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뷰티 신드롬]① "세계에서 가장 빨리, 잘 만든다"

[뷰티 리더 10인에게 물었다] K-뷰티 인기 요인은 '콘텐츠·기술력'
제조·브랜드·마케팅 '시너지'…"생산·트렌드 대응 속도 세계 최고 수준"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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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K-뷰티' 행보가 거침없다. 불과 10여년 만에 프랑스, 미국 등 화장품 강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글로벌 뷰티 시장 판도를 바꾸고 있다. K-콘텐츠 파급력과 수준급 제조 인프라, 중국 한한령과 코로나 전환기 등을 계기로 성장한 K-뷰티는 이제 글로벌 무역전쟁으로 변화기를 맞고 있다. 중국, 미국에서 유럽으로 향하는 K-뷰티 현주소와 향후 전망을 K-뷰티를 이끌고 있는 '리더'들에게 직접 듣고 분석해본다.

300만 흑인 뷰티 크리에이터 달시는 지난해 4월 한국 제품 리뷰에서 아쉬움을 표하면서 자신의 피부톤에 맞는 쉐이드(색상) 제품을 요청하는 귀여운 제안을 했다.

당시 한 K-뷰티 브랜드는 단 4주 뒤, 그에게 쉐이드 20여종의 쿠션을 전달했고, 이후 1년도(2025년 3월 기준) 지나지 않아 해당 쿠션은 2200만 개 팔려나갔다. 인디 브랜드 '티르티르'의 일화는 '제조-브랜드-마케팅'의 성공적인 일화로 회자된다.

안병준 티르티르 대표는 "기획부터 생산까지 빠르게 실행할 수 있는 제조 인프라는 K-뷰티의 핵심 경쟁력"이라며 "이를 기반으로 브랜드는 시장 반응과 트렌드에 민감하게 대응하며 제품을 신속하게 구현할 수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세계에서 가장 트렌디하고, 빠르게 잘 만드는 나라, 대한민국은 약 3만 개 뷰티 브랜드가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10대 ODM이 100개 이상 처방으로 매주 60개 이상 신제품을 내놓을 수 있는 최고 수준의 인프라를 갖췄다. K-뷰티는 이를 바탕으로 세계 뷰티 시장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 국가별 화장품 수출규모 분석에 따르면 2024년 기준 프랑스(232억 5800만 달러), 미국(111억 9800만 달러)에 이어 한국은(101억 7700만 달러) 3위로, 올해 미국을 제치고 2위에 올라설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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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K-뷰티 신드롬일까. <뉴스1>이 진행한 인터뷰에서 뷰티 리더 10인은 핵심 요인으로 '콘텐츠'와 '기술력'을 꼽았다. 한류붐 지역을 중심으로 K-뷰티 판매 트렌드가 두드러진다는 점이다.

실제로 식품의약품안전처와 통계청 통계를 통한 K-뷰티 산업 흐름을 짚어보면, 2003년과 2013년, 2023년으로 구분해 볼 수 있다. 2003년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등 레거시 브랜드의 중국 시장 확대와 CJ올리브영을 둘러싼 중소형 브랜드가 본격 등장한다. 무엇보다 식약처의 최초 '기능성 화장품' 가이드에 따른 코스맥스, 한국콜마 등 ODM사가 주목 받았다.

2012년 K-뷰티 수출액이 수입액을 추월(+1006억 원)한 후 한국의 드라마와 싸이(2013년 유튜브 최단 1억 뷰) 등 K-컬처 인기가 높아지면서 무역수지 흑자는 2013년(1조 4049억 원) 대비 2016년(4조 8487억 원)엔 4배 가까이 증가했다. 이때 인디 브랜드(구다이글로벌 2015년, 에이피알 2014년, 달바글로벌 2016년 등)도 등장했다.

그러나 2016년 중국의 한한령으로 인한 중국 시장 쇠퇴와 2019년 코로나 팬데믹 시기는 글로벌 뷰티 소비 시장의 전환점이 됐다. 중국 비중이 높은 레거시들은 하락세로 전환한 반면, 생존이 절실했던 인디 브랜드들은 미국과 일본 등으로 공급망 다변화에 적극 나서면서 'K-뷰티 주자' 세대교체가 이뤄졌다.

이 시기와 맞물려 2020년 식약처의 화장품 표시광고 가이드라인이 개정되면서 기능성화장품에 대한 규제가 강화돼 기술력 성장기를 맞았다. 구다이글로벌의 '조선미녀' 맑은쌀 선크림 등이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받는 계기가 됐다.

