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종=뉴스1) 조용훈 기자 = 국토교통부가 피지컬 AI 기반 건설로봇을 연구개발(R&D) 단계에서 실제 공사현장으로 확산하기 위해 건설기계관리법 개정에 나선다. 건설로봇의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인증·규제특례부터 현장 실증, 장비 도입까지 지원해 기술개발 이후에도 상용화로 이어지지 못했던 한계를 넘겠다는 구상이다.
국토부는 내년 용접·절단·미장·균열보수·녹 제거·바닥 레벨링 로봇 등 15개 기술을 여러 건설현장에서 실증할 계획이다.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는 기존 건설기계 로봇화와 작업형 건설로봇 지원을 묶은 'Construction AX'(건설산업 AI 전환) 사업 예산 200억 원대도 반영됐다.
29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국토부는 올해 말 건설기계관리법 개정을 추진한다. 건설로봇의 법적 근거와 인증제, 규제특례, 정부 지원의 근거를 법률에 담는 방향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건설로봇이 조금씩 개발되고 있지만 현재는 법적 근거가 전혀 없다"며 "법의 테두리 안에 들어오면 국가 지원을 확대하거나 민간 발주 시장에서 인센티브를 주는 등 여러 지원책을 마련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원격조종·반자율·완전자율로 구분한 단계별 피지컬 AI 인증제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주택·도로·철도 등 건설사업 단위로 인증과 규제특례, 예산을 연계하고 테스트베드를 지정해 장비비를 지원하는 한편 건설기계 안전·제작 특례를 부여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국토부는 고소작업 로봇과 건설 데이터파이프라인 등 피지컬 AI 기술개발 예산을 올해 47억 원에서 2030년 597억 원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건설기업과 첨단기술 개발기업 등 380개사가 참여하는 스마트건설 얼라이언스는 실증 과정에서 규제를 발굴하고 개선하는 통로로 활용된다.

건설로봇 도입의 배경에는 건설기능인력의 고령화와 감소, 생산성 부진이 있다. 건설근로자공제회에 따르면 올해 5월 기준 건설기능인력 취업자 수는 130만 8000명으로 전년 동월보다 4.1% 감소했다. 50대는 43만 8000명으로 전체의 33%를 차지했고, 60대 이상은 38만 5000명으로 29.4%에 달했다. 50대 이상 기능인력이 전체의 60%를 웃돈 셈이다.
한국생산성본부의 노동생산성지수(산업생산 기준)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건설업 지수는 76.4로, 10년 전인 2016년 1분기 103.7보다 27.3포인트 낮았다. 같은 기간 비농전산업 지수는 101.3에서 114.0으로 상승해 건설업과 대조를 이뤘다.
국토부는 내년 공통 적용 가능성이 높은 용접·절단·미장·균열보수·녹 제거·바닥 레벨링 로봇 등 15개 기술을 선정해 지형과 구조가 서로 다른 복수 공사현장에서 동시 실증할 계획이다. 단일 현장 시범 적용이 아니라 다양한 환경에서 성능과 안전성, 활용 가능성을 확인해 상용화 가능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국토부 관계자는 "과거에도 자율·원격 굴착기 등의 기술개발 시도는 있었지만 R&D가 끝난 뒤 현장에 직접 적용되지는 못했다"며 "올해부터는 개발된 장비를 건설기업이 현장에 적용할 때 지원하는 방향으로 전환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건설업계에서도 자율·원격 장비와 작업로봇, 현장 점검기술 도입을 늘리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다만 초기 장비비와 공정별 작업 여건, 운용 인력 확보, 안전기준, 책임·보험 체계는 본격 확산에 앞서 풀어야 할 과제로 꼽힌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건설로봇은 반복 작업과 위험 공정의 작업 부담을 낮추고, 숙련 인력 부족에 대응할 수 있는 수단으로 보고 있다"며 "현장 여건에 맞는 장비의 성능 검증과 안전기준 정비, 초기 도입비 부담 완화가 함께 이뤄져야 실제 활용 범위도 넓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국토부는 2028년부터 로봇 성능과 안전성을 사전에 검증할 피지컬 AI 실증랩을 구축하고, 실증을 마친 장비의 현장 도입비용을 지원할 계획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피지컬 AI 기반 건설로봇이 일회성 실증에 그치지 않고 현장에 안착할 수 있도록 인증과 규제특례, 장비 도입 지원을 연계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joyonghun@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