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민석 기자 = 애플이 내년 봄 인공지능(AI) 기반 웹 검색 기능 '월드 놀리지 앤서스'(World Knowledge Answers)를 음성비서 '시리'(Siri)에 탑재하는 방식으로 전면 개편할 예정이다.
다만 경영진의 외부모델 도입 검토 소식에 루밍 팡(AFM 개발 총괄 임원)을 시작으로 핵심 연구원들이 연이어 이탈한 상황이다. 이번 구글의 '제미나이' 모델 도입 구체화로 AI 혁신 기업과는 거리가 멀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8일 IT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제미나이 기반의 월드 놀리지 앤서스 기능을 시리에 우선 적용한 후 사파리 브라우저·아이폰 홈 화면 검색 기능 '스포트라이트' 등에 확장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업계는 제미나이가 △웹 검색 △문서 요약 △계획 설정 등을 담당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애플이 자체 개발 중인 '애플파운데이션모델'(AFM)은 기기 내부 데이터를 검색·처리할 것으로 전해졌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개인 일정·사진 등 내부 데이터는 자체 모델이 처리하고 클라우드 기반 AI 기능은 제미나이를 활용하는 구조다.
이용자의 민감 데이터는 클라우드가 아닌 온디바이스로 처리한다는 애플의 보안 철학을 유지하면서 AI 성능을 확보하려는 절충안으로 분석된다.

애플은 프라이버시 중시 전략을 고수하며 온디바이스 처리에 집중했다. 애플 인텔리전스(Apple Intelligence)는 기기 내 소형언어모델(약 30억 매개변수)을 활용해 저지연 AI 기능을 구현했다.
그러나 애플의 인프라 투자 부족과 온디바이스 제약에 클라우드 기반 AI와 성능(대규모 연산력 등) 격차는 점점 벌어졌다는 평가다. 애플의 AI 기술·성능이 경쟁사보다 뒤처졌다는 평가도 최근엔 기정사실화됐다.
경영진과 개발진(AFM팀 등)이 이 문제를 해결하려 했지만, 내부 혼선만 심화한 것으로 보인다.
경영진은 새로운 시리 출시 압박에 오픈AI·구글·앤트로픽 등에 손을 내밀기로 선회했다.
애플은 자체모델 '린우드'와 외부모델 활용 '글렌우드' 프로젝트를 각각 진행하는 '베이크오프' 전략이라고 설명했지만, 핵심 인재 이탈은 가속하고 있다.
반면 팀 쿡 애플 CEO는 지난달 열린 전직원 회의에서 "우리는 많은 시장을 지배한 경험이 있다. AI 분야서도 성공할 것"이라고 낙관했다.
애플은 당초 AFM팀이 개발한 파운데이션 AI 모델 기반 시리를 2024년 가을 아이폰 모델 등에 탑재할 계획이었지만 기술적 문제로 지연됐다. 이후 새로운 시리 출시는 계속 미뤄지다 전면 개편 소식이 전해졌다.
한편 애플은 올해 2월 온디바이스 AI 연산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미국 데이터센터·서버 시설(프라이빗 클라우드 컴퓨트) 등에 총 5000억 달러 이상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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