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지 D-DAY] 더 이상 '채굴'은 없다…'PoS' 새 역사 쓴 이더리움 (종합)

이더리움 블록체인, 15일 3시 44분 경 업그레이드 '머지' 완료
32ETH 스테이킹하면 '검증인' 가능…세계 최대 채굴 업체는 채굴 중단

본문 이미지 -  이더리움 창시자 비탈릭 부테린이 머지 성공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트위터 갈무리.
이더리움 창시자 비탈릭 부테린이 머지 성공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트위터 갈무리.

(서울=뉴스1) 박현영 김지현 기자 = 이더리움의 주요 업그레이드인 '머지(Merge)'가 15일 오후 3시 44분 경 완료됐다. 이로써 이더리움 블록체인은 지분증명(PoS, Proof of Stake) 합의알고리즘에 의해 블록을 생성한다. 기존 작업증명(PoW, Proof of Work) 기반 '채굴' 행위는 중단됐다.

15일 이더리움 블록탐색기 이더스캔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44분 경 PoS 알고리즘에 의해 생성된 첫 번째 블록이 나왔다. 1553만7394번째 블록이다. 해당 블록부터 이더리움은 PoS 합의알고리즘으로 가동된다.

◇PoW 채굴 중단, 채굴자는 어디로?

머지는 이더리움 블록체인의 합의알고리즘이 기존 PoW에서 PoS로 바뀌는 업그레이드다. 이더리움이 이더리움2.0으로 넘어가는 과정 중 가장 중요한 업그레이드로 간주된다.

PoS는 코인 보유량, 즉 지분에 비례해 거래를 검증할 수 있는 권한을 얻고, 거래를 검증함으로써 블록 생성에 참여하는 것을 말한다. 보상으로는 암호화폐를 얻게 된다. 컴퓨팅 파워를 통한 연산작업으로 블록 생성에 참여하는 '채굴'과 달리, 코인을 보유하는 행위를 통해 블록 생성에 참여하고, 노드(네트워크 참여자)가 되는 방식이다.

이날 이더리움 블록체인이 PoS로 전환되면서 채굴은 중단됐다. 이에 세계 최대 이더리움 채굴 업체 이더마인을 비롯한 채굴 기업들은 머지 이후 채굴을 중단했다.

일부 채굴자들은 이더리움클래식 또는 ETHW로 이동하기로 했다. 이더리움클래식은 지난 2016년 이더리움이 하드포크(블록체인이 두 갈래로 분리되는 것)되면서 남게 된 예전 버전의 이더리움 블록체인이다. 현 버전의 이더리움은 PoS 기반 이더리움 2.0으로 나아가고 있는 반면, 이더리움클래식은 PoW 방식을 유지한다. 즉, 이더리움클래식은 여전히 채굴로 블록을 생성한다.

ETHW는 이번 머지 이후 하드포크를 통해 분리될 블록체인이다. 기존 채굴자들은 머지 이후 하드포크를 발생시켜 ETHPoW(ETHW) 블록체인을 이어갈 전망이다. ETHW 역시 이름 그대로 PoW 방식을 유지한다. 현재 ETHW 진영은 머지 후 24시간 내 ETHW 블록체인을 가동하는 것을 목표로 준비 중이다.

본문 이미지 - 이더리움의 주요 업그레이드 '머지'가 15일 오후 3시 44분 경 완료됐다.
이더리움의 주요 업그레이드 '머지'가 15일 오후 3시 44분 경 완료됐다.

◇ETH 공급량 줄어든다…가격 상승 여부 주목

머지 이후 일어나는 가장 큰 변화는 32ETH를 예치하면 검증인으로서 블록 생성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이다.

이날 이후 이더리움 블록체인 상에선 32ETH를 보유해 스테이킹(예치)하면 누구나 검증인이 될 수 있다. 검증인이 되어 거래를 검증하고 블록 생성에 참여하는 형태로 블록체인이 돌아가게 된다.

단, 개인 투자자는 32ETH를 보유하더라도 검증인으로서의 역할 및 의무를 모두 수행하기 힘들기 때문에 이미 검증인 활동을 하고 있는 기업에 보유한 ETH를 위임할 수 있다. ETH를 위임한 뒤, 검증인이 받는 보상을 나눠 갖는 스테이킹 서비스도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또 블록 생성 방식이 바뀌므로 ETH 공급량에 변화가 생긴다. 이는 가격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기존 PoW 기반 이더리움에선 13.3초마다 블록 1개가 생성됐다. 그리고 블록 1개당 2.08ETH가 채굴자 보상용으로 새로 발행됐다. 이를 1년 치로 계산하면 1년에 총 490만ETH가 새로 발행된 셈이다. 비트코인(BTC)은 발행량이 총 2100만개로 정해져있으나, 이더리움(ETH)은 한계가 없다.

