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거는 코앞인데 갈 집이 없다"…재건축 이주에 번지는 전세난

서울 전세 매물 4개월간 30% 감소…이주 수요까지 부담
이주비 대출 규제에 철거·착공 차질 우려…"공급 지연 가능성"

본문 이미지 -  서울 마포구 공공재개발 추진 중인 아현1구역. 2026.4.13 ⓒ 뉴스1 박지혜 기자
서울 마포구 공공재개발 추진 중인 아현1구역. 2026.4.13 ⓒ 뉴스1 박지혜 기자

재건축·재개발 사업장 조합원들의 주거 불안이 커지고 있다. 서울 전세 매물이 급감한 상황에서 이주비 대출 규제까지 겹치면서 "갈 집도 없고 돈도 부족하다"는 현장 불만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이주 단계의 병목이 철거와 착공 지연으로 이어져 주택 공급 일정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한다.

14일 아실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올해 1월 1일 기준 2만 3060건에서 이날 기준 1만 6768건으로 감소했다. 올해 들어서만 6292건 줄어든 것으로, 감소율은 약 27.3%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고강도 규제의 여파로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감소세를 이어갔다. 봄 이사철 이후에도 매물이 줄었고 주요 지역 전셋값 상승세까지 겹치면서 서울 전세시장 불안도 커진 상황이다.

문제는 앞으로 정비사업 이주 수요가 본격화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재건축·재개발 사업장은 관리처분인가 이후 이주와 철거 절차를 거친다. 이 과정에서 수백~수천 가구 규모의 조합원과 세입자가 한꺼번에 주변 전세시장으로 이동한다.

조합원 상당수는 자녀 학교와 직장, 생활권 등을 이유로 인근 지역 전세를 찾는다. 이주 수요와 기존 세입자 수요가 기존 생활권 주변에 집중될 경우 국지적인 전세난이 심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주비 대출 규제도 부담을 키우는 요인이다. 현재 수도권과 규제 지역의 이주비 대출에는 강화된 주택담보대출비율(LTV) 40%와 6억 원 한도가 적용된다. 다주택자는 대출이 사실상 제한된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보증 한도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도 현장에서 자금 조달을 어렵게 만드는 변수로 꼽힌다.

서울시에 따르면 올해 서울에서 이주를 계획 중인 재건축·재개발 사업장 43곳 가운데 91%인 39곳이 이주비 조달에 차질을 빚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주비 확보가 늦어지면 조합은 관리처분인가 이후에도 이주 일정을 확정하기 어렵다.

일부 핵심 사업장에서는 금융 조건이 시공사 선정의 주요 변수로 떠올랐다. 압구정 등 강남권 재건축 사업지에서는 건설사들이 LTV 100~150% 수준의 추가 이주비 지원과 마이너스 금리 조건을 제안하고 있다.

반면 비강남권이나 사업성이 낮은 사업장은 같은 수준의 금융 지원을 기대하기 어렵다. 이 경우 조합원 개인의 자금 조달 부담이 더 크게 남을 수밖에 없다.

이주를 앞둔 한 조합 관계자는 "이주비 부담뿐 아니라 집 구하는 것 자체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전세 매물도 부족한 데다 인근 지역도 월세 비중이 높아 부담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본문 이미지 - 서울 시내 한 아파트 공사장의 모습.  ⓒ 뉴스1 최지환 기자
서울 시내 한 아파트 공사장의 모습. ⓒ 뉴스1 최지환 기자

업계는 이주 단계 지연이 결국 공급 지연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관리처분인가 이후 이주비 조달과 대체 주거 확보가 병목으로 작용하면서 철거와 착공, 일반분양 일정도 순차적으로 밀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정비사업 특수성을 고려한 금융 규제 조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투기 수요 차단이라는 대출 규제 취지는 유지하되, 실거주 이전과 세입자 보증금 반환을 위한 이주비 대출은 별도로 볼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조합원 개인의 보유 주택 수와 관계없이 사업 진행을 위한 필수 비용이라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연구소 소장은 "서울 전세 매물이 줄어든 상황에서 정비사업 이주 수요까지 한꺼번에 나오면 조합원과 세입자 모두 부담이 커질 수 있다"며 "공급 확대를 위해서라도 이주비 조달 문제를 적극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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