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박태훈 선임기자 = 더불어민주당 강성 지지자들이 비명계 중진인 이상민 의원에게 격려문자를 보내는 척하면서 욕을 해 이 의원을 분노케 했다.
하루 500통가량 문자폭탄을 받는다는 이 의원은 이재명 대표 구속영장 기각탄원서 작성 요청을 거부하기엔 모질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아니다'고 판단, 탄원서 작성을 거부했다.
168명의 민주당 의원 중 이상민 의원처럼 기각탄원서에 서명하지 않은 의원은 6명(이재명 대표 포함하면 7명)으로 밝혀졌다.
26일 이 의원 측에 따르면 최근 이 의원이 교묘한 방법의 문자폭탄을 받았다는 것.
이러헌 문자폭탄은 민주당 지지자들이 주로 활동하는 온라인 커뮤니티 '클리앙'과 '딴지일보'에도 "이상민이 받은 응원 문자"라고 올라왔다.
그 내용을 보면 한 강성 지지자 A씨가 25일 오전 7시 29분쯤 이 의원에게 "이상민님 응원해요, 개딸은 무시해요, 새로 창당해도, 기다려줄 수 있습니다, 야권의 희망이십니다"라며 5줄로 된 문자를 보냈다.
이에 이 의원은 직접 "감사합니다"라고 답을 보냈다.
그러자 A씨는 "세로로 읽어 보라"고 권했다.
이 말에 세로로 각행의 첫 글자를 읽은 이 의원은 '이 XXX야'라는 글을 접하자 "천벌을 받을 것이오, 아예 끊어 버릴게요"라며 A씨 전화번호를 차단했다.
이 글을 본 A씨는 "생긴 대로 놀고 있네"라고 이 의원을 비꼬았다.
이 의원은 25일 밤 YTN 라디오 '신율의 뉴스 정면승부'에서 "하루에 500통, 전화 전원은 24시간으로 그냥 다른 업무를 볼 수 없을 정도다"고 했다.
이어 "그 내용을 그대로 전달 인용하기는 뭐 할 만큼 폭력적"이라며 "이런 세력들은 당을 아주 갈아먹는 내부의 적, 민주주의의 적이다"고 분개했다.
이 의원은 "이재명 대표 구속영장 기각을 요구하는 탄원서 제출 요청을 받았냐"라는 진행자 물음에 "받았다"고 했다.
이 의원은 "지난 금요일 당으로부터 탄원서 요청이 왔다길래 이렇게 거부하기에는 좀 모진 거 아닌가라고 해서 소명을 하기로 생각했지만 다음 날 아무리 생각해도 좀 찜찜했다"며 "이재명 대표 자신이 아무 잘못도 없다고 했고 피의자 조사를 받아보니까 검찰이 확보한 증거도 제시하지 못하더라 했는데 뭘 걱정하냐"고 했다.
이 의원은 "그냥 법과 원칙에 따라서 재판받아서 영장을 기각시키면 될 일 아니냐"며 그런데 "전 의원들이 사인하고 판사한테 100만 당원이 집단적으로 하는 것은 재판을 하는 판사한테는 영향력 압박을 주는 것 "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이 의원은 "그 탄원서에 서명을 하지 않았다"고 했다.
민주당은 공지를 통해 "소속 의원 161명 등 약 90만명이 참여한 탄원서를 법원에 전달했다"고 밝혀 탄원서에 동참하지 않은 의원은 이재명 대표를 제외하면 6명인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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