인디 브랜드의 시장 전환점과 OEM/ODM 기술적 성장은 'K-팝 주자' 방탄소년단(2018년 빌보드200 1위)과 블랙핑크(2020년 빌보드 200 2위) 등 글로벌 인기, 넷플릭스 '오징어게임'(2021년 9월~)의 성공 시기와 맞물린다. K-뷰티 인기 요인에서 'K-콘텐츠의 파급력'을 가장 먼저 꼽는 배경이다.

실제로 국가별 수출 실적 비중에서 2019년 대비 2020년엔 중국(-47.97%) 감소세가 두드러진 반면 영국(+3457.14%), 일본(+854.83%), 베트남(+426.47%), 미국(+166.66%) 등으로 급증했다. 천주혁 구다이글로벌 대표도 'K-콘텐츠와 결합된 문화적 영향력'을 K-뷰티 경쟁력으로 꼽았다.

신재하 에이피알 부사장은 "훌륭한 인프라, 각 브랜드의 노력, 기준 높은 소비자를 만나 일궈낸 뛰어난 품질과 가성비까지, 그간 K-뷰티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큰 노력을 이어왔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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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약처에 따르면 화장품 책임판매업체는 2019년(1만 5000여개) 대비 2023년(3만 1000여개) 4년 만에 2배 이상 증가했다. ODM의 발달에 따라 제조시설이 없어도 위탁생산이 가능한 인프라 구축이 됐기에 가능한 일이다.

한국의 ODM이 성장한 배경에는 K-뷰티 공급망 다변화와 맞닿아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2024년 기준 화장품 수출 점유율은 중국 24.5%, 미국 18.7%, 일본 10.2% 등으로, 전년 대비 증감률에서는 중국이 10.3% 감소한 반면 폴란드(+161.9%), 아랍에미리트(+91.0%), 인도네시아(+69.9%), 캐나다(+57.8%), 미국(+56.4%), 호주(+52.9%), 영국(+48.8%) 등 공급망 다변화가 두드러진다.

실제로 한국콜마(2024년 기준 2조 4521억 원)와 코스맥스(2조 1661억 원)의 실적도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기존 글로벌 1위 ODM사 인터코스(이탈리아, 1조 7350억 원)를 제친 성적이다.

송지혜 마녀공장 대표는 "국내에는 화장품뿐만 아니라 용기, 펌프 등 부자재 영역까지 세분화돼 브랜드가 기획한 아이디어를 최적의 형태로 구현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돼 있다"고 평가했다.

본문 이미지 -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퍼스널 케어 원료 B2B 전시회 &#39;인-코스메틱스 코리아&#39;에서 참관객들이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2025.7.2/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퍼스널 케어 원료 B2B 전시회 '인-코스메틱스 코리아'에서 참관객들이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2025.7.2/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리더들은 K-컬처 확산과 맞물려 K-뷰티 역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단발성이나 유행은 경계 대상이다. 독자적인 브랜딩 경쟁력을 높여 컬처와 분리돼도 독립적인 시장을 형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K-뷰티 트렌드가 이제 본격화 하는 만큼 글로벌 확산과 성공적인 안착을 위한 정부 지원도 절실하다는 목소리다. 이진민 아이소이 대표는 "K-뷰티 열풍은 스몰브랜드, 인디브랜드의 역할이 크다"면서 "향후 동력 확보를 위해 해외 시장 개척에 필요한 나라별 등록 과정이나 초기진입, 정착 등 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재명 정부는 지난 22일 '새정부 경제성장전략'을 통해 K-콘텐츠와 K-뷰티통합클러스터 등 지원 확대 방안을 내놨다. 국가 전략산업으로 글로벌 뷰티 허브를 육성할 뜻을 피력함에 따라 K-뷰티 산업을 둘러싼 정부 차원의 지원도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성연 달바글로벌 대표는 "2015년 중국이라는 단일 국가 중심으로 이뤄졌던 성장과 달리, 이제는 다양한 권역에서 사랑 받고 있어 더 큰 성장이 예상된다"면서 "올해까지는 미국과 일본을 중심으로 좋은 성과를 보여왔는데 유럽, 중동, 중남미 등 타 권역에서도 많은 시장 기회가 존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본문 이미지 - ‘프랑스 K-박람회’가 열리고 있는 프랑스 파리 브롱냐르 궁 뷰티 브랜드존에서 방문객들이 티르티르, 조선미녀, 아이소이 등 K-뷰티 상품들을 살펴보고 있다. 2024.10.26/뉴스1 ⓒ News1 이준성 기자
‘프랑스 K-박람회’가 열리고 있는 프랑스 파리 브롱냐르 궁 뷰티 브랜드존에서 방문객들이 티르티르, 조선미녀, 아이소이 등 K-뷰티 상품들을 살펴보고 있다. 2024.10.26/뉴스1 ⓒ News1 이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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