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오현주 기자 = 잠실에서 16년 만에 입주한 대단지 '래미안 아이파크'(2678가구)와 이달 말 입주 예정인 '잠실 르엘'(1865가구)에도 송파구 전세시장은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전통적으로 대단지 입주는 인근 전셋값을 낮추는 '입주장 효과'를 유발하지만, 최근 강남권에서는 이러한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고 있다.
'입주장 효과'란 대단지가 입주할 때 해당 단지와 주변 지역 아파트 전셋값이 하락하는 현상을 뜻한다. 과거에는 대단지 입주 전후로 전세 매물이 늘고 가격이 안정되거나 하락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최근 송파구의 경우,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규제와 전반적인 전세난으로 인해 이러한 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6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다섯째 주 송파구 아파트 전셋값은 전주 대비 0.11% 상승하며, 지난해 1월 둘째 주부터 51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입주 단지의 전세 공급량은 예상보다 많지 않다. '잠실 래미안 아이파크'는 총 2678가구 규모지만, 5일 기준 직방에 나온 전세 매물은 109건에 불과하며, 월세 물량 180건보다 적다. 20일부터 입주할 '잠실 르엘'은 1865가구 가운데 전세 매물이 67건, 월세 84건으로 역시 월세가 더 많은 실정이다.
이 같은 현상은 과거 입주장 효과가 뚜렷했던 시기와 대비된다. 2018년 말 송파구 헬리오시티(9510가구) 입주 당시에는 송파구뿐 아니라 강남권 전세시장이 일시 하락하기도 했다. 2025년 6월 서초구 메이플자이(3307가구) 입주 당시에도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입주 3개월 전부터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최근 입주장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 이유로 '실거주 규제'와 전세대출 제한을 꼽는다. 강남 3구와 용산구는 분양가 상한제로 일반 청약 당첨자는 잔금일로부터 2~3년 내 의무 거주해야 하며, 자금 조달 부담이 적고 실거주 의무가 없는 기존 조합원 위주로 전세 매물이 나와 경쟁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분석이다.
또 6·27 대출 규제로 소유권 이전 조건부 전세대출이 막혔다. 이에 따라 세입자의 대출 자금으로 잔금을 치르는 게 금지됐다. 10·15 부동산 대책 여파로 서울 전역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여 전세물량 공급도 어려워졌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연구소 소장은 "전세 매물 회전이 원활하지 않고 집주인이 직접 거주하는 흐름이 강해져, 대단지 입주에도 전셋값 하락이 나타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송파구 신천동의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최근 강남3구를 포함해 서울 전역에서 전세 매물이 씨가 마르면서 입주장 효과는 옛말이 됐다"고 말했다.
한편 강동구에서도 입주장 실종 현상은 이어졌다. 지난달 670가구 규모 '더샵강동센트럴시티' 입주에도 불구하고 일대 전세값은 오히려 상승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2월 다섯째 주 강동구 아파트 전세가격지수는 지난해 1월 셋째 주 이후 50주째 상승세를 기록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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