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김민재 기자 = 법원행정처가 재정 신청 권한을 피의자와 고발인까지 확대하는 범여권 주도의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사법 자원의 효율적 분배에 지장을 줄 수 있다며 우려 의견을 표했다.
10일 신동욱 국민의힘 의원실이 확보한 법원행정처의 '형사소송법 일부개정법률안(김용민·박은정 의원 대표발의)에 대한 검토의견'에 따르면 행정처는 피의자의 재정신청을 허용하는 형소법 개정안 조항에 '신중 검토' 의견을 표명했다.
앞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은 검사 보완 수사권 폐지와 구속기간 축소, 피의자 재정신청 허용 등을 골자로 하는 형소법 개정안을 대표로 발의했다.
개정안은 피의자의 불기소처분에 대한 재정 신청을 허용한다. 관할 법원은 지방법원으로 규정하고, 불기소처분의 취소 여부를 3개월 이내에 결정하도록 했다.
재정 신청은 검사가 불기소 판단을 내릴 경우 고소인과 고발인이 다시 판단해달라고 요청하는 절차다. 하지만 김용민·박은정 의원 개정안에 따르면 피의자 또한 불기소 처분에 불복해 재정 신청을 할 수 있다.
법조계는 기소유예 처분 등을 받은 정치인이 혐의를 완전히 벗고자 재정 신청을 남용하거나 사법 절차를 의도적으로 지연시키는, 이른바 '방탄' 수단으로 삼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법원행정처는 "기소유예는 기본적으로 피의자에게 유리한 처분이고, 검사의 기소 재량을 고려할 때 재정신청을 통해 구제받을 가능성이 크지 않다"며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아울러 "현재 피의자 불기소처분은 헌법소원 제도로 구제받고 있다"며 "피의자의 재정 신청권을 인정하는 입법례를 찾아보기 어렵다"라고도 지적했다.
동일한 사건에 피의자 재정신청과 고소·고발인 재정신청이 모두 이뤄지면 충돌할 수도 있고, 대리인 없이 신청할 수 있어 한정된 사법 자원 분배에 지장을 줄 수 있다고도 했다.
고소인과 더불어 고발인도 모든 범죄 혐의에 재정 신청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 내용에 관해서는 '보완 검토' 의견을 냈다.
현행법상 사건 당사자인 고소인은 모든 사건에 재정 신청을 할 수 있다. 제3자인 고발인은 직권남용과 불법체포, 감금, 폭행, 가혹행위 고발 사건에만 재정 신청할 수 있다.
그러나 해당 개정안에 따르면 고소인과 고발인은 사실상 모든 검찰 불기소 사건에 재정 신청을 할 수 있다.
법원행정처는 "인용될 가능성이 적은 민원성 고발인이 검찰 항고와 고등법원 재정신청, 대법원 재항고, 재판소원을 제기하는 것까지 가능해진다"며 "고발인은 하나의 사건에도 다수 있을 수 있어 분쟁이 장기간 반복적으로 지속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2007년 형소법 개정으로 고소인의 모든 범죄로 (재정 신청) 대상이 확대돼 재정 신청 접수가 급증했는데, 고발 사건까지 확대 시 법원 업무가 가중될 우려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민주당 형소법 개정 태스크포스(TF) 소속 의원들은 지난 9일 검사 직접 보완 수사권 폐지·보완 수사 요구 강제성 강화를 골자로 하는 형소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민주당은 이를 김용민·박은정 안(案) 등 2건의 개정안과 병합 심사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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