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진희정 건설부동산부장 = 2024년 1월 경기 의정부에서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C 노선 착공식이 열렸다. 그러나 실제 첫 삽을 뜨기까지는 2년 8개월이 더 걸렸다. 공사비를 둘러싼 정부와 민간사업자 간 이견으로 사업이 지연되다가 지난달 15일에야 공사가 시작됐다.
공사비 증액에 관한 중재 결정이 나온 것은 올해 4월이다. 8월에는 실시협약 변경안이 민간투자사업심의위원회를 통과했다. 착공식부터 열었지만 정작 공사를 시작할 조건은 갖추지 못했던 셈이다.
가덕도신공항은 여전히 풀어야 할 숙제가 많다. 지난 7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대우건설 컨소시엄이 요구한 약 6200억 원의 공사비 증액과 해상 연직배수(PBD) 공법의 시공성 검증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졌다. 정부는 연내 우선시공분 착공을 추진하고 있지만 공사비 조정은 여전히 협의 대상이고, 일부 시공성 문제에 대해서도 추가 검증이 예정돼 있다.
두 사업의 사정은 다르다. GTX-C는 뒤늦게 착공했고, 가덕도신공항은 사업비와 시공 방안을 놓고 논쟁이 계속되고 있다. 문제는 사업의 핵심 변수가 정리되기도 전에 일정부터 공언하는 관행이다. 착공식과 개항 목표는 선명하지만 실제 공사를 위한 협의는 뒤따른다. 발표의 부담은 결국 현장이 떠안는다.
주택공급에서도 익숙한 장면이다. 정부는 수도권에 5년간 150만 가구를 착공하겠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첫해부터 차질이 예상된다. 올해 착공 물량은 목표보다 최대 5만 가구 부족할 전망이다. 이를 만회하려면 남은 4년간 매년 31만 6000가구 이상을 착공해야 한다. 최근 10년간 연간 최대 실적마저 웃도는 규모다.
정부도 공급 물량을 발표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 홍지선 국토교통부 장관은 최근 인허가뿐 아니라 착공과 준공까지 챙기겠다고 밝혔다. 금융·규제 문제로 착공하지 못한 사업장을 지원하기 위한 범부처 통합 지원기구도 추진하고 있다. 지난 16일에는 첫 주택공급 정례브리핑을 열고 착공·분양·입주 현황을 정기적으로 공개하겠다고 했다.
방향은 맞다. 그러나 지원기구를 만들고 실적을 공개한다고 멈춰 선 사업이 저절로 움직이지는 않는다. 복잡한 인허가 절차와 금융 조달의 병목을 얼마나 해소하느냐가 관건이다. 중요한 것은 발표한 숫자가 아니라 실제 공사가 얼마나 진척되느냐다.
국민이 기다리는 것은 착공식 사진이나 공급대책 발표문이 아니다. 약속한 철도가 달리고, 공항이 문을 열고, 집에 입주할 수 있는 날이다. 정책의 성적표는 발표장이 아니라 공사 현장에서 나온다.
hj_jin@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