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렴인 줄 알았는데 ‘흑사병 공포'…러시아 페스트 유출 의심 사고 전말

(서울=뉴스1) 정희진 기자 = 러시아 시베리아의 한 페스트 연구소에서 병원체 유출 의심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사고가 발생한 곳은 러시아 이르쿠츠크주 인근 셸레호프시에 위치한 이르쿠츠크 페스트 연구소인데요. 감염병을 담당하는 러시아 국가기관 소비자보호감독청은 해당 연구소 소속 28세 여성 연구원이 ‘원인 불명의 폐렴’ 진단을 받은 뒤 사망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유출 의심 사고는 지난달 25일 발생했는데요. 사망한 여성은 연구소에서 살아있는 페스트 병원체가 든 시험관을 실수로 깨뜨려 균에 노출됐습니다. 이후 여성은 29일 중증 폐렴 증상으로 입원했고, 이달 1~2일 밤사이 숨졌습니다.

당국은 현재 유출된 병원체의 정확한 종류를 파악하기 위한 조사를 진행 중인데요. 여성의 사망 이후 러시아 당국은 대규모 방역 조치에 들어갔습니다.

여성과 접촉했을 가능성이 있는 약 200명은 의료 관찰을 받고 있고 일부 병원에서는 격리 조처가 내려졌는데요. 지금까지 접촉자 가운데, 페스트 추가 확진자가 발생했다는 발표는 없었습니다. 러시아 당국은 관찰 대상자들에게 특별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았고, 검사 결과도 음성이며 해당 지역의 역학적 상황이 안정적이라는 입장입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사고와 관련, 페스트의 대중적인 확산 위험은 낮다고 밝혔는데요. 그러면서도 정확한 사태 파악을 위해 러시아 당국과 긴밀히 접촉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중세 유럽에서 대규모 사망자를 낸 페스트는 ‘예르시니아 페스티스’라는 세균이 일으키는 감염병인데요. 감염된 동물과 접촉하며 주로 전파되고, 환자의 호흡기 비말을 통해 사람 간 전파가 될 수도 있습니다.

특히 폐렴형 페스트는 침방울 등을 통해 다른 사람에게 전파되는데요. 만약 제때 치료받지 못하면 수일 내에 사망할 만큼 치명적입니다. 다만 WHO는 조기에 진단해 항생제를 투여하면 병을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러시아에서 벌어진 사고에 미국과 유럽도 상황을 주시하고 있는데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5일, “이 사안을 매우 심각하게 보고 있다”고 말했죠. 전염병 확산 위험에 대한 조치를 취하고 있냐는 물음에는 검토 중이라고 답했습니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도 관련 보도를 인지하고 있으며, 현재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페스트 #흑사병 #러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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