반면 PoS 기반 이더리움에선 새로 발행되는 양이 줄어든다. 블록 생성 방식이 달라지므로 블록을 생성하는 사람들에게 주는 보상의 양도 달라지게 되는 셈이다. 연간 58만 4000ETH가 새로 발행되며, 기존 방식에 비해 ETH 공급량이 줄게 된다. 공급량이 줄어들면 가격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앞서 이더리움은 지난해 8월 '런던 업그레이드'에서 이더리움 개선안인 EIP-1559를 도입하면서 수수료 체계도 개편한 바 있다.

기존에는 거래 처리 확률을 높이기 위해 무작정 높은 수수료를 지불해야 했는데, EIP-1559에선 '기본 수수료' 제도가 도입됐다. 이더리움 상 거래를 위해 수수료를 지불할 때 '기본 수수료+노드에게 주는 팁'으로 지불하는 방식으로, 기본 수수료를 도입함으로써 수수료가 지나치게 높아지지 않도록 한 것이다. 이 때 기본 수수료는 소각된다.

이더리움 기반 거래량이 늘어나 수수료가 많이 소각되고, 나아가 '발행량<소각량'의 공식이 성립한다면 ETH 유통량 자체가 줄어드는 효과가 나타난다. 가격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란 예측이 제기된 배경이다.

이에 대해 빗썸경제연구소는 "거래 규모가 이전과 비슷한 수준이라면 '순공급'은 마이너스"라고 전망했다. 이더리움 기반 거래량이 뒷받침만 해준다면 소각량이 발행량을 넘어설 수 있다는 얘기다.

◇'머지=성능 개선' 아냐…ETH 가격은 '오르락 내리락'

머지 이후 거래 이더리움의 성능이 개선될 것인지도 주요 관심사다. 이더리움 블록체인은 그동안 채굴에 의해 가동된 탓에 거래 처리속도가 느려지고, 확장성이 부족해지는 등 많은 문제들을 겪어왔다.

채굴에 참여하는 사람이 많아질수록 채굴 난도는 높아지고, 채굴에 걸리는 시간도 길어진 게 원인이었다. 동시에 이더리움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하는 탈중앙화 애플리케이션(디앱) 서비스들이 늘어나면서 이더리움 기반 거래량 자체는 크게 증가했다. 성능이 부족함에도 불구, 이더리움이 감당해야 하는 거래량이 과도하게 늘어난 것이다.

이더리움이 PoS 방식으로 블록을 생성할 경우 채굴 경쟁에 의해 네트워크 과부하가 발생하는 일이 줄어들게 된다. 또, 전기 에너지를 소모하는 채굴에 비해 에너지를 99% 이상 절약할 수 있다.

이날 이더리움 창시자 비탈릭 부테린은 트위터를 통해 "머지는 전 세계 전기 소모량을 0.2% 줄일 수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단, 머지만으로 이더리움 블록체인의 거래 처리속도가 크게 증가하거나 확장성이 늘어나는 등 눈에 띄게 성능이 개선되는 건 아니다.

거래 처리속도가 늘고, 확장성이 크게 개선되려면 '샤딩'을 도입해야 한다. 샤딩이란 거래 데이터를 여러 개의 ‘샤드체인’에 분할해 처리하는 기술로, 이더리움이 처리할 수 있는 거래 데이터의 양이 늘어나는 것을 의미한다.

샤딩은 머지 이후 업그레이드인 '서지'에서 도입된다. 이더리움 2.0에 도달하려면 내년으로 예정된 서지 외에도 버지, 퍼지, 스프러지 등 단계가 더 남아있다.

성능 개선을 위해선 서지를 기다려야 하지만, 이더리움 2.0으로 나아가는 주요 이정표인 만큼 이더리움 개발 커뮤니티 측의 반응은 긍정적이다.

부테린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머지는 이더리움 생태계에 있어 중요한 순간"이라며 "머지가 잘 일어날 수 있도록 도운 모든 사람들은 오늘 자랑스러워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머지 전후로 암호화폐 이더리움(ETH)의 가격은 변동 폭이 커졌다. ETH는 머지 실행 직전이었던 오후 2시 55분부터 3시까지 2%가량 상승했다. 이후 3시부터 3시 5분까지 2% 가량 다시 하락하며 상승분을 그대로 반납했다. 앞서 5분봉 기준 대부분 1% 내 변동성을 보인 것에 비해 상대적으로 큰 변동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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