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이재상 기자 = 중동 전쟁 여파로 자금난이 심화하는 중소기업에 대해 정부가 긴급경영안정자금과 특례보증 등 정책 수단을 총동원하며 유동성 지원에 속도를 내고 있다.
13일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중소기업 긴급경영안정자금'은 3월 말 기준 전체 예산 2500억 원(추경 제외) 가운데 1513억 원이 집행돼 집행률 60.5%를 기록했다.
'긴급경영안정자금'은 전쟁·재난 등 외부 충격으로 일시적인 경영 애로를 겪는 중소기업에 저리로 운전자금을 지원하는 제도다. 원자재 가격 급등이나 수출 차질 등으로 자금 흐름이 막힌 기업에 단기 유동성을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기업당 최대 약 10억 원 내외까지 지원되며, 거치기간을 포함해 통상 5년 내외 상환 조건으로 운영된다.
중동 사태 이후 원자재 수급 불안과 물류 차질, 환율 급등 등이 겹치면서 자금 수요가 빠르게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보증 지원도 병행되고 있다. 중기부가 신용보증기금·기술보증기금·지역신용보증재단 등을 통해 운영하는 '긴급경영안정보증(특례보증)'은 4월 9일 기준 총 365건, 1001억 원 규모로 집행됐다. 올해 총공급 계획 3000억 원 대비 약 3분의 1 수준이다.
특례 보증은 담보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을 대신해 공공기관이 보증을 제공하는 제도로, 금융기관 대출 접근성을 높여 신속한 자금 조달을 가능하게 한다. 일반적으로 보증 비율은 85~95% 수준에서 적용되며, 위기 상황에서는 보증 비율 상향, 보증료 인하(약 0.2~0.5%포인트), 심사 간소화 등의 특례가 적용된다.
이번 중동 사태 대응 과정에서도 보증 한도 확대, 심사 기간 단축, 일부 보증료 완화 등이 적용되며 신속 집행에 초점이 맞춰졌다.
중기부는 이와 함께 중소기업중앙회와 협력해 '공동구매 전용 보증'도 운영 중이다. 원자재를 공동 구매하는 중소기업에 보증을 제공해 비용 부담을 낮추고 구매력을 높이기 위한 제도다.
해당 제도는 중앙회·보증기관·기업은행 간 협약을 통해 운영되는 중소기업 전용 B2B 구매 자금 대출 구조로, 민·관이 공동으로 보증 재원을 조성하는 방식이다. 올해 정부와 기업은행이 각각 출연해 약 94억 원 규모의 보증 재원이 마련됐다.
중소기업은 이를 통해 보증 비율 최대 95%, 보증료 약 0.5% 수준 인하, 대출금리 최대 2%포인트 감면, 각종 수수료 면제 등 우대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정부는 이번 중동 사태 대응을 위해 수출바우처, 정책자금 등을 포함한 총 1조 9000억 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도 편성해 지원을 확대할 계획이다.
다만 현장에서는 여전히 원가 상승분의 납품단가 반영 지연, 거래선 유지 부담 등 구조적 문제가 지속되고 있어 정책 효과가 체감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중기부 관계자는 "긴급 자금과 보증을 통해 단기 유동성 위기 대응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향후 공급망 안정과 구조 개선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정책 지원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alexei@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