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기업 성장, 실증에서 첫 매출로…M&A 회수 경로 넓혀야"

[인터뷰]② 조주현 원장 "수요기업 납품·장기구매 설계…검증 후 성장금융 연계"
"M&A서도 핵심 R&D 인력·기술 이어져야"…가치 창출의 연속성 강조

본문 이미지 - 조주현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원장(중소벤처기업연구원 제공)
조주현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원장(중소벤처기업연구원 제공)

조주현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원장은 뉴스1과 인터뷰에서 "인건비를 직접 보전하는 방식에만 의존하기보다 기업이 매출과 현금흐름을 확보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보다 근본적인 고용 유지 대책"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조 원장은 "인건비를 직접 보전하는 방식만으로는 지속가능한 해법이 되기 어렵다"며 "고용 유지는 시장성 검증과 사업화 성공의 결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조 원장은 연구개발(R&D) 이후 데스밸리를 극복하려면 실증 목적을 기술 확인에서 시장성 검증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시제품이 작동하는지뿐 아니라 고객이 비용을 지불할 의사가 있는지, 반복 구매가 가능한지까지 확인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기술개발과 실증에는 성공했지만 실제 구매와 매출, 양산으로 이어지지 못한 채 실증 단계에 머무는 이른바 '파일럿 퍼거토리'(Pilot Purgatory)를 줄여야 한다고 봤다.

기술개발 성과와 특허, 실증 실적이 축적돼도 실제 구매와 매출로 연결되지 않으면 사업화 성과로 이어지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조 원장은 "시제품 개발에 성공했지만 매출로 이어지지 못하는 이유는 기술 완성도 부족뿐 아니라 시장수요와 가격경쟁력, 고객의 구매의사, 유통·납품구조 등 사업화 조건이 충분히 검증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실증 성과도 참여 건수와 테스트 완료 여부보다 유료계약과 초도구매, 반복구매 등 실제 시장 반응을 중심으로 평가해야 한다고 했다"고 제언했다.

대안으로는 실제 고객기업이 초기부터 참여하는 수요 기반 실증을 제시했다. 공공기관 중심의 실증을 넘어 대·중소기업이 필요한 문제를 제시하고 스타트업이 해결하도록 설계하자는 구상이다.

조 원장은 "실증 이후 우수기업을 별도로 선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납품계약과 공동개발, 장기구매, 전략적 투자로 이어지는 후속 경로를 사전에 설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시장성이 확인된 기업에는 성장금융을 신속히 연결해야 한다고 했다. 첫 구매와 반복매출 등을 확보한 기업에 모태펀드와 정책금융, 민간투자를 연계해 초도양산과 해외 진출 등에 필요한 자금을 공급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정책금융도 기술개발 완료 여부보다 시장검증 결과를 중요한 투자·지원 판단기준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그는 국내 실증·납품 경험은 해외시장 진출의 발판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특히 내수시장이 작은 기술 분야는 초기부터 글로벌 수요와 시장성을 검증해야 한다고 봤다.

조 원장은 "국내 실증·납품 성과를 해외 인증과 표준, 현지 실증, 현지 파트너 발굴과 연결해야 한다"며 "해외 고객 확보와 수출, 반복계약, 글로벌 후속투자 등 실제 시장 확대 여부까지 추적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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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주현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원장(중소벤처기업연구원 제공)

투자·회수·재투자의 선순환을 위해서는 회수시장 다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기업공개(IPO) 의존도가 높은 구조에서는 코스닥 시장 여건에 따라 회수가 위축되고 재투자도 지연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조 원장은 "IPO·인수합병(M&A)·세컨더리가 상호보완하는 회수시장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며 "M&A는 성장 한계에 직면한 기술기업의 기술·인력·시장이 더 큰 기업에 결합돼 스케일업으로 이어지는 경로"라고 설명했다.

다만 비상장 중소·벤처기업은 재무·기술 정보가 부족하고 거래규모에 비해 실사·자문 비용 부담이 커 거래가 성사되기 어렵다고 짚었다.

핵심 연구인력의 안착을 위해서는 거래구조와 인수 후 통합(PMI)도 중요하다고 진단했다. 스톡옵션 승계와 성과연동 대가 지급 등의 제도적 걸림돌을 살피고 PMI 컨설팅·자문을 연계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조 원장은 "기술기업 M&A의 가치는 상당 부분 핵심 R&D 인력에 내재돼 있다"며 "인력 유지는 금전적 보상만으로 결정되지 않으며 연구 자율성과 성장 기회, 조직문화 등 통합 과정의 질이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한국벤처캐피탈협회 등에 따르면 올해 1~5월 국내 벤처투자 회수 중 IPO 비중은 40.6%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국내 IPO 건수는 22건으로 전년 동기 37건보다 40.5% 감소했다. IPO 의존도가 높은 상황에서 상장시장 위축이 이어질 경우 벤처투자의 회수와 재투자에도 제약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은 회수 경로가 상대적으로 다변화돼 있다. PitchBook에 따르면 2024년 4월부터 2025년 3월까지 미국 VC 회수금액은 M&A가 44.1%, 세컨더리가 29.2%를 차지했다.

조 원장은 "M&A는 사업 효율화와 조직 재편을 수반하는 만큼 전체 고용인원 유지를 일률적인 지원 조건으로 삼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며 "핵심 R&D 인력의 승계와 R&D 지속, 인수 이후 매출·부가가치 등 성장성과를 중심으로 지원을 설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고용 연계형 M&A 지원도 단순히 인력을 얼마나 유지했는가를 보조하는 제도가 아니라, 기술과 인재가 더 큰 성장 기회와 결합해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하도록 유도하는 방향으로 설계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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