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청 문 닫고 공소청 출범, '사법통제' 역할 시험대
[중수청·공소청 출범]④사실관계 확인·불송치심사부 신설
장관·총장 공백에 혼선 불가피…사건 암장·처리지연 과제
- 문혜원 기자
(서울=뉴스1) 문혜원 기자 = 형사소송법 제정 72년 만에 검사의 수사권이 전면 폐지되고 기소와 공소유지만 담당하는 공소청이 문을 연다.
검사는 개정 형사소송법이 시행되는 10월 2일부터 직접 수사는 물론이고 경찰이 송치한 사건에 대해서도 보완수사를 할 수 없다. 추가 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더라도 보완수사를 '요구'하는 것만 가능하다.
공소청이 경찰,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등 수사기관을 적절하게 견제하며 사법통제기관으로서 제 역할을 해낼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
공소청은 검사의 수사권이 사라진 상황에서 사건 암장과 부실 수사 등 수사기관의 수사권 남용을 견제해야 하는 역할을 안게 됐다. 특히 '제주 실종사건 허위 종결', '광주 장윤기 부실 수사' 등 각종 논란으로 경찰 수사에 대해 의구심이 커진 상황에서 사법통제기관으로서의 기능이 강화됐다.
수사권 없는 공소청 검사는 개정 형사소송법에 새로 마련된 '사실관계 확인 제도'를 활용해 경찰을 견제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검사는 필요한 경우 피의자·사건 관계인·전문가·사법경찰관(사경) 등을 불러 의견을 듣거나 의견서 등 관련 자료를 제출받는 방법으로 사실관계를 확인할 수 있다.
검사는 경찰 등 수사기관이 신청한 영장을 한층 신중하게 검토해야 하는 과제도 떠안았다. 앞으로 검사는 경찰의 신청 없이 영장을 청구하지 못하지만 사경이 영장을 신청하면 피의자를 면담하거나 사경에게 의견을 제시하라고 요청할 수 있다.
다만 수사권이 사라진 상황에서 검사가 아무리 기록을 꼼꼼히 살펴도 사건 처리 지연을 막을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차진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남은 검사들이 열심히 하더라도 수사권이 없는 상황에서 뭘 어떻게 해야 하느냐"라면서 "보완수사 요구로 (사건이) 계속 '핑퐁'하게 되면 범죄 피해자들 속만 터지게 된다"고 말했다.
공소청은 수장 없이 대행 체제로 출범한다. 김승원 전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자진사퇴로 장관이 제청권자인 검찰총장(공소청장) 인선 작업이 지연됐다. 수사권 폐지, 수사기관 통제 강화 등 굵직한 변화가 동시다발적으로 이루어지는 상황에서 조직 방향을 책임지고 결정할 수장이 없다 보니 출범 초기 혼선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검사의 수사권 폐지를 보완하는 장치 중 하나로 불송치심사부가 신설된다. 불송치심사부는 서울중앙지방공소청에 2개, 나머지 17개 지방공소청에 각 1개씩 총 19개가 설치될 예정이다.
불송치 사건 기록을 송치 사건과 같은 수준으로 충실히 검토해 사건 암장을 방지하고 사경이 적법한 절차를 거쳐 사건을 불송치했는지 살펴보겠다는 구상이다.
불송치 사건 규모가 송치 사건 대비 67% 수준까지 불어난 상황인 만큼 불송치 사건에 대한 검사의 검토 역할은 더욱 중요해진 상황이다. 불송치 사건은 △2021년 38만 9132건(송치 사건의 49.4%) △2022년 37만 1412건(42.2%) △2023년 40만 8417건(45.0%) △2024년 54만 9426건(60.1%) △2025년 59만 6403건(66.7%) 등으로 집계됐다.
법무부 관계자는 불송치심사부에 대해 "검사는 수사권을 보유하지 않게 됐으므로 새로운 형사사법체계가 성공적으로 운영되기 위해서는 송치 사건과 불송치 사건을 막론하고 사경의 수사 결과의 적법성과 적절성을 심도 있게 살피고, 부족한 부분은 보완수사나 재수사를 요구하는 준사법기관으로서의 기능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검사 정원을 줄이라는 압박도 공소청이 앞으로 풀어야 할 숙제다. 법무부는 당초 공개한 공소청 직제안에서 일반직 정원을 줄이면서도 검사 정원은 2292명으로 유지하기로 했다. 사건 적체 상황, 공판 부담 등 공소청 검사의 직무수행에 필요한 인원을 고려하면 오히려 검사 증원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직제안 발표 이후 여권을 중심으로 '검찰개혁 후퇴'라는 반발이 나오고 이재명 대통령도 검사 정원을 다시 살펴봐야 한다는 뜻을 밝히자 결국 법무부는 검사 정원을 감축하는 검사정원법 개정을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법무부는 현행 검사 정원(2292명)의 약 80∼85% 수준으로 공소청을 출범하기로 했다. 공소청 출범 이후에는 중수청 특례 임용 등으로 발생하는 결원을 충원하지 않을 방침이다.
구체적인 감축 규모는 공소청 출범 이후 외부 기관을 활용해 업무 분석, 조직 진단을 거친 뒤 결정된다. 검찰총장 직무대행을 맡고 있는 이정현 신임 대검찰청 차장검사는 검사 정원 감축 추진에 대해 "실근무 인원이 상당히 부족한 상황"이라며 "법무부와 잘 협의해야 할 거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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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오는 10월 2일 검찰의 보완수사권이 사라지고, 경찰의 권한은 커진다. 새롭게 출범하는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은 6대 중대범죄와 법왜곡죄 수사를 전담하게 된다. 그러나 공소청과 중수청의 개문발차를 놓고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경찰 견제론은 커지고 있다. <뉴스1>은 72년 만의 형사사법체계 대격변의 내용을 진단하고, 개정 형사소송법의 조기 안착을 위해 필요한 점들은 무엇인지 총 6편의 기사로 짚어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