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헬싱키=뉴스1) 윤슬빈 관광전문기자 = 한국에서 오로라 여행지로 가장 빠르게 도달할 수 있는 지역은 캐나다도 노르웨이도 아닌 핀란드 최북단 '라플란드'다.
핀란드 최북단, 라플란드는 오로라뿐 아니라 새하얀 설원, 순록 방목지, 산타마을까지 이어지는 북극권 특유의 겨울 풍경을 한 번에 볼 수 있는 지역이다.
'인천~헬싱키' 직항 13시간대 비행 후 국내선(헬싱키~키틸라)으로 1시간 40분만 이동하면 오로라권에 진입한다. 다른 목적지들은 대부분 경유 횟수와 이동 시간이 더 길어 17~22시간이 소요된다.


오후 11시,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야간 장거리편 특유의 고요한 분위기 속에서 헬싱키행 직항 탑승이 시작됐다.
이 노선은 핀에어가 단독 운항하는 장거리 정기편으로 매일 같은 시각에 출발해 다음날 오전 5시 40분 전후 헬싱키 반타공항에 도착한다.
도착 직후 라플란드행 첫 연결편은 6시 45분으로 시간상 탑승이 가능하지만, 헬싱키 도심을 둘러보기 위해 오후 4시 15분 출발편을 선택했다.
헬싱키 반타공항은 환승 대기 시간이 24시간 이내일 경우 공항을 나갔다 다시 들어올 수 있는 '레이오버'(Layover)가 가능해 일정 조정이 어렵지 않았다.
'헬싱키~키틸라' 노선은 월~토요일 하루 4편, 일요일 3편이 운항된다. 오전·정오·오후로 나뉜 편성 덕분에 목적지 선택 시간이 넓게 열려 있다.


헬싱키 반타공항은 새벽 시간대에도 비교적 조용한 편이다.
장거리 도착 승객이 한동선으로 빠르게 분산되는 구조라 환승 과정의 혼잡이 크지 않다. 도착 게이트에서 보안검색대, 국내선·유럽선 탑승구까지 이어지는 동선은 단층·직선으로 설계돼 있어 길을 잃을 가능성도 낮다. '최소환승시간'도 35분으로 유럽 주요 허브 중 가장 짧은 수준이다.
출입국 자동심사는 한국 여권이 지원되고 주요 표지판·전광판에도 한국어가 병기된다. 이 표기 체계는 2008년 핀에어 한국지사의 제안이 공항 운영사에 반영되면서 도입됐고 이후 환승·출입국 안내 전반으로 확대됐다.
라운지는 환승 동선에 맞춰 '솅겐 지역'과 '비(非)솅겐 지역'으로 분리돼 운영된다.
장거리 노선 승객이 주로 이용하는 비솅겐 라운지는 두 곳으로 나뉘어 있어 특정 시간대에도 혼잡도가 낮고 샤워실·업무 공간·식음 시설 등 기본 편의가 고르게 분산돼 있다.
유럽 내 단거리 연결편 승객이 이용하는 솅겐 라운지는 별도 공간에서 운영돼 출입국 흐름과 섞이지 않아, 탑승구 이동 전 대기 시간이 길어도 체증이 덜하다.

라플란드로 향하는 구간의 또 다른 특징은 '북유럽' 감성이 비행 단계부터 자연스럽게 드러난다는 점이다.
핀에어 기내에 들어서면 좌석 패브릭·담요·식기류가 모두 밝은 톤의 단정한 구성으로 맞춰져 있다. 일부 패브릭과 식기류에는 핀란드 디자인 브랜드 마리메꼬(Marimekko)와 이딸라(Iittala) 협업 제품이 적용돼 있어 전체 분위기가 과한 장식 없이 통일감 있게 잡혀 있었다.

이러한 디자인 감성은 공항에서도 이어진다. 헬싱키 반타공항 라운지 곳곳에는 핀란드 국민 캐릭터 '무민'(Moomin) 협업 제품과 핀란드 디자인 브랜드의 소품들이 배치돼 있어 환승 과정에서도 현지 디자인 정서가 이어지는 구조다.
핀에어는 과거에도 무민 캐릭터를 활용한 기내 캠페인과 래핑 기체 운항을 진행한 적이 있다.


기내 조명은 야간 출발편 특성상 빠르게 낮아졌고 장거리 구간 동안 비교적 정적인 분위기가 유지됐다. 전체 톤과 질감을 맞춘 기내 구성은 북유럽 항공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방식으로 장거리 비행 중 대비 피로를 줄이는 데 목적이 있다.
기본 안내와 시스템은 한국인 승객이 불편함 없이 이용할 수 있도록 구성돼 있었다. 안전 영상과 메뉴판에는 한국어가 병기됐고 기내 엔터테인먼트에는 한국어 자막과 한국 콘텐츠가 포함돼 있었다.
한국인 승무원은 상시 2~3명 배치되며 장거리 식사에는 김치·고추장 등을 포함한 한식 선택지가 제공된다.
seulb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