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보다 인재 확보…지식서비스 벤처, 제조업과 성장 공식 달라"

국내 벤처 41% 서비스업…초기기업 55.8% 몰려 '스케일업' 시급
딥테크도 특허 '후순위'…'이동 비용 보조+스톡옵션 세제 결합' 제언

본문 이미지 - 이소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가 10일 서울 영등포구 벤처기업협회를 방문해 송병준 회장 등 주요 관계자들과 차담회를 하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2026.9.10 ⓒ 뉴스1
이소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가 10일 서울 영등포구 벤처기업협회를 방문해 송병준 회장 등 주요 관계자들과 차담회를 하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2026.9.10 ⓒ 뉴스1

(서울=뉴스1) 김민석 기자 = 인공지능(AI) 확산으로 지식서비스 벤처기업의 부가가치 창출력이 커지고 있지만, 이들의 초기 성장을 이끄는 핵심 동인은 특허 등 지식재산권(IP)보다 '인재 확보'라는 분석이 나왔다.

설비 투자와 기술 특허가 핵심인 전통 제조업과는 성장 공식 자체가 다른 만큼 정부 지원책도 무형자산과 인적 자본 중심으로 전면 개편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중소벤처기업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지식서비스 벤처의 초기 성장 동인: 기업 역량의 역할과 정책 방향'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전체 벤처기업 중 서비스업 비중은 2019년 31.4%에서 2023년 40.9%로 9.5%포인트(p) 상승했다.

반면 같은 기간 제조업 비중은 66.5%에서 56.3%로 10.2%p 하락했다. 2019년부터 2023년까지 서비스 벤처의 연평균 매출 증가율도 7.3%를 기록해 제조업(6.5%)을 앞질렀다.

연구원이 분석한 지식서비스 벤처 100개사 중 투자 유치 경험이 있는 기업은 48.0%로 제조 벤처 233개사(20.0%)보다 높았다. 반면 연 매출 10억 원 이하 기업이 52.0%였고 수도권 소재 기업은 75.0%였다.

연평균 산업재산권 출원 증가율도 서비스업이 37.4%으로 제조업(19.1%)을 크게 웃돌며 벤처 생태계 내 핵심 축으로 부상했다.

본문 이미지 - 벤처기업 업종별 비중(2019-2023년)(중소벤처기업연구원 이슈n포커스-지식서비스 벤처의 초기 성장 동인 보고서 갈무리)
벤처기업 업종별 비중(2019-2023년)(중소벤처기업연구원 이슈n포커스-지식서비스 벤처의 초기 성장 동인 보고서 갈무리)

다만 질적 성장은 과제로 남아 있다. 2024년 기준 국내 서비스 벤처기업의 성장 단계를 보면 초기 성장기(39.5%)와 창업기(16.3%)가 전체의 55.8%를 차지했다.

고도 성장기(38.1%)와 성숙기(32.9%) 비중이 높은 제조업과 대조적이다. 업력 역시 4~10년(42.4%)과 3년 이하(18.1%) 등 신생 기업이 다수를 차지해 초기 단계를 넘어 스케일업(규모 확대)으로 이어지는 생태계 조성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원이 업력 3년 이상 벤처기업 333개 사(지식서비스업 100개 사·제조업 233개 사)를 대상으로 초기 성장에 기여한 역량 성취도(5점 만점)를 설문 조사한 결과에서는 업종 간 차이가 뚜렷하게 갈렸다.

본문 이미지 - 지식서비스업 벤처기업 역량 성취도 우선순위(위),지식서비스 벤처기업·제조 벤처기업 비교(중소벤처기업연구원 이슈n포커스-지식서비스 벤처의 초기 성장 동인 보고서 갈무리)
지식서비스업 벤처기업 역량 성취도 우선순위(위),지식서비스 벤처기업·제조 벤처기업 비교(중소벤처기업연구원 이슈n포커스-지식서비스 벤처의 초기 성장 동인 보고서 갈무리)

지식서비스 벤처기업은 △제품·서비스 품질 확보(4.44점) △제품·서비스 희소성(4.43점) △인재 확보(4.40점) △연구개발(R&D) 투자(4.32점) △고객 커뮤니케이션·피드백(4.16점) 순으로 성취도가 높았다. 이어 조직 적응성·유연성(4.13점), 외부기관 네트워크(4.13점), 가격 전략(4.09점)이 뒤를 이었다. 특허·상표권 등 지식재산권 확보는 4.07점으로 9개 항목 중 가장 낮았다.

제조업 벤처는 품질 확보(4.55점), 희소성(4.49점), R&D 투자(4.46점), 가격 전략(4.28점), 지식재산권 확보(4.25점) 순으로 높게 평가했다. 인재 확보(4.24점)와 고객 커뮤니케이션(4.20점)은 각각 6위와 7위로 지식서비스업보다 순위가 낮았다.

본문 이미지 - 지식서비스 벤처기업 역량 성취도 우선순위 딥테크(중소벤처기업연구원 이슈n포커스-지식서비스 벤처의 초기 성장 동인 보고서 갈무리)
지식서비스 벤처기업 역량 성취도 우선순위 딥테크(중소벤처기업연구원 이슈n포커스-지식서비스 벤처의 초기 성장 동인 보고서 갈무리)

분석 대상을 연구개발의 중요성이 높은 딥테크 기업으로 한정해도 흐름은 비슷했다. 지식서비스 딥테크 기업은 희소성, 품질 확보에 이어 인재 확보를 세 번째로 꼽았다. 연구개발 투자는 네 번째였다.

구체적으로 △희소성(4.47점) △품질 확보(4.45점) △인재 확보(4.44점) △R&D 투자(4.36점) 순으로 초기 성장에 도움이 됐다고 평가했다. 외부기관 네트워크(4.22점), 조직 적응성·유연성(4.21점), 고객 커뮤니케이션·피드백(4.19점)이 뒤를 이었다. 지식재산권 확보(4.18점)와 가격 전략(4.11점)은 하위권이었다.

플랫폼과 구독 모델,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등을 활용하는 지식서비스업에서는 숙련 인력의 서비스 설계와 사용자경험(UX) 개선, 신속한 고객 피드백 반영이 중요하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보고서는 유사 서비스의 시장 진입과 핵심 인력 이탈이 지속 성장을 위협할 수 있다고 봤다. 무형자산 중심의 사업구조로 성장 후기 단계에서 대규모 자금을 조달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보고서는 R&D와 지식재산권 확보 지원에 더해 인재와 고객 대응 역량까지 지원 범위를 넓혀야 한다고 제언했다.

정책 대안으로 서비스 설계·고객경험·디자인·표준화를 묶어 기업 내부에 역량을 축적하는 '포괄적 패키지형 지원 프로그램' 강화를 제안했다.

고경력 인재 유입과 장기근속을 위한 '이동 초기 비용 보조+스톡옵션 세제 혜택 결합형 보상 제도' 마련도 주문했다. 특허뿐 아니라 알고리즘·UX·브랜드·영업비밀을 포괄하는 지식자산(IA)-지식재산권(IP) 통합 전략도 제시했다.

김기만 중기연 연구위원은 "기술개발과 특허 확보 중심의 기존 제조업 지원 틀에서 벗어나 인재 확보와 고객 경험, 무형자산 보호를 아우르는 특화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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