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릉·과천·서리풀도 지연되는데 또 공급부지 발굴…'주민 반발' 도돌이표

'지자체 갈등·교통난 우려' 1·29 공급사업 곳곳 지연
다음 주 공급대책 발표…"후보지보다 실행력이 관건"

본문 이미지 - 서울시내의 한 부동산에서 토론회 생방송이 나오고 있다. (자료사진) ⓒ 뉴스1 이호윤 기자
서울시내의 한 부동산에서 토론회 생방송이 나오고 있다. (자료사진) ⓒ 뉴스1 이호윤 기자

(서울=뉴스1) 황보준엽 기자 = 정부가 다음 주 서울 주택 공급대책 발표를 앞두고 공공택지와 국·공유지, 군부지, 그린벨트(GB)까지 동원해 신규 공급부지 확보에 나섰다. 하지만 올해 1·29 공급대책에서 제시한 후보지들조차 주민 반발과 지자체 갈등, 법적 분쟁 등으로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어 이번 대책도 후보지 발굴보다 실행력이 성패를 가를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7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서울 내 추가 주택 공급을 위해 공공기관 보유 부지와 유휴 국·공유지, 군 시설 부지 등을 대상으로 활용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

공급 확대 기조는 이재명 대통령의 주문 이후 더욱 뚜렷해졌다. 이 대통령은 순방을 마치고 귀국한 직후 부동산·증시 점검회의를 열고 "가용한 주택 공급 물량을 최대한 확보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이후 나흘 만에 다시 관련 회의를 열고 이르면 다음 주 발표 예정인 주택 공급 방안을 보고받을 예정이다.

정부는 서울 내 대규모 주택 공급이 가능한 부지를 확보하기 위해 그린벨트 해제 카드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주택 수요가 높은 지역에서 비교적 넓은 면적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공급 카드로 거론된다.

후보지로는 강남구 내곡동 예비군훈련장과 세곡·자곡동 일대, 수서차량기지 등이 거론된다. 공공기관 보유 유휴부지인 용산 어린이정원도 공급 후보지로 검토되고 있다.

하지만 새로운 후보지를 찾는 것과 실제 공급으로 이어지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정부가 올해 1·29 공급대책에서 발표한 주요 사업들도 곳곳에서 제동이 걸린 상태다.

정부는 1·29 공급대책을 통해 용산국제업무지구·캠프킴, 과천 경마장·방첩사 부지, 태릉CC, 남양주 군부대 등 약 6만 가구 규모의 공급 계획을 제시했다. 그러나 상당수 사업은 주민 반발과 지자체 갈등으로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태릉CC는 문재인 정부 당시부터 주택 공급이 추진됐지만 주민 반발과 교통난 우려, 문화재 보전 논란 등이 겹치며 사업이 장기간 표류했다. 공급 계획과 함께 교통대책과 생활 인프라 확충, 주민 수용성 확보 방안을 병행하지 않으면 같은 문제가 반복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과천 경마장 부지는 과천시가 기반시설 부담 등을 이유로 공급 계획에 반대하면서 사업 추진이 지연되고 있다. 공급 확대를 위해서는 지자체와의 사전 협의와 기반시설 확충 방안이 함께 마련돼야 한다는 평가다.

용산국제업무지구는 서울시와 국토교통부가 개발 방향을 놓고 이견을 보여왔고, 정부가 핵심 공급지로 꼽는 서리풀2지구는 주민들이 지구 지정 취소 행정소송을 제기하며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중앙정부와 지자체 간 정책 조율, 법적 분쟁 해소도 공급 속도를 좌우하는 변수로 꼽힌다.

새롭게 거론되는 후보지도 상황은 녹록지 않다. 정부가 용산 어린이정원 부지를 공급 대상에 포함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지자 오세훈 서울시장은 "용산어린이정원 일대 주택 공급은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즉각 반대 입장을 밝혔다.

본문 이미지 - 과천경마공원 이전반대 비상대책위원회가 경기 과천 중앙공원 분수대 앞에서 열린 '과천경마공원 이전 반대 집회'에서 상여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자료사진) ⓒ 뉴스1 이호윤 기자
과천경마공원 이전반대 비상대책위원회가 경기 과천 중앙공원 분수대 앞에서 열린 '과천경마공원 이전 반대 집회'에서 상여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자료사진) ⓒ 뉴스1 이호윤 기자

시장에서는 서울 공급 확대의 성패는 새로운 후보지를 얼마나 발굴하느냐보다 실제 사업을 얼마나 추진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고 보고 있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서울은 신규 택지를 확보할 공간 자체가 부족하다"며 "후보지를 발표하는 것과 실제 입주 가능한 주택을 제때 공급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새로운 공급 후보지를 찾는 것보다 기존 사업을 가로막았던 주민 반발과 교통대책, 중앙정부와 지자체 간 협의, 법적 분쟁 등을 어떻게 해소하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교수는 "후보지를 지정하는 것은 어렵지 않지만 실제 사업이 계획대로 진행된 사례가 얼마나 되는지 따져봐야 한다"며 "공공 부지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민간이 공급에 참여할 수 있도록 규제를 합리적으로 개선하는 방안도 함께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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