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이동희 기자 = 정부가 내건 '5년간 수도권 150만 가구 착공' 목표가 첫해부터 차질을 빚고 있다. 올해 착공 전망치가 목표보다 3만 3000~5만 가구 적어 남은 4년간 매년 최근 10년 최대치를 웃도는 물량을 착공해야 하는 상황이다. 공공택지 사업에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 데다 민간 정비사업도 부진해 목표 달성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18일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올해 수도권 착공 실적은 10월 둘째 주까지 9만 9000가구 이상으로 연간 목표(26만 8000가구)의 약 37%다. 정부는 연말까지 21만 8000~23만 5000가구가 착공될 것으로 내다봤다. 목표의 81~88% 수준으로, 3만 3000~5만 가구가 모자라는 셈이다.
첫해 목표 미달은 향후 4년간의 부담으로 이어진다. 정부가 제시한 2026~2030년 수도권 150만 가구 착공 목표를 달성하려면 올해 전망치를 제외한 나머지 물량을 4년에 걸쳐 채워야 한다.
올해 전망치대로라면 남은 4년간 매년 31만 6000~32만 1000가구를 착공해야 한다. 최근 10년간 수도권 착공이 가장 많았던 2019년(30만 1000가구)을 매년 웃돌아야 하는 수준이다.
당장 올해 남은 기간의 부담도 크다. 분기별 착공 실적은 1분기 2만가구, 2분기 4만 5000가구, 3분기 3만 2000가구 이상이었다. 전망치를 채우려면 10월 둘째 주 이후 연말까지 두 달 반 동안 11만 9000~13만 6000가구를 착공해야 한다. 1~3분기 실적(9만 7000가구)을 모두 더한 것보다 많다.
부문별로 보면 공공주택은 목표(6만 2000가구)의 26%인 1만 6200가구, 신축매입은 목표(4만 2000가구)의 31%인 1만 3000가구, 민간정비사업은 목표(7만 2000가구)의 23.6%인 1만 7000가구를 착공하는 데 그쳤다.
정부는 목표 미달의 원인으로 민간 물량을 꼽았다.
정우진 국토부 주택공급추진본부장은 지난 16일 주택공급 정례브리핑에서 "한국토지주택공사(LH) 중심의 공공물량은 다 되는데 민간물량에서 정비사업, 비아파트 물량 등에서 모자란 것이 있었다"며 "서울시보다 경기·인천에서의 물량이 상대적으로 빠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해 9·7 공급대책에서 발표한 정비 절차 간소화, 사업성 보완 장치가 들어간 법안이 국회에서 몇 개월째 계류돼 있다"며 "통과됐다면 좀 더 효과가 났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5년 목표로 넓히면 공공택지 사업 기간도 변수다. 정부는 8·13 대책에서 공공택지 후보지 발표부터 착공까지 걸리는 기간을 평균 68개월에서 37개월로 줄이겠다는 목표를 내놨다.
하지만 2024년 11월 후보지로 발표된 고양대곡지식융합·의왕오전왕곡 공공주택지구는 지난달에야 지구 지정을 마쳤다. 후보지 발표 후 22개월 만이다. 국토부가 공개한 일정대로라면 2029년 12월 착공까지 61개월이 걸린다.
8·13 대책으로 새로 발표한 공공택지도 착공까지 시간이 필요하다. 37개월 이내 착공이 명시된 곳은 서울 강서구 염창동(1000가구) 한 곳뿐이다. 남양주도심(2만 1700가구)과 경기광주역세권2(4500가구)는 2030년 상반기 착공이 목표다.
추가 신규택지 발표 시점도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정 본부장은 "관계기관과 협의 중이고 가급적 빨리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9·7, 1·29, 8·13 세 차례 공급대책을 통해 2026~2030년 수도권에서 총 150만 가구 이상을 착공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신규 공공택지 상당수가 2029~2030년에 착공을 목표로 하고 있어,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기존 사업의 착공을 앞당기는 동시에 후반기 공급 물량도 확보해야 한다.

다만 착공 물량 자체는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전망치는 지난해(16만 7000가구)보다 30~41% 많다. 올해 1~8월 서울 주택 인허가는 4만 가구로 최근 5년 중 가장 많았다.
김이탁 국토부 제1차관은 지난 16일 브리핑에서 "오늘 브리핑의 가장 큰 의미는 공급지표가 개선되고 있다는 점이 시장에 좋은 시그널로 작용할 수 있겠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남은 물량을 끌어올리기 위해 총리 주재 범부처 점검회의를 운영하고, 연내 통합 주택공급 지원센터를 출범시킬 계획이다. 국토부와 주택도시보증공사(HUG), 금융 관련 직원들이 함께하는 민관 합동조직으로, 인허가와 금융 애로를 한꺼번에 지원한다.
김 차관은 "사업자들 입장에서 인허가에 문제가 있는지, 금융 문제인지를 일괄해 관리할 수 있어 확실하고 투명한 지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인허가 물량이 실제 착공으로 이어지려면 금융과 공사비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양지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PF 부실과 함께 공사비 상승이 가파르게 이어지고 있어 공급에 차질이 커지고 있다"며 "목표 물량을 채우려면 인허가 단축뿐 아니라 사업성을 회복시킬 금융 지원과 공사비 부담 완화책이 함께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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