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종=뉴스1) 조용훈 기자 = 이상경 국토교통부 제1차관이 23일 오전 유튜브 생중계를 통해 ‘집값 발언’과 배우자의 부동산 갭투자 의혹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발표는 2분 남짓 짧았으며, 대부분 발언은 변명과 상황 설명에 치중했다. 사과 중 댓글과 실시간 채팅창은 닫혀 질문을 받지 않았고, 사전 안내도 20여 분 전 통보돼 기자단 질문조차 허용되지 않았다.
이날 이상경 차관은 "부동산 정책을 담당하는 국토교통부 고위공직자로서 국민 여러분의 마음에 상처를 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어 "유튜브 방송 대담 과정에서 내 집 마련의 꿈을 안고 열심히 생활하시는 국민의 입장을 충분히 헤아리지 못했다"며 "배우자가 실거주를 위해 아파트를 구입했으나 국민 눈높이에 한참 못 미쳤다"고 말했다.
논란은 지난 19일 차관이 한 부동산 유튜브 채널에서 "집값이 떨어지면 그때 사면 된다"고 발언한 직후 촉발됐다. 당시 정부는 서울 전역과 경기 12개 지역을 규제지역으로 묶고 대출 규제를 강화하는 '10·15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을 발표한 직후여서 시점이 적절치 않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더구나 배우자가 지난해 7월 성남시 분당구 30억 원대 아파트를 갭투자(전세 낀 매매) 방식으로 매입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내로남불' 지적이 거세졌다.
정치권에서도 논란이 이어졌다. 더불어민주당 박지원 의원은 한 라디오 방송에서 차관을 '나쁜 사람'이라고 평가하며 "책임을 지고 사퇴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 의원은 "국토부의 부동산 책임자가 자기는 집을 갖고 있으면서 국민에게 염장 지르는 소리를 하면 되겠느냐"며 강하게 비판했다.
반면 당 지도부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문금주 원내대변인은 "박 의원의 발언은 개인 의견이며, 당 차원에서 별도 논의된 바 없다"고 말했다.
한편 현장에선 정부 주거공급 정책의 실무를 총괄하는 1차관의 부적절한 언행은 정부 신뢰에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우려한다. 전문가들은 "발언의 경솔함이 정책 신뢰도와 국민 체감 신뢰를 모두 훼손한 사례"라며 "정책 책임자로서 국민 눈높이에 맞는 소통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joyonghu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