라가고 인건비까지 따라 오르면서 공사비가 예측하기 어려운 수준이 됐다"며 "분양가는 규제와 수요를 고려해야 해 마음대로 올리기 힘든데, 공사비를 그대로 떠안으면 사업성이 급격히 나빠져 일부 사업장은 인허가를 받아도 착공을 미루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본문 이미지 - 서울 시내 신축 아파트 시공 현장에서 건설노동자들이 작업을 하고 있다. ⓒ 뉴스1 김진환 기자
서울 시내 신축 아파트 시공 현장에서 건설노동자들이 작업을 하고 있다. ⓒ 뉴스1 김진환 기자

정부는 인허가 절차 단축, 정비사업 규제 완화 등을 통해 공급 회복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지만, 현장에서는 "공사비와 금융 여건이 바뀌지 않으면 체감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회의적인 반응도 적지 않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공급 축소 흐름이 몇 년 뒤 서울 집값 변동성을 다시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심형석 법무법인 조율 수석전문위원은 "인허가와 착공 감소가 장기간 이어질 경우 몇 년 뒤 입주 물량 부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공급 공백이 현실화하면 서울 집값 변동성을 다시 키우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joyonghu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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