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권진영 기자 = 최근 2차 종합특검팀(특별검사 권창영)의 기소 사건이 재판 과정에서 잇단 지적을 받고 있다. 주로 공소사실이 부실하거나 법 조항 적용이 맞지 않는다는 내용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조형우)는 19일 오전 김건희 여사와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 사건 공판준비기일에서 공소장 내용을 더 상세히 기재하라고 특검팀에 요구했다.
재판부는 "'공소사실' 네 글자만 적혀 있어 입증 취지를 정리하셔야겠다"고 짚었고, 특검팀은 추후 검토해 필요한 부분을 보완하겠다는 취지로 답했다.
이에 재판부는 "검토가 아니라 기재를 하셔야지 않겠나. '공소사실' 네 글자만 적으면 어떡하냐"라며 "어느 항목 관련 내용인지는 알아볼 수 있는 정도는 돼야지 않겠나. 참조사항으로 보충 기재하라"라고 일침을 했다.
또 특검팀이 21그램 김태영 대표에게 조세범처벌법 위반 혐의를 적용한 것을 두고 "보통 허위세금계산서는 경험상 탈세하려고 자료만 만들어놓는 사건들"이라며 "이런 사건들에 적용한 것은 경험하지 못했다. 찾아보겠지만 안 되지 않을까"라고 의구심을 제기했다.
특검팀은 "법리적으로 필요하다면 의견을 내도록 하겠다"고 답했고, 재판부는 다음 달 9일 공판준비기일을 한 차례 더 진행하기로 했다.
이른바 '계엄 버스' 탑승 혐의로 기소된 김상환 전 육군본부 법무실장의 이날 첫 재판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벌어졌다.
김 전 실장 측은 불명확한 공소사실에 대해 재판부의 설명이 필요하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특검팀은 김 전 실장이 계엄의 위법성을 인식하고도 지휘부에 법적 조언을 하지 않았고, 비상계엄 이튿날인 2024년 12월 4일 오전 3시쯤 용산 합동참모본부로 향하는 버스에 탑승하는 등 내란에 부화수행했다며 공소사실을 설명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특검팀의 공소장에 대해 "문장이 어색해 보인다"며 김 전 실장이 단순히 법적 조언을 하지 않은 것과 버스에 탑승한 것을 각각의 범죄로 본 것인지, 버스 탑승만을 문제 삼은 것인지 명확히 하라고 했다. "선후 관계가 약간…"이라며 구성에 아쉬움을 나타내기도 했다.

종합특검 공소장을 둘러싼 잡음은 1호 기소 사건부터 반복돼 왔다.
앞서 특검팀은 '대통령 관저 이전 특혜' 의혹과 관련해 김대기 전 대통령비서실장과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기소했다.
하지만 첫 공판준비기일부터 해당 사건을 심리하는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6부(부장판사 이정엽)는 누가 어떤 직권을 행사했는지, 남용의 상대방은 누구였는지 등을 구체적으로 특정하라고 했다.
김기현·권영진·나경원·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의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 사건 첫 공판준비기일에도 부실한 공소장에 대한 문제가 제기됐다.
사건을 심리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부장판사 백대현)는 지난 13일 "공소 사실에 중대한 흠결이 있어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며, 특수공무집행방해 죄명을 적용하면서도 공소장에는 피고인들이 공무원을 협박했다는 내용이 기재되지 않았다고 짚었다.
피고인들이 각 범죄에 대한 단독정범인지 공동정범인지도 불분명하다고 했다.
이에 특검팀은 단독정범에 해당하지만, 피고인들이 다중의 위협을 행사해 공소장에 "공동하여"라는 표현을 썼다면서도, 공소장 변경이 필요하다면 검토 후 신청하거나 의견서를 제출하겠다고 했다.
해당 사건은 입건 단계에서부터 종합특검팀과 내란 특검팀이 신경전을 벌이던 건이다. 내란 특검팀은 현장 보디캠 등 채증 영상 등을 토대로 각하 처분했으나, 종합특검팀은 "내란 특검 수사에서 충분히 규명되지 않은 사실관계를 수사할 필요가 있어 사건을 재기했다"며 정반대의 결론을 내놨다.
이 과정에서 종합특검팀은 "(내란 특검팀이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에 대해) 수사한 게 하나도 없다"고 날을 세우기도 했다.
이 밖에도 △'서강대교 회군' 관련 조성현 전 육군 수도방위사령부 제1경비단장의 내란 가담 혐의 사건 △강호필 전 육군 지상작전사령관의 내란 가담 혐의 사건 등에서도 공소장일본주의 위배 등이 문제가 됐다.
지난 2월 25일부터 8월 23일까지 총 180일간 3대 특검(내란·김건희·순직해병)의 미제 의혹을 수사해 온 종합 특검팀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등 58명을 재판에 넘기고, 쌍방울 대북 송금 사건 대통령실 개입 의혹과 서울-양평 고속도로 노선 변경 특혜 의혹 등 미제 46건은 경찰에 이첩했다.
이중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과 조태용 전 국정원장 등 전직 국정원 간부 4명의 내란 가담 혐의 사건 등은 아직 재판이 시작되지 않아, 특검팀의 공소가 끝까지 유지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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