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김민석 기자 = 국내 비상장 스타트업·중소기업 투자 시장에서 '선택과 집중'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올해 들어 딜 건 수는 전년 대비 감소했지만, 인공지능(AI)·피지컬 AI 등 하드웨어 기반 딥테크 스타트업에는 더 많은 자금이 몰리고 있다.
24일 더브이씨(The VC·한국 비상장 스타트업·중소기업 투자 통계) 기준에 따르면 올해 2월까지 비상장 기업 투자 누적 건수는 150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1% 감소했다. 반면 투자액은 1조 977억 원으로 29.6% 증가하며 1조 원을 돌파했다.
세부 데이터에서 1월 96건·4363억 원, 2월 54건·6612억 원)으로 선별·집중 흐름이 가속했다.
1~2월 누적 기준 초기 라운드(시드·시리즈A) 투자 금액 비중은 32.3%로 지난해 전체(29.9%) 대비 2.4%포인트(p) 올랐다. 분야별로는 피지컬 AI·반도체·이차전지(2차전지) 등 하드웨어 기반 초기 딥테크 기업에 자금이 집중 투입되는 양상이다.
2월 100억 원 이상 투자를 유치한 21개 기업 중 76%인 16개사는 AI·바이오·에너지·첨단제조 등 딥테크 기업으로 집계됐다. 마지막 주(2월 23일~27일) 기준 시드(29.6%)·시리즈A(14.8%)가 중심을 이뤘고 제조와 소프트웨어 업종이 각각 22.2%로 거래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일례로 피지컬 AI·로보틱스 분야의 스타트업 리얼월드(RLWRLD)는 지난달 시드2 라운드에서 약 390억 원(2600만 달러)을 유치하며 누적 시드 자금으로 약 617억 원(4100만 달러)을 확보했다.
리얼월드는 공장·물류창고 등 실제 작업 데이터를 기반으로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RFM)을 개발하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주요 유통·물류·제조 기업과 PoC를 진행하고 있다. 올해 로봇용 기초 모델을 공개한다는 계획이다.
이외 양자기술 스타트업 SDT는 300억 원, 산업용 휴머노이드 인덱스로보틱스는 15억 원을 각각 유치했다.

정부도 딥테크·피지컬 AI 생태계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2030년까지 AI·딥테크 스타트업 1만 개(유니콘·데카콘 50개) 육성을 위해 모태펀드와 국민성장펀드 간 '성장 사다리' 체계 구축에 나서고 있다. 모태펀드가 성장 단계 기업을 지원하고 국민성장펀드가 후속 자금을 집행하는 구조다.
국민성장펀드는 5년간 150조원을 투입하는 초대형 정책펀드로 정부보증채권 75조 원과 민간·연기금·금융회사 자금 75조원이 결합된다. 투자 대상은 AI·반도체·바이오·미래차·이차전지 등 10대 첨단전략산업과 밸류체인 전반으로 내년부터 매년 30조 원 안팎을 집행할 계획이다.
투자 업계에서는 기술력에 더해 실증·상용화 능력을 검증해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다. 파일럿·PoC 이력, 레거시 시스템과의 연동 가능성, 레퍼런스 확보 여부 등이 투자 판단의 핵심 변수로 작용한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기술의 성장성만 보고 투자하기엔 리스크가 커 실증 능력이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며 "올해는 소프트웨어·플랫폼 분야 대신 피지컬 AI가 초기 딜 자리를 대체하는 흐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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