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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전·조기 탈락에 음주 논란까지…최악의 국제대회로 기억될 2023 WBC

한국 야구 부활 목표로 출전한 대회서 음주 파문
국가대표 선수들의 '도덕적 해이'가 도마 위 올라

(서울=뉴스1) 서장원 기자 | 2023-06-01 14:46 송고
13일 오후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B조 1라운드 대한민국과 중국의 경기에서 22대2로 5회 콜드게임 승리를 거둔 대한민국 선수들이 응원단을 향해 허리 숙여 인사하고 있다. 2023.3.13/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13일 오후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B조 1라운드 대한민국과 중국의 경기에서 22대2로 5회 콜드게임 승리를 거둔 대한민국 선수들이 응원단을 향해 허리 숙여 인사하고 있다. 2023.3.13/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불과 3개월 전이다. 한국 야구대표팀은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1라운드 탈락이라는 굴욕적인 성적표를 들고 조기 귀국했다.

'우물 안 개구리'라는 한국 야구의 뼈저린 현실을 다시 한 번 느끼게 된 대회였는데, 예상치 못한 음주 논란까지 터졌다. 대표팀 선수들의 '도덕적 해이'가 도마 위에 오르며 2023 WBC는 역대 최악의 국제대회라는 꼬리표가 달렸다.
위기에 빠진 한국 야구의 위상을 바로 잡겠다는 기치 아래 야심차게 출전한 야구대표팀은 기대 이하의 경기력 속에 1라운드를 2승2패로 마치며 B조 3위로 조기 탈락했다. 4강 진출을 바라봤던 이강철 감독을 비롯한 대표팀 선수들은 무거운 발걸음으로 귀국길에 올랐고, 조용히 해산했다.

WBC 상처가 채 아물기도 전에 이번엔 대표팀 선수들의 음주 논란이 불거졌다. 앞서 한 매체가 "WBC에 출전한 야구 대표팀 선수들이 본선 1라운드가 열린 기간에 유흥업소를 방문해 음주를 했다"고 보도하면서다.

이후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음주를 했다는 선수의 실명이 거론되는 등 논란이 일파만파로 커지자 한국야구위원회(KBO)는 곧장 조사에 착수했다. 대표팀 차출 선수가 없었던 한화 이글스를 제외한 9개 구단로부터 사실 확인서를 받았고, 음주를 한 것으로 알려진 3명의 선수가 속한 구단엔 경위서를 받았다.
최초 보도 내용과 경위서를 비교했을 때 양 측의 주장이 엇갈리는 지점이 있다. 선수 측은 술은 마신 건 맞지만 장소와 시기는 보도 내용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KBO는 "경위서를 면밀히 검토해, 국가대표 운영 규정에 어긋남이 있는지 여부를 조사해 후속 조치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선수들도 성인이고 얼마든지 술을 마실 수 있다. 국제 대회 기간 음주를 금지하는 규약도 없고 강제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선수들도 똑같은 사람이기에 여가 시간을 자유롭게 누릴 권리가 있다.

다만 태극마크를 달고 한국 야구의 부활을 목표로 출전한 대회 기간에 굳이 외부에서 술자리를 가져야했는지 의문이다.

술을 마신 세 선수는 이동일(7일)과 휴식일 전날(10일)에 음주를 했다고 주장했다. 7일은 그렇다쳐도 10일은 한일전이 열린 날이다. 일본에 대패한 뒤 선수단 분위기가 침체돼있었고, 경기력에 대한 비판 여론이 거센 상황에서 외부로 술을 마시러 간 건 납득이 되지 않는다. 심지어 아직 두 경기가 더 남아있던 상황이었다. 경기 전날과 당일 마시지 않았다는 사실이 면죄부가 되지 않는다.

한국 야구는 WBC 실패로 큰 충격을 받았다. 야구계에 철저한 반성과 성찰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한국 야구의 국제 대회 경쟁력과 향후 비전에 관한 것이었다. 이번 음주 논란으로 한국 야구는 또 한 번 씻지 못할 큰 상처를 입었다. 오는 9월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준비하는 새 야구대표팀에도 큰 부담으로 작용하게 됐다.


superpow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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