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發 3중 쇼크]① 원가 상승 압박, 선 넘었다…'진퇴양난' 페인트

유가·환율에 놀라 도미노인상…업계 파급력에 철회·조정·소급 환급
유가·환율·운임에 원료 수급 난항…"원가 압박에 추가 인상 가능성"

편집자주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 여파로 국제유가, 환율, 해상 운임이 동시에 요동치고 있다. '3高 충격'은 페인트·건자재·인테리어 업계뿐 아니라 플라스틱·포장·부자재와 배달·외식·소매업까지 파고들고 있다. 정부가 '중동전쟁 피해·애로 대응 TF'를 '비상경제 대응 TF'로 격상하고 원부자재 공동구매와 긴급 자금 지원 등 대책을 가동하고 있지만, 호르무즈 봉쇄 장기화 시 기업도 소비자도 버티기 어려운 국면으로 치달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중동發 3중 쇼크'가 실물경제에 미치는 파장을 짚어봤다.

본문 이미지 - 중동 사태가 장기화로 나프타 품귀 현상이 나타나며 국내 페인트 기업들이 전방위 가격 인상에 나섰다. 사진은 서울의 한 페인트 판매 대리점에 페인트가 진열된 모습. 2026.3.25 ⓒ 뉴스1 이호윤 기자
중동 사태가 장기화로 나프타 품귀 현상이 나타나며 국내 페인트 기업들이 전방위 가격 인상에 나섰다. 사진은 서울의 한 페인트 판매 대리점에 페인트가 진열된 모습. 2026.3.25 ⓒ 뉴스1 이호윤 기자

(서울=뉴스1) 김민석 기자 = 미국·이스라엘-이란 전쟁으로 세계 원유 해상 운송의 약 20%가 지나는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되며 브렌트유는 배럴당 110달러 안팎을 오르내리는 국면이다. 중동산 원유·납사(나프타·Naphtha) 의존도가 높은 한국 페인트업계는 핵심 원자재 수급 불안에 고환율·해상 운임 상승까지 겹치며 '3중 쇼크'를 맞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페인트 업체들은 3월 말 전제품 가격을 잇따라 인상에 나섰다가 정부의 물가 관리 압박과 공정거래위원회의 담합 의심 현장 조사 영향에 잇따라 속도 조절에 나서고 있다.

페인트는 원유 정제·석유화학 공정을 거친 △납사 △용제 △수지(레진) 등을 주원료로 쓰는 구조여서 유가와 환율 급등이 곧바로 제조원가 충격으로 이어진다. 달러·원 환율이 3월 중순 1500원을 돌파한 후 이후로 계속 1500원을 오르내리고 있어 원가 부담은 더 커졌다.

이에 페인트 상위 5개사는 3월 말 사실상 '도미노 인상'에 나섰다. △KCC(002380) △노루페인트(090350) △SP 삼화(삼화페인트공업·000390) △강남제비스코(000860) △조광페인트(004910) 등 5개사의 전 제품(주요 제품) 가격 인상 공문 통보 시기가 3월 18일~25일에 집중됐고, 제품별로 10%~30%(신나 제품군 제외 시)에 달했다.

이들은 원유 가격에 특히 민감한 신나류(희석제) 경우 지난달 23일~24일 전후로 공급가를 최소 40%에서 55% 즉시 인상했다.

이같은 도미노 인상 움직임에 정부는 물가 상승 요인을 경감하기 위해 제동을 걸었다.

페인트 5개사가 거래처들에 공문을 발송한 시점(3월 18일~25일)과 인상 폭 등이 맞물리면서 담합 의혹이 제기됐고 공정거래위원회는 KCC·노루페인트·SP 삼화·강남제비스코·조광페인트 5개사 본사와 한국페인트·잉크공업협동조합 사무소에 현장 조사를 벌이며 담합 의혹을 들여다보고 있다.

본문 이미지 - 서울의 한 페인트 판매 대리점에서 관계자가 물품을 정리하는 모습. 2026.3.25 ⓒ 뉴스1 이호윤 기자
서울의 한 페인트 판매 대리점에서 관계자가 물품을 정리하는 모습. 2026.3.25 ⓒ 뉴스1 이호윤 기자

지난 1일 KCC는 3월 23일 발송한 10~40% 인상 공문을 철회하고 가격 인상 방침을 전면적으로 거둬들였다.

공문 발송과 동시에 약 40% 인상한 신나류 경우 3월 23일부터 4월 1일까지 인상된 가격으로 제품을 사간 거래처에 인상분을 소급해 환급 조치했다.

3월 27일부터 전 제품을 대상으로 평균 20% 인상을 적용했던 SP 삼화는 4월 3일부로 인상률을 최대 절반(20%→10%)으로 축소했다.

SP 삼화는 3월 27일부터 4월3일(신나류 3월 23일~4월3일)까지 인하 전 가격으로 납품을 받은 거래처들 대상으로 "변경된 공급가를 소급 적용해 차액은 내부 기준에 따라 차질 없이 모두 환급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노루페인트는 주요 제품 20~30% 인상 계획을 평균 10% 수준으로 줄이고, 수성 제품군은 인상 대상에서 제외했다. 최대 55%에 달하던 신나 제품군 인상률도 계획보다 약 10%포인트(p)씩 낮추기로 했다.

조광페인트·강남제비스코도 "정부의 물가 안정 기조와 시장 상황, 고객 부담을 감안해 인상 폭과 적용 시점을 재검토하겠다"며 물러서는 분위기다.

본문 이미지 - ⓒ 뉴스1 김지영 디자이너
ⓒ 뉴스1 김지영 디자이너

다만 업체들이 도미노 인상길에 올랐다가 잇단 철회·하향 조정·소급적 환급에 이른 지금도 '3중 쇼크' 압박은 풀리지 않은 상태다.

유가가 100달러선으로 치솟을 수 있다는 전망이 이어지고, 호르무즈 봉쇄가 장기화될 경우 120달러, 일부에선 130달러 이상까지도 거론된다.

여기에 전쟁 위험 보험료 급등으로 중동 항로 해상 운임이 크게 오른 데다 고환율이 겹치면서 원유·나프타·용제 등 주요 원료 수입 단가는 업체들이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다는 시각이다. 추가 가격 조정 가능성이 제기되는 배경이다.

업계 관계자는 "수급 효율화와 공급망 다변화로 버티는 것도 한계가 있어 나프타와 용제 가격이 안정되지 않는 한 가격 인상 압력은 계속 쌓일 수밖에 없다"며 "회사가 흡수할 수 있는 선을 넘어서고 3중 쇼크가 구조적 리스크로 굳어질 경우 지금의 숨고르기는 더 거센 파도가 몰아치게 되는 전조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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