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9신고, 자의로 했는지도 의문"…법원이 본 '농약 독살 미수' 사건

2심도 징역 9년…"중지미수 해당 안 돼"

본문 이미지 - ⓒ 뉴스1
ⓒ 뉴스1

(서울=뉴스1) 권진영 기자 = 동업자에게 고독성 농약이 든 음료를 마시게 해 살해하려 한 남성에게 징역 9년을 선고한 1심 판결이 항소심에서도 유지됐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9-1부(고법판사 공도일 민지현 김옥곤)는 지난 1일 살인미수 및 농약관리법위반 혐의를 받는 A 씨(38)의 항소를 기각했다.

앞서 A 씨 측은 원심의 징역 9년 형은 너무 무거워 부당하다며 항소했다. 또 자신은 피해자가 이상 증세를 보이자 농약이 든 음료를 치우는 등 사망을 방지하기 위해 노력했으므로 중지미수로 감경하지 않은 원심판결은 사실을 오인하고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주장했다.

2심은 "메토밀은 고독성 농약으로 소량만 섭취해도 사람을 사망에 이르게 할 수 있는데, A 씨의 당초 의사대로 피해자는 메토밀이 혼입된 음료를 7모금이나 마셨고, 신속하게 병원에 후송돼 응급조치가 시행되지 않았더라면 사망에 이르렀을 가능성이 상당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중지미수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범죄의 실행에 착수해 실행행위가 종료하기 전에 그 행위를 중지해야 하지만 A 씨는 범죄 실행에 착수해 그 실행행위를 종료했다고 봐야 한다"고 했다.

A 씨가 접수한 119 신고 내용과 경위를 비추어 볼 때 정말로 피해자를 구하려 한 조처였는지도 의심스럽다고 했다.

2심은 "A 씨는 피해자의 거동이 불가능해지자 농약이 든 음료를 마시기 시작한 지 약 9분이 지난 시점에 119에 신고했을 뿐"이라며 "신고 내용도 피해자의 증상을 설명하는 데 그쳤고, 메토밀이 들어 있는 음료를 마신 사실도 밝히지 않았다"고 했다.

A 씨는 현장에 도착한 구급대원이나 병원 측에도 피해자가 메토밀을 섭취했다는 사실을 전혀 전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대해 2심은 "병원에서 독극물 검사를 하지 않아 계속 원인을 찾지 못하고 적절한 치료가 행해지지 않았더라면 피해자가 사망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또 "피해자가 몸을 가누지 못하게 된 후에야 119에 신고한 점, 이런 상황에서 신고하지 않는다면 동행자로부터 의심을 살 우려가 있어 신고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점 등을 고려하면 A 씨가 자의로 피해자의 사망을 방지하기 위해 진지한 노력을 다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했다.

A 씨는 지난해 11월 23일 오후 9시쯤 서울 송파구 석촌호수 인근 카페에서 동업자 B 씨에게 고독성 살충제 메토밀이 든 음료를 마시게 해 살해를 시도한 혐의를 받고 구속 기소됐다.

대학 선후배 사이인 A 씨와 B 씨는 외부 투자금으로 비트코인 등 투자 수익을 얻는 사업을 함께 운영해 왔다. 그러던 중 A 씨는 자금운용권이 B 씨에게 넘어가고 투자금 11억7000여만 원을 회수할 길이 막히자 앙심을 품고 범행에 이른 것으로 조사됐다.

피해자 B 씨는 메토밀이 든 음료를 마시고 이틀간 혼수상태에 빠졌다가 사흘 만에 의식을 되찾은 것으로 전해졌다.

realkwon@news1.kr

대표이사/발행인 : 이영섭

|

편집인 : 채원배

|

편집국장 : 김기성

|

주소 : 서울시 종로구 종로 47 (공평동,SC빌딩17층)

|

사업자등록번호 : 101-86-62870

|

고충처리인 : 김성환

|

청소년보호정책 책임자 : 허정현

|

통신판매업신고 : 서울종로 0676호

|

등록일 : 2011. 05. 26

|

제호 : 뉴스1코리아(읽기: 뉴스원코리아)

|

대표 전화 : 02-397-7000

|

대표 이메일 : webmaster@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사용 및 재배포, AI학습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