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 트럼프' 밀레이 대선 승리…좌우 싸잡아 비난했던 폴리페서[피플in포커스]

죽은 개에게서 '대통령 되라' 임무 받았다는 괴짜

19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대선에서 승리한 하비에르 밀레이 후보가 대통령 수락 연설을 하면서 기뻐하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박형기 기자
19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대선에서 승리한 하비에르 밀레이 후보가 대통령 수락 연설을 하면서 기뻐하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박형기 기자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극우 자유주의 성향의 하비에르 밀레이가 아르헨티나의 새 대통령으로 당선되면서 정권 교체에 성공했다. 대선 예비선거에서 집권 여당 후보인 세르히오 마사를 앞서며 1등을 했지만 본선에서 2위로 밀려났다가 다시 20일 치러진 결선에서 다시 상대를 꺾는 역전극을 썼다. 이날 치러진 결선 개표율 90% 시점에서 밀레이는 56%를 얻어 당선이 확정됐다. 마사 후보는 44%에 그쳐 기자회견을 갖고 패배를 인정했다.

밀레이는 53세 경제학자 출신으로 자칭 '무정부주의 자본주의자'로 통한다. 종종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 브라질의 자이르 보우소나루와 비교된다. 과격한 언행과 극단적 선거 공약 때문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그는 3년전 정치 시스템을 폭파시키겠다면서 정계 입성을 선언했다. 정계 진출 전에는 여러 대학에서 20년간 경제학을 가르쳤다. 그리고 TV와 라디오에 자주 단골로 나와 좌파와 우파 모두 싸잡아 비판하며 인기를 끌었다.

선거운동을 시작하면서는 기성 정치권에 대한 반감과 인플레이션을 근절하겠다는 의미로 유세현장에서 전동 전기톱을 휘둘렀고 슈퍼 히어로 의상을 입고 나오기도 했다. 록가수처럼 머리를 부풀린 것은 그의 트레이드마크였다. 그는 경쟁자들에게, 심지어는 아르헨티나 출신인 현 교황을 겨냥해서도 "망할 공산주의자, 악마, 똥덩어리"라며 비판을 퍼부었다. 축구의 아이콘인 고 디에고 마라도나를 조롱했다. 그가 칭송한 것은 1982년 아르헨티나와 포클랜드전쟁을 일으킨 마가렛 대처 영국 전 총리였다.

밀레이는 독신으로, 현재 그의 선거운동 매니저인 여동생 카리나(51)를 포함해 측근들의 규모가 작다. 올해 초 밀레이는 카리나가 퍼스트레이디가 될 수도 있다고 농담했다. 그와 또다른 가까운 관계 중 하나는 그의 개 코난이다. 이 개는 2017년 사망후 5만달러를 지불하고 복제한 개다.

그는 코난이 영매를 통해 자신에게 연락을 했으며 대통령이 되라고 자신에게 임무를 주었다고 말했다. 코난 외에 밀턴 등 자유주의 경제학자들의 이름을 딴 4마리 이상의 마스티프 개를 키우고 있는데 그는 자신의 개들을 '세계 최고의 전략가'라고 말했다.

그는 인기를 얻기 시작한 지난해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정치적 논리로 볼 때 나는 실수다. 왜냐하면 내가 하려는 일은 사실상 정치인들의 특권을 말살하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나는 내 경쟁자가 누구인지 상관하지 않는다. 나는 그들을 모두 이길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의 자신감이 어떻든 그가 맞아야 할 아르헨티나 상황은 그리 좋지 않다. 아르헨티나의 인플레이션은 지난해 거의 100%에 달한 데 이어 올해 말까지 185%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10월 기록한 연간 인플레이션은 142%였다. 공공부채는 4000억달러가 넘고 중앙은행 외환보유액은 말라붙었다. 빈곤율은 40%가 넘는다. 밀레이는 무분별한 정부 지출을 중단하고 페소화를 버려 미국 달러화를 사용하며 중앙은행을 없애버리겠다고 공언해왔다.

언론인이자 밀레이의 전기를 쓴 후안 곤잘레스는 그가 "국민들을 흥분시키기는 했지만 높은 인플레이션과 국가부채, 다가오는 불황을 고려하면 위험한 도박을 했다"면서 "그는 불안정한 나라의 불안정한 지도자"라며 그의 앞날이 험난할 것임을 시사했다.

ky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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