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구 한층 더·일조권 풀어 공급 늘리지만…빌라시장 회복 '산 넘어 산'

건축면적 1000㎡·일조 규제도 완화…단기 전월세 공급 공백 대응
전세사기 후 수요 위축·공사비 부담 여전…주거환경 기준도 살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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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1 김초희 디자이너

(세종=뉴스1) 조용훈 기자 = 정부가 전월세 시장 안정을 위해 다가구·다세대주택의 층수와 건축면적, 일조 규제를 풀어 도심 비아파트 공급 확대에 나선다. 아파트보다 사업 기간이 짧은 비아파트의 사업성을 높여 단기 공급 공백을 메우겠다는 취지다.

건축규제 완화로 공급 여건은 개선될 것으로 보이지만 시장 회복까지는 과제가 남아 있다. 전세사기 이후 떨어진 비아파트에 대한 신뢰와 공사비 상승에 따른 가격 부담을 해소해야 하는 데다, 같은 땅에 더 많은 가구가 들어서는 만큼 주거 품질을 어떻게 확보할지도 관건이다.

16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13일 발표한 '전월세 및 매매시장 안정을 위한 주택 신속공급 방안'에서 다세대·다가구주택의 건축면적 상한을 기존 660㎡에서 1000㎡ 미만으로 넓히고, 다가구주택 층수 제한도 3개 층에서 4개 층 이하로 완화하기로 했다. 일조 규제도 완화해 도심 일반주택의 사업성을 높인다는 구상이다.

한 개 층을 추가하면서 같은 면적에서 공급할 수 있는 가구 수는 약 33% 늘어날 수 있다.

아파트보다 사업 기간이 짧은 비아파트를 활용해 전월세 시장의 단기 공급 공백에 대응하려는 조치다. 국토부는 서울 20·30대의 67.9%가 일반주택에 거주하는 가운데 전세사기와 금융규제 여파로 비아파트 공급 생태계가 장기 평균의 25% 안팎까지 위축됐다고 진단했다.

금융·세제 지원도 병행한다. 신축 일반주택 매입 때 적용하는 주택 수 제외 특례를 2028년까지 연장하고, 등록임대사업자에 대한 담보인정비율(LTV)은 규제지역 여부와 관계없이 60%까지 정상화한다. LH 매입임대 참여 건설사업자에는 취득세 감면과 공사비 상승분을 반영한 매입가격 산정 등을 적용한다.

본문 이미지 - 서울 강서구 빌라 밀집 지역에서 시민이 길을 걷고 있다. ⓒ 뉴스1 장수영 기자
서울 강서구 빌라 밀집 지역에서 시민이 길을 걷고 있다. ⓒ 뉴스1 장수영 기자

전문가들은 건축규제 완화가 비아파트의 공급 여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평가했다.

양지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다세대·다가구의 건축면적 상향, 층수 제한과 일조규제 완화는 동일한 토지에서 공급 가능한 주택 수를 늘리고 사업성을 개선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며 "아파트보다 사업 기간이 짧아 전월세 공급 부족에 상대적으로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수단"이라고 말했다.

규제 완화가 실제 공급과 수요 회복으로 직결되는 것은 아니다. 전세사기 이후 빌라·다가구주택에 대한 수요자의 신뢰가 훼손된 데다 공사비와 토지가격 상승도 사업성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남아 있어서다.

양 전문위원은 "건축규제 완화만으로 공급이 즉시 회복되기는 어렵다"며 "보증·금융·임대사업 제도 개선을 병행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비아파트 공급 활성화 정책은 건축규제 완화와 금융 완화, 정책 지원을 함께 묶어 전세사기 이후 사실상 붕괴했던 비아파트 생태계를 수요부터 공급까지 되살리려는 시도"라면서도 "자재비·인건비 상승이 고분양가나 고임대료로 이어질 경우 이를 감당할 수요층 역시 제한적일 수 있다"고 짚었다.

본문 이미지 - 서울 광진구 일대 빌라촌. ⓒ 뉴스1 송원영 기자
서울 광진구 일대 빌라촌. ⓒ 뉴스1 송원영 기자

공급 확대 과정에서 주거환경도 살펴볼 부분이다. 층수와 건축면적 규제가 완화돼 동일 필지에 들어서는 가구 수가 늘어날 경우 주차와 일조, 소방·피난 등 기존 주거환경 관련 기준이 현장에서 어떻게 적용될지도 관심사다.

특히 다가구·다세대주택이 밀집한 기존 저층 주거지는 개별 건축물뿐 아니라 주변 기반시설과의 연계도 중요하다. 공급 밀도가 높아지는 과정에서 주차공간과 도로 여건 등이 늘어난 주거 수요를 어떻게 수용할지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일조 규제 완화 역시 기존 저층 주거지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야 한다. 건축물의 층수와 규모가 확대될 경우 인접 주택과의 거리와 높이 등에 따라 영향이 달라질 수 있어 구체적인 적용 범위가 중요하다.

정부는 비아파트도 충분한 주거 품질을 갖춘 대안 공간이 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장우철 국토부 주택정책관은 "도시형 생활주택은 단지형 다세대, 단지형 연립, 아파트형 등 유형이 다양하다"며 "투룸·쓰리룸은 2~3인 가구도 충분히 수용할 수 있고, 오피스텔과 도시형 생활주택도 아파트에 준하는 주거 품질을 갖춘 대안 공간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비아파트 규제 완화의 성패는 늘어난 공급 여력을 실제 물량으로 연결하면서 수요자의 신뢰와 주거 품질을 함께 확보할 수 있느냐에 달렸다. 층수·일조 규제의 구체적인 완화 범위와 주차·소방·피난 등 관련 기준이 현장에서 어떻게 적용될지도 후속 과제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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