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김종윤 기자 = 오는 5월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를 앞두고 서울 다주택자들의 '출구 전략'이 사실상 막혔다는 지적이 나온다. 집을 팔고 싶어도 실거주 의무와 세입자 문제에 가로막혀 매도 자체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세금 부담을 피하려는 다주택자와 달리, 전세 매물 부족 속에 눌러앉기를 택하는 세입자들이 늘면서 매물 출회가 기대만큼 이뤄지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오는 5월 9일을 기점으로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를 종료하기로 했다. 조정대상지역 내 주택을 두 채 이상 보유한 사람이 주택을 매도할 경우 기본세율에 가산세율을 적용하는 제도로, 다주택자 매도를 유도해 집값 안정 효과를 기대하는 조치다.
하지만 서울 시장의 현실은 다르다. 서울 전역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이면서 주택 매수자는 실거주 의무를 져야 하고, 이 때문에 다주택자가 보유한 매물 대부분은 세입자를 낀 상태다. 임대차 계약이 남아 있다면 매도 전 세입자 퇴거 협의가 필수인데, 세입자가 이를 거부하거나 계약갱신청구권을 행사할 경우 거래 자체가 불가능해진다. 토지거래허가를 받기 위해서는 매수인이 ‘임대차 계약 종료 확인서’를 제출해야 하기 때문이다.
전세난도 세입자들의 버티기를 부추기고 있다. 서울 전세 매물은 10·15 부동산 대책 이후 월세 전환이 빠르게 진행되며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부동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이달 27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2만 1807건으로, 지난해 10월 15일(2만 4369건) 대비 10.5% 줄었다. 직장과 자녀 교육 등을 이유로 기존 거주지를 선호하는 세입자 입장에선 쉽게 이사를 선택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마포구의 한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전세에서 월세로 옮기면 주거비 부담이 크게 늘어난다"며 "집주인에게 억대 이상의 이사비를 요구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고 전했다.

정부는 매도 여건을 일부 완화하기 위해 양도세 중과 적용 기준을 기존 '소유권 이전등기일'이 아닌 '계약일'로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5월 9일 이전에 계약을 체결하면 중과를 피할 수 있도록 해 매물 출회를 유도하겠다는 취지다.
다만 현장에서는 이 같은 조정만으로 거래가 크게 늘어나긴 어렵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토지거래허가 절차에만 2~3주가 소요되고, 계약 이후 잔금까지 이어지는 통상적인 거래 기간을 감안하면 유예 종료 전 매도를 마치기엔 시간적 여유가 부족하다는 이유에서다.
성동구의 한 공인중개사 대표는 "토허제 시행 이후 세입자에게 이사비를 지급하고 매도까지 이어진 사례는 10%도 안 된다"며 "계약 기준으로 유예가 적용되면 숨통은 트일 수 있지만, 실제 매물 출회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서울 집값을 좌우하는 강남권 매물은 당분간 시장에 나오기 어렵다는 관측이 많다. 강남은 '똘똘한 한 채' 수요의 최종 종착지로 꼽히는 만큼, 다주택자들이 가장 마지막까지 보유하려는 지역이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규제가 덜한 서울 외곽이나 수도권 비규제 지역 매물이 먼저 풀릴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압구정동의 한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다주택자들이 안전자산으로 여기는 강남 아파트를 먼저 내놓을 가능성은 낮다"며 "팔고 싶어도 세입자 협의가 해결되지 않으면 거래 자체가 성사되기 어렵다는 점이 가장 큰 걸림돌"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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