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손엄지 기자 = 네이버(035420)가 창립 25년 만에 연 매출 10조 원을 돌파할 전망이다. 검색, 커머스, 핀테크, 콘텐츠, 클라우드 등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며 글로벌 플랫폼 기업과의 경쟁에서도 독자적인 입지를 보여주고 있다.
특히 한국에서 막대한 수익을 내면서도 법인세 부담을 최소화하는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들과 달리 네이버는 국내에서 번 돈을 또 국내에 투자하며 '상생 생태계'를 조성해 실적이 주는 의미가 더 크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의 2024년 매출액은 10조 원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키움증권(039490)은 향후 3년 연간 실적 추정치를 모두 상향 조정했다.
해외에서도 의미있는 성과를 내고 있다. 네이버웹툰은 미국, 일본 등에서 웹툰 플랫폼 1위 자리를 굳혔고, 사우디아라비아에는 클라우드 기술을 수출하며 중동 법인 설립에도 나섰다. 일본에서 라인(LINE)은 공고한 1위 메신저다.
2019년 독일 기업 딜리버리히어로에 매각된 배달의민족은 2023년 모기업에 4127억 원의 배당금을 지급했다. 애플코리아는 2024년 감사보고서 기준 전년 대비 2.85배 증가한 3215억 원을 미국 본사로 송금했다.
해외 기업들의 대규모 배당금 송금은 국내에서 번 돈을 해외로 유출하는 구조적인 문제로도 이어진다. 배당금 지급으로 영업이익이 줄면 국내 법인세 부담도 감소한다. 애플코리아가 지난해 납부한 법인세가 825억 원에 불과한 이유다.
반면 네이버는 2023년 실적 기준으로 4964억 원의 법인세를 냈다. 같은 해 구글코리아가 낸 법인세는 155억 원에 그쳤다. 구글이 법인세 부담을 줄이기 위해 매출 신고를 제한적으로 한다는 의혹은 꾸준히 제기되고 있지만 이를 명확히 알아낼 방법은 없다.
네이버는 미래를 위한 투자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연구개발(R&D) 비용이 영업이익 규모를 넘어선 지도 오래다.
지난해 네이버는 향후 6년간 1조 원 규모의 '임팩트 펀드'를 조성한다고 발표했다. 이 펀드는 국내 중소상공인(SME)과 창작자 성장을 지원하는 데 활용한다.
2016년부터 네이버는 SME와 창작자의 디지털 전환을 돕는 '프로젝트 꽃' 프로그램을 운영해 왔다. 네이버의 성공 노하우를 전수하고 AI 기반 기술에도 접근할 수 있도록 돕는다.
글로벌 기업들이 한국 시장에서 높은 수익을 올리면서도 국내 투자에는 소극적인 것과 달리 네이버는 국내 경제와 인재 양성에 기여하고 있다. 한국이 AI를 비롯한 미래 기술 경쟁에서 뒤지지 않도록 하는 전략적 움직임이기도 하다.
IT업계 관계자는 "네이버의 연 매출 10조 달성은 단순한 수익 증가가 아니라, 투명한 조세 납부와 사회적 기여를 병행한 결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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