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김종윤 기자 = 지난 5월 서울 아파트 전월세 시장에서 갱신계약 비중이 올해 들어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전셋값과 월세가 동반 상승한 데다 신규 전월세 매물까지 줄면서 세입자들이 이사나 내 집 마련 대신 기존 계약을 연장하는 사례가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2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5월 서울 아파트 전월세 임대차 거래는 총 1만 6274건(계약 구분 미확인 제외)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갱신계약은 7945건으로 전체의 48.8%를 차지하며 올해 월별 기준 가장 높은 비중을 기록했다.
갱신은 임차인이 같은 주택에 계속 거주하기 위해 계약을 연장하는 것을 말한다. 임대인과 임차인이 합의해 계약을 연장하는 일반 갱신과 임차인이 계약갱신청구권을 행사하는 경우를 모두 포함한다. 지난 5월 계약갱신청구권 사용 건수는 3291건으로 전체 갱신계약의 41.2%였다.
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하면 임대료 인상률은 5% 이내로 제한된다. 임대료가 오르는 시기에도 상대적으로 낮은 비용으로 거주를 이어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실제 영등포 힐스테이트클래시안 전용 59㎡는 지난 5월 신규 전세 계약이 8억1000만 원에 체결됐다. 같은 달 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한 전셋값은 7억1400만 원으로 신규 계약보다 약 1억 원 낮았다. 갱신계약 보증금은 기존 계약보다 3000만 원 인상되는 데 그쳤다.
일반 갱신은 계약갱신청구권과 달리 임대료 상한 제한 없이 임대인과 임차인이 협의해 계약을 연장하는 방식이다. 이사 비용과 대체 매물 부족 등을 고려해 일정 수준의 임대료 인상을 감수하고 기존 주택에 계속 거주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이사 비용과 새로운 주거지 적응, 자녀 교육 등을 고려하면 일정 수준의 임대료 인상을 받아들이더라도 기존 집에 계속 거주하는 것이 더 유리하다고 판단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최근 서울 아파트 전월세 가격은 동반 상승하며 임차인의 주거비 부담을 키우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1월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지수는 100에서 5월 102.98로 2.98포인트(p) 상승했다. 같은 기간 월세가격지수도 100에서 102.76으로 2.76p 올랐다. 신규 임대차 시장에 진입해야 하는 세입자의 부담이 커진 셈이다.
주거비 부담이 커진 데는 전월세 매물 감소도 영향을 미쳤다. 서울 전역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되면서 실거주 의무가 강화됐고, 갭투자 목적의 매입이 어려워졌다. 기존 임대 물건이 실거주로 전환되거나 시장에 나오지 않는 사례가 늘어난 영향이다. 부동산 아실에 따르면 2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2만 406개로 지난해 말(2만 3263개)보다 12.2% 감소했다.
매물 부족은 신규 계약 감소로 이어졌다. 서울 아파트 신규 임대차 계약은 지난 1월 1만2613건에서 5월 8329건으로 4284건 줄며 올해 들어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갱신계약은 기존 세입자의 주거비 부담을 완화하는 효과가 있지만, 신규 임대차 시장에서는 매물을 줄여 새로 집을 구해야 하는 세입자의 선택지를 좁히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갱신율 상승이 전월세 시장의 수급 불안을 보여주는 지표로 해석되는 이유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전셋값 상승기에는 기존 세입자들이 신규 계약보다 갱신을 선택하는 경향이 강해진다"며 "갱신계약과 계약갱신청구권 사용이 늘어날수록 신규 세입자의 주거비 부담은 더욱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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