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패권 다투지만 세계는 쪼개지 말자"…美中 '불편한 공존' 모색

美 베선트 "AI 시스템 분절 피할 논의 열려 있어"
증류·반도체 충돌 속 '공통 AI 위험' 협의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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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 생성 이미지)

(서울=뉴스1) 나연준 기자 = 인공지능(AI) 패권을 놓고 첨예하게 충돌해 온 미국과 중국이 AI 생태계가 완전히 두 개로 갈라지는 것을 피하기 위한 접점 모색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와 AI 모델, 기술표준을 둘러싼 경쟁은 이어가면서도 양국이 함께 직면한 AI 위험에는 최소한의 '공존 규칙'이 필요하다는 인식에서다.

18일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이번 주말 중국 측과 예정된 고위급 회담에서 AI와 관련해 양국이 직면한 '공통의 위험'(shared risks)을 논의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베선트 장관은 "미국은 AI 분야에서 여전히 선두를 유지하고 있다"면서도 양국 AI 시스템의 '분절'(bifurcation)을 피하기 위한 논의에 열려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오픈웨이트와 폐쇄형 AI 모델을 모두 아우르는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도 했다.

베선트 장관은 20일 뉴욕에서 허리펑 중국 국무원 부총리와 만날 예정이다.

미국의 최근 행보를 고려하면 베선트 장관의 발언은 주목할 만하다.

미국은 첨단 AI 반도체의 대중국 수출을 제한하는 등 중국의 AI 기술 추격을 국가안보 문제로 바라보며 압박해왔다. 최근에는 견제 범위를 반도체에서 AI 모델의 기술과 역량으로까지 넓혔다.

미국 국가안보국(NSA)과 연방수사국(FBI), 사이버보안·인프라보안국(CISA)은 지난 8일 중국 AI 기업들이 미국 프런티어 AI 모델을 '산업적 규모'로 증류(distillation)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미 당국은 중국 기업들이 미국 AI 모델의 독점적인 기능과 역량을 추출해 자사 모델 훈련에 활용하면서 막대한 연구개발(R&D)과 컴퓨팅 비용을 들이지 않고 기술 격차를 좁히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AI의 성능 향상이 군사·사이버 공격 역량 강화로 이어질 수 있다며 국가안보 문제로도 규정했다.

중국은 증류가 AI 업계에서 일반적으로 활용되는 기술이라며 미국이 국가안보를 명분으로 AI·컴퓨팅 분야의 우위를 유지하려 한다고 반발했다.

약 10일 전 'AI 증류'를 놓고 충돌한 양국이 이번에는 AI 생태계의 완전한 분절을 피할 방안을 논의하게 되는 셈이다.

본문 이미지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2026.05.15. ⓒ AFP=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2026.05.15. ⓒ AFP=뉴스1

양국이 대화 필요성을 느끼는 배경에는 AI가 빠르게 고도화되면서 한 국가만으로 대응하기 어려운 위험도 커지고 있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AI가 스스로 계획을 세우고 도구를 사용하는 에이전트 형태로 발전하면서 인간의 의도와 다른 행동을 하거나 안전장치를 우회하는 문제가 새로운 과제로 부상했다. AI를 활용한 사이버 공격이나 핵심 인프라 침해 역시 국경을 가리지 않는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도 최근 AI가 '강대국의 독점물'이 돼서는 안 된다며 미국과 중국이 AI 위험에 대응하기 위한 대화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베선트 장관이 오픈웨이트와 폐쇄형 AI 모델을 논의 대상으로 거론한 점도 주목된다.

미국에서는 오픈AI와 앤트로픽, 구글 등이 폐쇄형 프런티어 모델을 주도하는 반면 중국은 딥시크와 알리바바의 큐원, 문샷AI의 키미 등을 중심으로 오픈웨이트 생태계를 빠르게 확대해 왔다. 오픈웨이트는 생태계 확산에는 유리하지만 강력한 AI 모델이 광범위하게 퍼질 경우 악용 가능성을 통제하기 어렵다는 우려도 있다.

베선트 장관이 오픈·폐쇄형 모델을 모두 언급한 만큼, 미중 간 AI 대화가 특정 모델이나 기업을 넘어 서로 다른 AI 생태계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어떻게 관리할지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베선트 장관과 허리펑 부총리 간 회담은 오는 24일 예정된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열린다. AI 패권을 놓고 경쟁하는 두 나라가 AI 세계가 완전히 갈라지는 것을 막기 위한 '공존'의 규칙을 만들 수 있을지 주목된다.

yjr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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