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종=뉴스1) 조용훈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초광역특구법을 정기국회 최우선 입법 과제로 제시하면서, 노동특례를 둘러싼 사회적 대화가 국회 심사와 보조를 맞출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정기국회 종료까지 약 7주가 남았지만 사회적 대화는 아직 의제와 논의 순서를 조율하는 단계로, 고용노동부는 대화 시한을 정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유지하고 있다. 입법과 대화를 병행하는 과정에서 노동특례에 대한 합의와 이견을 언제, 어떻게 법안 심사에 반영할지가 관건이다.
22일 국회에 따르면 김민석 민주당 대표는 전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정기국회에서 초광역특구법을 최우선 입법 과제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첨단 연구개발(R&D) 분야 노동시간 제도에 대해서는 "신속한 논의를 통해 노동의 가치를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경쟁력을 잃지 않도록 합리적 대안을 만들어내겠다"고 말했다.
앞서 한병도 원내대표는 지난 20일 노동특례를 포함한 안과 제외한 안을 제출해 최종안을 마련하겠다고 설명하면서 "처리 시점을 못 박지 않고 충분한 숙의와 토론을 거치겠다"고 밝혔다.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는 데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다는 입장도 내놨다.
한 원내대표가 숙의 절차를 강조했다면 김 대표는 입법 우선순위와 논의 속도에 무게를 실은 것으로 읽힌다. 다만 김 대표가 구체적인 처리 기한을 제시하거나 노동특례를 반드시 포함하겠다고 밝힌 것은 아니다. 입법을 우선 추진하면서 충분한 의견 수렴을 거치겠다는 두 방침을 실제 심사 일정에 어떻게 연결할지가 주요 변수다.

노동부는 사회적 대화와 입법 절차를 병행하면서 논의 결과를 법안 심사에 반영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초광역특구법이 노동특례 외에도 광범위한 규제·기업 지원 내용을 담고 있고, 국회 심사에도 시간이 필요한 만큼 대화가 모두 끝난 뒤에야 입법 절차를 시작해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노동부 관계자는 "대화에도 시간이 필요하고 입법에도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노동특례 포함안과 제외안을 추진하는 방식에 대해서는 사회적 대화에서 도출되는 다양한 결과를 반영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특례 포함안 발의가 곧 노동특례 도입의 확정을 뜻하는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노동부는 충분한 숙의와 토론을 거쳐 반도체·인공지능(AI) 등 첨단산업 경쟁력 강화와 건강하고 지속가능한 노동환경 조성에 기여할 방안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논의 결과가 법안 심사에 반영되도록 국회와 긴밀히 협의할 계획이다.
또 다른 노동부 관계자는 "사회적 대화를 이끌어가는 입장에서 기존 운영 원칙에 달라진 것은 없다"고 밝혔다.

노사와 관계부처가 참여하는 사회적 대화는 지난달 18일 차관급 사전준비회의 이후 실장급 실무협의체가 다섯 차례 열렸다. 다만 본격적인 쟁점 논의에 앞서 의제와 논의 순서를 조율하는 단계다.
노동부 관계자는 "논의할 주제와 쟁점의 순서를 다시 조율하기로 했다"며, 조율 결과에 따라 구체적인 논의를 진행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6차 실무협의는 오는 28일 열릴 예정이다. 해당 회의에서 다룰 구체적인 의제는 공개하지 않았다.
주요 쟁점은 고소득 전문직 등의 근로시간 규제 예외를 허용하는 이른바 '화이트칼라 이그젬션(White-collar exemption)'과 선택적 근로시간제 정산기간 확대, 기간제 근로자 사용기간 연장 등이다. 민주당은 노동특례 포함 여부를 달리한 두 안을 놓고 숙의와 심사를 거쳐 최종안을 마련하겠다는 구상이다.
노동계는 특례 도입 여부를 논의하는 상황에서 특례 포함안을 발의한 데 반발하고 있다. 반면 경제계는 첨단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노동특례가 필요하다며 신속한 처리를 요구하고 있다. 적용 조건뿐 아니라 특례 도입의 필요성부터 입장이 엇갈리는 상황이다.

통상 9월 1일부터 100일간 이어지는 정기국회 일정으로 보면 12월 9일까지 남은 시간은 약 7주다. 다음 실무협의가 예정된 28일부터는 약 6주가 남았다. 정기국회에서 입법을 우선 추진하려면 사회적 대화의 진전 정도와 국회 심사 일정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법률안은 일반적으로 소관 위원회 심사·의결과 법제사법위원회 체계·자구 심사, 본회의 의결을 거친다. 초광역특구법과 같은 제정법률안은 원칙적으로 위원회에 회부된 날부터 20일이 지나야 상정할 수 있다. 법사위 체계·자구 심사를 위해 회부된 법률안에는 원칙적으로 5일의 상정 유예기간이 적용된다. 다만 긴급하고 불가피한 사유로 해당 위원회가 의결하면 예외가 가능하다.
이 기간은 실제 심사에 필요한 시간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사회적 대화와 국회 심사를 병행할 수도 있어 법정 기간만으로 정기국회 내 처리 가능성을 판단하기는 어렵다. 정기국회 종료일이 사회적 대화의 종료 시한으로 정해진 것도 아니다.

결국 핵심은 두 절차를 잇는 접점이다. 국회 심사가 진행되는 동안 사회적 대화가 어디까지 진전되는지, 합의된 내용과 이견이 있는 쟁점을 어떤 단계에서 반영하는지가 중요하다.
노동부는 모든 쟁점에 합의하지 못할 경우에도 논의 내용을 국회에 전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노동부 관계자는 "합의된 부분과 이견이 있는 부분을 구분해 국회에 전달하게 될 것"이라면서도, 최대한 합의를 이끌어내는 방향으로 대화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사회적 대화에서 모든 쟁점이 정리되지 않더라도 합의 내용과 노사 간 이견은 국회 심사로 이어질 수 있다. 향후 실무협의에서 접점을 찾는 범위와 이를 반영하는 국회 심사의 속도에 따라 초광역특구법의 구체적인 입법 방향도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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