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윤주현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오는 5월 9일 만료되는 다주택자 양도소득세(양도세) 중과 유예 조치를 연장하지 않겠다고 밝히면서, 주택 시장은 긴장 속 관망 모드에 들어갔다. 대통령 발언은 다주택자의 매물을 시장에 내놓게 해 거래를 촉진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되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똘똘한 한 채' 기조와 시간 촉박 등으로 인해 실질적인 움직임은 제한적인 모습이다.
지난 23일 오전, 서울 송파구 잠실동의 한 아파트 단지 중개사무소. 사무실 안에는 각 호수별 매물 시세판이 붙어 있었지만, 대부분 '거래 없음' 표시가 붙어 있었다. 중개업소 관계자는 "이 단지에 거주하는 분 대다수가 1주택자라 매물은 거의 찾아보기 어렵다"며 "일부 지방 소재 다주택자의 경우에도 오히려 증여나 보유 쪽을 고민하고 있어 실제 거래로 이어지는 경우는 드물다"고 전했다.
마포구의 다른 중개사도 "지방에 거주하는 다주택자들이 문의는 하지만, 당장 집을 내놓거나 매도할 계획은 없다"며 "양도세 중과 시행 후에도 증여나 보유를 선택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의 언급으로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는 예정대로 시행된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는 2년 미만 단기 보유 주택이나 조정대상지역 내 2주택 이상 소유자가 주택을 양도할 경우, 기본세율(6~45%)에 2주택자는 20%포인트(p), 3주택 이상은 30%p가 가산된다. 여기에 지방소득세 10%까지 포함하면 3주택자의 최고 실효세율은 82.5%에 달한다.
이 같은 세제 부담은 다주택자의 매도 여부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우병탁 신한은행 프리미어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차익 10억 원 기준으로 3주택자는 중과 여부에 따라 세 부담이 2배 이상 차이 난다"며 "일부 다주택자는 세금 부담을 피하기보다 증여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지난해 법원등기정보광장 자료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오피스텔·빌라 등 집합건물의 증여 목적 소유권 이전 등기 신청 건수는 8491건으로, 2024년 6549건 대비 29.7% 증가했다. 다주택자들은 이미 선제적 증여를 통해 세 부담을 일부 회피한 상태다.
용산구 소재 한 공인중개사는 "이곳 집주인들은 이미 증여로 방향을 잡았다"며 "지금 팔아서 얻는 이익보다 장기적으로 가치가 더 오를 것을 기대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현실적인 거래 여건도 다주택자 움직임을 제한하는 요인이다. 서울과 수도권 대부분 지역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돼 계약 허가부터 잔금까지 최소 2~3개월 이상 소요된다. 양도세 중과를 피하려면 가격을 낮춰 '급매'로 처리해야 하지만, 이런 급박한 결정에 나서는 집주인은 많지 않다.
잠실·마포·압구정 등 상급지의 경우, '똘똘한 한 채' 중심으로 매물이 거의 고정돼 있다. 다주택자들은 매도, 보유, 증여 중 유불리를 계산하며 관망하는 분위기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연구소장은 "단기적으로 양도세 때문에 급매물이 나올 가능성은 있지만, 제도 시행까지 시간이 촉박하고 대출 규제 등 현실 제약이 많아 효과는 제한적"이라며 "5월 이후 매물 잠김 현상이 두드러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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