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짝 넘어져도 '중상'…겨울철 킥보드 사고 주의보 '안전대책' 실종

겨울철 다가오면서 전동 킥보드 관련 사고로 부상자 속출
안전대책 미흡한데도…"이미 익숙해진 교통수단, 포기 못해"

서울 도심에 세워져 있는 전동킥보드 모습. 2021.9.29/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서울 도심에 세워져 있는 전동킥보드 모습. 2021.9.29/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서울=뉴스1) 원태성 장성희 기자 = "아픈 것보다도 아찔했어요."

수도권에 거주하는 윤모씨(32)는 세로로 7㎝정도의 큰 상처가 난 팔뚝을 보여주며 말했다. 윤씨는 지난 주말 밤 킥보드를 타다 빙판길에서 넘어지는 사고를 당했다. 갑자기 영하로 떨어진 기온까지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고 했다.

밤 늦은 시간인데다 추운 날씨 탓인지 거리에는 아무도 없었다. 힘겹게 킥보드를 세워두고 집에 돌아와보니 상처는 팔뚝에만 난 게 아니었다. 바지가 찢어져 피가난 무릎이 훤히 드러났다. 또한 근육이 놀란 탓에 지금도 허리 물리치료를 받고 있다.

그는 "안전을 좀더 신경쓰지 않은 내 잘못이란 것을 안다"면서도 "편리하게 타라고 설치된 교통수단인데 다치고 나니 안전대책이 너무 미흡한 것 같다"고 토로했다.

겨울철로 접어들면서 전동 킥보드 사고가 늘어나고 있다. 특히 추위와 빙판길 때문에 겨울철에는 윤씨처럼 작은 사고가 큰 부상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아 주의가 요구된다.

'킥보드를 안타면 되지 않냐'고 지적하는 이들이 있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이미 새로운 교통수단에 익숙해진 사람에겐 그 편리함을 포기하기 쉽지 않다.

다만 전동 킥보드가 단거리 교통수단으로 자리 잡은 지도 수년이 흘렀지만 뾰족한 안전 대책이 없는 실정이다.

ⓒ News1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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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보 주행율 69%…겨울철 보행자도 위험 노출

전동킥보드 관련 사고가 늘어나면서 운전자 뿐만 아니라 보행자까지 함께 다치는 사례가 적지않다. 전동 킥보드는 도보에서 이용하면 안되지만 도보 주행율이 지난해 기준 69%에 달하는 실정이다.

특히 겨울철에는 제동장치가 잘 작동되지 않아 관련 사고가 더 빈번하다. 보행자는 무방비 상태에서 당하기 때문에 피해가 더 크다. 최대 시속 25㎞로 달려오는 킥보드와 사고가 날경우 심각한 부상을 피할 수 없다.

경기도 성남에 거주하는 조모씨(37·여)는 지난 16일 추운 날씨에 몸을 웅크리고 길을 걷다 도보를 주행 중인 킥보드에 부딪혀 허리를 삐끗해 일주일째 병원에 입원중이다.

이 사고도 웅덩이에 고인 물이 얼어 제동장치가 제대로 작동되지 않아 발생한 사고다. 조씨는 "날이 추워 긴장된 상태였기 때문에 통증이 심한 것 같다고 하더라"라며 "이번 주까지는 병원에 있어야 한다는데 보상비를 떠나 이게 뭐하는 짓인지 모르겠다"고 분노를 터뜨렸다.

8살 자녀를 둔 이모씨(39·여)는 "얼마전 애가 뛰어가다 빙판길에 미끄러져 넘어졌는데 빠른 속도로 전동 킥보드가 달려와 정말 아찔했다"며 "다행히 우리 아이와 충돌하진 않았지만 그 순간만 생각하면 앞이 깜깜하다"고 토로했다.

초겨울 추위가 기승을 부리는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사거리에서 시민들이 두꺼운 외투를 입고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 2023.11.17/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초겨울 추위가 기승을 부리는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사거리에서 시민들이 두꺼운 외투를 입고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 2023.11.17/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겨울철 사고대책이 혹한 뿐?"…안전 대책 여전히 미흡

대중교통을 타기엔 가깝지만 걸어가기엔 먼 거리. 전동 킥보드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유혹을 이겨내지 못하는 순간이다. 해당 거리를 이동할 수 있게 개발된 수단이기 때문에 킥보드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잘못한 것은 아니다.

이미 익숙해진 교통수단을 이용하겠다는 사람의 권리를 빼앗을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매년 반복되는 문제에도 안전대책은 사실상 전무하다. 특히 큰 사고가 증가하는 겨울이 왔는데도 법적으로는 물론이고 업체들도 어떠한 대책을 내놓지 않는다.

그나마 2021년 도로교통법 개정으로 헬멧 착용이 의무화 됐지만 지난해 헬멧 착용율은 19.2%에 불과하다. 그나마 최근 몇개 업체는 겨울철에 한시적으로 최고 시속 25㎞를 20㎞로 낮추는 방법을 검토중이다.

이런 상황에서 사고를 당한 이후에도 매일 킥보드의 유혹을 벗어나지 못하는 윤씨는 "겨울철 킥보드 사고를 막는 방법은 기온이 뚝 떨어져 킥보드를 탈 엄두를 못내는 추운 날씨 뿐"이라며 허탈하게 웃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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