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입자 감소와 수익성 악화 등으로 위기를 겪는 케이블TV 업계가 이재명 대통령에게 공개서한을 보내 정책적 지원과 제도 개선을 호소했다.
업계는 최근 정부가 추진하겠다고 밝힌 '미디어 기본사회' 구현에 앞장서겠다며 공적 역할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산업의 생존 기반을 마련할 수 있도록 정부의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실천 방안으로는 지역 주민의 보편적 시청권 보장을 위해 셋톱박스 없이 시청할 수 있는 저가형 케이블TV 서비스인 8VSB를 '모두의 TV'라는 공동 브랜드로 묶는 안을 제시했다.
그러면서 업계는 방송통신발전기금(방발기금) 부과 처분 취소 소송도 제기했다. 수익성 악화에도 8년 넘게 동일한 징수율이 적용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는 8일 서울 마포 가든호텔에서 '미디어 기본사회를 위한 케이블TV 실천과제' 간담회를 개최했다.
황희만 협회장은 "방미통위가 제시한 미디어 기본사회의 방향은 케이블TV가 고민해 온 문제와 많이 맞닿아 있다. 이제 중요한 것은 현장에서 누가, 어떻게 이를 실천하느냐일 것"이라며 "30여 년 동안 지역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방송해 온 업계가 누구나 미디어를 누릴 수 있도록 하며 AI 시대에도 뒤처지는 지역과 사람이 없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케이블TV는 전국 단위 방송이나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가 담아내기 어려운 지역의 크고 작은 소식과 생활정보를 전달하며 주민들의 알 권리를 보장해 왔다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우며 인공지능(AI) 시대에 맞춰 역할을 확대하겠다고 했다.
3대 실천과제로는 △지역 주민의 알 권리 보장 △보편적 미디어 접근권 강화 △AI 시대 지역·세대 간 정보격차 해소를 제시했다.
구체적으로 지역과 사업자마다 서로 다른 이름으로 운영해 온 8VSB 서비스를 '모두의 TV'라는 공동 브랜드로 묶는 안을 내놨다. 8VSB는 별도 셋톱박스 없이 디지털TV로 방송을 시청할 수 있도록 하는 케이블TV의 디지털 방송 전송 방식이다.
이와 함께 지역 복지관과 노인대학, 주민센터 등과 연계한 '우리 동네 AI 교실'을 운영해 고령층과 기술 취약계층의 AI 활용을 돕겠다는 구상이다.
황 회장은 "사는 곳이 다르다는 이유로 우리 동네의 이야기가 사라져서는 안 되고 나이가 많거나 새로운 기술에 익숙하지 않다는 이유로 미디어에서 소외돼서도 안 된다"며 "AI 시대에도 뒤처지는 지역이나 지역민이 있어서는 안 된다. 이것이 우리가 생각하는 최소한의 미디어 기본사회"라고 말했다.

협회는 이날 이재명 대통령에 이러한 실천 의지와 함께 정부의 정책적 관심을 요청하는 내용의 공개서한을 보내기도 했다.
서한에는 "케이블TV 산업은 지금 매우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다"면서도 "저희가 해야 할 일을 먼저 하겠다. 다만 새로운 미디어 정책을 만들어 가는 과정에서 글로벌 플랫폼과 새로운 기술뿐 아니라 지역미디어의 현장에도 관심을 가져달라"는 내용 등이 담겼다.
공적 역할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실질적인 정책 지원과 제도 개선도 재차 강조했다.
황 회장은 "케이블TV는 이미 30년 전부터 수백 개의 채널을 통해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며 미디어 기본사회의 역할을 해왔지만 그동안 정부가 케이블TV에 별로 신경을 쓰지 않은 것이 사실"이라며 "정부가 새롭게 미디어 기본사회를 만들겠다고 한 만큼 우리가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정책적인 지원이나 제도 개선을 해달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한에도 "지역의 알 권리와 보편적인 미디어 접근권을 지키는 일이 계속될 수 있도록 케이블TV의 지속가능성을 정부와 함께 고민할 수 있기를 바란다"며 "정책의 수혜자로 머물고 싶지 않다. 미디어 기본사회를 함께 만들어가는 지역의 미디어 동반자가 되고 싶다"는 내용이 담겼다.
김형일 SK브로드밴드 케이블사업 담당자도 "아직 약 1000만 명의 고객이 케이블TV를 이용하고 있지만 사업자들의 투자 여력이 위축되면서 서비스 품질 개선도 어려워지고 있다"며 "특정 사업자를 지원해 달라는 것이 아니라 이들 이용자를 이대로 방치해도 되는지에 대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케이블TV 업계는 이날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을 상대로 방발기금 부과 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하며 정부의 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관련해 업계는 2017년부터 8년 넘게 방발기금 징수율이 1.5%로 유지되는 동안 케이블TV 사업자들의 수익성과 재정 상태가 크게 악화했지만 이러한 변화가 징수율 산정에 반영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신호철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정책실장"그동안 정부에 여러 차례 징수율 인하와 감면 필요성을 건의했지만 한 번도 반영되지 않았고 분담금 부과 금액 자체가 적법한지 법적 판단을 받아보기 위해 소송을 제기했다"며 "징수율이 운영의 공공성과 방송시장의 경쟁 상황, 사업자의 수익 규모 및 재정 상태를 종합적으로 고려하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수익성 악화 등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는 것이 업계의 입장"이라고 말했다.
minju@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