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전세 사라질 것" 현실로…서울 아파트 월세 비중 절반 넘었다

전세 매물 급감에 월세 계약 54.1%…3년 만에 과반 돌파
정부 "정상화 과정" 평가에도 실수요자 부담 확대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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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1 윤주희 디자이너

(서울=뉴스1) 윤주현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전세는 대한민국에만 있는 사금융"이라며 전세 제도의 존재 여부에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했다. 정부는 전세 제도 축소를 시장 구조 변화의 일부로 보고 있다. 반면 시장에서는 전세대출 규제와 다주택자 규제 등이 월세화를 가속화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올해 체결된 서울 아파트 신규 임대차 계약의 절반 이상이 월세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임대차 시장 불안이 단순한 시장 변화가 아니라 갭투자 차단, 전세대출 규제, 전세사기 여파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분석한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지난 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전세난에 대해 "전세라는 게 대한민국에만 있는 거다. 일종의 사금융인데 이제는 조금씩 사라져가지 않을까 싶다"며 "전세 대출을 많이 해준 게 집값 상승의 주된 원인이다. 정상화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는 정부가 전세 제도 축소를 시장 구조 변화의 일부로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해석이 나온다.

과도한 전세대출이 집값 상승을 부추겼다는 인식 아래 고강도 규제에 따른 임대차 매물 감소를 불가피한 조정 과정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다주택자 규제와 전세대출 규제 여파로 서울의 전세 매물은 빠르게 줄고 있다. 지난해 6월 약 2만5000건에 달했던 전세 매물은 올해 5월 1만6000건 아래로 떨어졌다. 임대차 매물 부족으로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70주 연속 상승하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체결된 신규 임대차 계약(5만 1196건) 중 월세 계약은 2만 7719건으로, 전체의 54.1%를 차지했다. 2023년 43%에 그쳤던 월세 계약 비중이 약 3년 만에 50%를 넘어선 셈이다.

전세의 월세화 속 월세 또한 상승세다. 전국 월세가격지수는 지난 4월 105.5를 기록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중산층의 거주 비율이 높은 서울 외곽지역에서는 200만 원 이상의 고가 월세 계약 비중이 늘어나는 추세다.

본문 이미지 - 한국부동산원 주간아파트가격동향에 1~4월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 누적 상승률은 2.89%로 1년 전 같은 기간의 약 6배에 달한다. 월세 역시 작년 같은 기간보다 4배 이상인 2.39% 올랐다. 사진은 이날 오후 서울 시내 한 공인중개사 사무소의 모습. 2026.5.18 ⓒ 뉴스1 최지환 기자
한국부동산원 주간아파트가격동향에 1~4월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 누적 상승률은 2.89%로 1년 전 같은 기간의 약 6배에 달한다. 월세 역시 작년 같은 기간보다 4배 이상인 2.39% 올랐다. 사진은 이날 오후 서울 시내 한 공인중개사 사무소의 모습. 2026.5.18 ⓒ 뉴스1 최지환 기자

지난해 정부는 수차례에 걸쳐 전세 대출 규제를 강화해 왔다. 이재명 정부의 핵심 기조인 '부동산과 금융의 절연' 아래 부동산 시장으로의 과도한 유동성 유입을 차단하겠다는 취지다.

6·27 대책으로 수도권·규제 지역 내 소유권 이전 조건부 전세대출이 금지됐다. 수도권·규제 지역 내 전세대출 보증 비율도 90%에서 80%로 낮췄고, 생애 최초 등 정책 대출 한도도 축소됐다.

다만 정책 실행 과정에서 나타난 임대차 시장 불안에 대해서는 보완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급격한 전세 물량 감소와 월세화가 단순한 시장 변화가 아닌 규제의 부작용에 가깝다는 지적이다.

심형석 법무법인 조율 수석위원은 "의도적으로 전세를 없애는 정책을 펼 경우 전세로 거주 중인 세입자들의 주거 불안이 커질 수 있다"며 "주택담보대출 규제 속 일부 자금 조달 여건이 여유로운 사람만 매매시장으로 이동하고, 대다수 수요는 월세로 밀려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부동산 상승세 속 정부는 세제, 금융, 규제, 공급을 아우르는 추가 대책을 준비 중이다. 보유세 인상, 장기보유특별공제 제도 개편 등 고강도 세제 개편이 거론된다. 비거주 1주택자 전세대출 규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확대 적용 등도 검토 대상이다.

임대차 시장이 월세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주거비 부담은 세입자들에게 집중되고 있다. 전세를 구하지 못한 실수요자들이 월세와 반전세 시장으로 이동하면서 임차료 상승 압박도 커지고 있다.

향후 보유세 인상 등이 현실화할 경우 임대인의 비용 부담이 임차인에게 전가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지금처럼 주택공급이 아닌 집값 등 부동산을 이슈로 부각하는 수요 억제책은 아쉬운 부분이 많다"며 "공급 확대'와 '수요억제'를 어떻게 함께 다룰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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