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오현주 기자 = 최근 중견 건설사들이 서울 소규모 정비사업 수주에 집중하고 있다. 대형 건설사들이 강남권·한강벨트 일대 대형 사업지 확보에 주력하는 사이, 중견 건설사들은 가로주택 정비사업과 모아타운을 중심으로 서울 진입 기반을 넓히는 전략을 택했다. 사업 규모는 작지만 사업 속도가 빠르고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낮다는 점이 배경으로 꼽힌다.
17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쌍용건설은 이달 2일 동작구 노량진 은하맨션 일대 가로주택정비사업(206가구) 시공권을 수주했다. 공사비는 약 1328억 원 규모다.
남광토건(001260)도 지난달 송파구 가락7차 현대아파트 가로주택정비사업(113가구) 시공권을 확보하며 강남권 소규모 정비사업 수주에 성공했다.
중견 건설사들은 서대문구 마포로5구역 제2지구 도시정비형 재개발 사업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 사업은 192가구 규모로, 이달 6일 열린 2차 현장설명회에는 두산건설(011160), HL디앤아이한라(014790), HJ중공업, 남광토건, 극동건설 등 11개 건설사가 참여했다.
해당 사업지는 천재 화가 고(故) 김환기 작가가 거주했던 국내 최고령 아파트 '충정아파트'가 포함된 곳으로 알려져 있다. 지하철 2호선 충정로역 인근에 위치한 초역세권 입지다.
중견 건설사들이 소규모 정비사업에 집중하는 이유는 사업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이다. 사업 규모는 작지만 수요가 확실한 지역을 중심으로 선별 수주 전략을 펼치며 외형 확대보다 안정적인 수익 확보에 무게를 두는 모습이다.
또 소규모 정비사업은 비교적 사업 추진 속도가 빠르다는 점도 장점이다. '미니 재건축'으로 불리는 가로주택 정비사업은 인허가와 분양, 착공까지 걸리는 기간이 짧아 사업 진행이 빠른 편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대형 건설사들이 강남권과 성수 일대 핵심 사업지 수주에 집중하는 사이 중견 건설사들은 중소규모 정비사업에서 안정적인 수주 기회를 찾고 있다"며 "사업 리스크를 낮추면서 브랜드 인지도를 높일 수 있다는 점도 매력"이라고 말했다.

중견 건설사들은 서울시의 소규모 정비사업 모델인 모아타운 수주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모아타운은 여러 개의 모아주택(가로주택 정비사업)을 묶어 개발하는 방식으로, 사업성 보정계수와 용적률 상향 등 서울시 지원이 제공된다.
대형 건설사의 참여가 상대적으로 적은 소규모 사업인 만큼 중견 건설사들이 주요 수주 주체로 나서는 모습이다.
동부건설(005960)은 모아주택 정비사업을 통해 서울에서 입지를 넓히고 있는 대표적인 건설사다. 지난해 금천구 석수 역세권 모아타운 1·2·3구역(576가구), 고척동 모아타운 4·5·6구역(647가구), 개포 현대4차(142가구)를 잇달아 수주하며 약 7700억 원 규모의 수주 실적을 올렸다.
지난 2월 말에는 가로주택 정비사업 가운데 대형 사업으로 꼽히는 중랑구 신내동 493·494번지 일대 모아타운(904가구) 시공권도 확보했다.
HJ중공업 역시 모아주택 사업을 통해 올해 서울 정비사업 첫 수주를 기록했다. 이달 6일 강북구 번동 3-2구역 모아주택 정비사업(236가구) 시공사로 선정됐다.
다만 소규모 정비사업 대상지는 이주비 대출 한도 축소가 변수로 꼽힌다. 지난해 6·25 대출 규제 이후 기본 이주비 대출 한도가 최대 6억 원으로 제한됐기 때문이다.
이에 서울시는 정부에 이주비 대출 한도 완화를 지속적으로 요청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향후 소규모 정비사업 수주 경쟁에서 브랜드 인지도뿐 아니라 건설사의 자금 조달 능력도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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