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전작권 전환 비틀어 한미 공조 훼방?…'새 핵전략무기' 도발 지속

핵 운반 수단 다변화로 한미 방어망에 혼선 및 '작전 변경' 시도
美 "전환 조건 변화"…韓 "골대 옮기면 영원히 전환 못해" 공조 차질

본문 이미지 -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의 잠수함 전략순항미사일 발사 장면.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의 잠수함 전략순항미사일 발사 장면.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북한이 올 들어 핵 전략무기 개량에 박차를 가하고, 이를 통해 한미의 방어 전략에 혼선을 주면서 '작전 변화'가 불가피한 상황을 조성하고 있다. 이는 한미의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 논의에도 영향을 주고 있는데, 북한이 한미 공조에 균열을 내기 위해 '새 전략'을 가미한 군사력 강화를 지속할 것이라는 관측이 15일 제기된다.

15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북한 미사일총국은 전날 동해에서 2종의 잠수함 발사 전략순항미사일(SLCM)을 시험발사했다.

북한은 통상 핵무기로 개발하는 미사일에 '전략'이라는 단어를 붙인다. 한미는 아직 북한의 순항미사일에 핵탄두 장착이 어려울 것이라고 보고 있지만, 북한은 핵탄두 소형화 기술에 자신감을 보이며 순항미사일도 '전략미사일' 체계에 편입했다.

순항미사일은 크기는 작지만 저고도로 긴 궤적을 그리며 장시간 비행할 수 있어 레이더 탐지가 쉽지 않다는 점에서 주요 타깃에 대한 기습 공격용으로 활용된다. 수중 잠항 시 역시 탐지가 어려운 잠수함에서 이를 발사할 경우 발사 전 원점 타격조차 더 어렵게 된다. 통상적으로 파괴력이 큰 미사일로 분류되진 않지만, 핵탄두가 장착된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지난 2014년쯤부터 해상 무기로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 개발에 집중한 북한은, 일정한 성과를 거둔 뒤엔 잠수함 발사 순항미사일이나 '핵어뢰' 등 기습 타격용 무기 개발에 더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 2023년엔 이 같은 무기체계 장착이 가능하다고 주장하는 전술핵공격잠수함 '김군옥영웅함'을 진수했다. 김군옥함은 이번 순항미사일 발사에 동원된 것으로 추정된다.

최일 잠수함연구소장은 "북한의 수중 미사일 발사 도발은 탄도미사일에서 순항미사일로 전환되고 있다"라며 "잠수함의 핵 공격수단을 대량 파괴용 탄도미사일과 정밀 타격용 순항미사일로 이원화하려는 의도로 볼 수 있다"라고 분석했다.

이러한 변화는 육상에서도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 북한은 올해 대표적인 단거리탄도미사일(SLBM)인 KN-23 계열 미사일을 '다용도'로 개량 중이다.

하나의 탄두에 다량의 자탄이 들어간 집속탄(산포탄)이나 지뢰를 대량 살포하는 '지뢰탄', 폭발 시 적의 전력망을 파괴하는 탄소섬유탄(정전탄) 등의 새로운 공격 수단을 탑재해 수시로 시험발사를 진행 중이다. 이러한 미사일을 전방에 집중 배치한다는 새로운 전략도 노출한 바 있다.

주목할 점은 북한의 이 같은 군사 전략 변화가 한미가 추진 중인 전작권 전환 과정에 계속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한미는 지난 2006년부터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전환'을 추진하면서 한국군의 연합방위 주도 능력과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대응 능력 등을 평가해 왔다. 전작권 전환을 위한 검증은 최초작전운용능력(IOC), 완전운용능력(FOC), 완전임무수행능력(FMC) 3단계로 이뤄지는데, 각 단계별로 '평가 및 검증' 절차를 완료해야 한다. 다만 평가와 검증의 기준은 한미의 연합비밀로 분류돼 있다.

현재 한미는 지난 2022년 FOC의 평가를 마치고, 검증을 진행 중이다. 문제는 북한이 FOC 평가가 끝난 후부터 유독 새로운 핵 투발 수단과 전략을 집중 개발했다는 것이다. 이는 한미가 4년 전에 평가했던 북한의 군사적 위협 수준과 현재의 수준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는 뜻이 된다.

실제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은 1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린 골드국제전략연구소 주최 세미나에서 "조건이 변했고, 우리의 계획을 바꿨기 때문에 새로운 기준이 생겼다"라고 강조했다. 북한의 군사적 위협이 최근 2~3년 사이 크게 고도화한 만큼, 전작권 전환에 필요한 한국군의 역량도 변화한 환경에 맞춰 다시 평가해야 한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이는 표면적으로는 북한의 핵무기 개량과 전술·전략 변화가 미국 측의 전작권 전환 조건 충족 여부를 판단하는 데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미국 측이 이를 근거로 이미 진행된 FOC 평가의 보완이나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취할 경우 전작권 전환 일정에 큰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이미 미국이 올해 진행한 한미 연합연습 '을지 프리덤 실드'(UFS) 등에서 지난해엔 충족됐다고 평가한 일부 평가 항목을 올해는 뒤집었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본문 이미지 - 한국과 미국이 하반기 정례 연합연습 '을지 자유의 방패'(Ulchi Freedom Shield·UFS)를 진행한 지난 8월17일 경기 평택시 팽성읍 주한미군기지 캠프 험프리스에 장비들이 계류되어 있다. 2026.8.17 ⓒ 뉴스1 김영운 기자
한국과 미국이 하반기 정례 연합연습 '을지 자유의 방패'(Ulchi Freedom Shield·UFS)를 진행한 지난 8월17일 경기 평택시 팽성읍 주한미군기지 캠프 험프리스에 장비들이 계류되어 있다. 2026.8.17 ⓒ 뉴스1 김영운 기자

미국 백악관이나 국방부(전쟁부)에서 공식적으로 전작권 전환을 늦춰야 한다는 입장을 표명하진 않았지만, 임기 내 전작권 전환을 국정과제로 추진 중인 정부의 입장에선 이 같은 미국의 기류가 반가울 수 없다.

정부 내에선 대미 투자에 이어 최근 불거진 한미의 정보 협력 불협화음이 전작권 전환 논의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는 우려도 감지된다. 전반적으로 한미 공조 자체가 흔들리는 상황이 장기간 지속되는 것이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러시아에 이어 중국과 밀착하는 북한은 이러한 상황을 '반사이익'으로 여길 것으로 보인다. '적대적 남북 두 국가' 정책을 지속 중인 북한은 한국에는 '상대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미국에는 '핵보유국 인정'을 꾸준히 요구하고 있다. 일종의 '통미봉남'(通美封南)을 추구하는 것으로, 한미 간 밀착과 공조가 느슨해진 상황 자체가 북한에는 정치·군사적 이익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이런 맥락에서 북한은 전작권 전환이 지연되는 듯한 현재 상황을 더 끌어가고, 향후 미국과의 협상을 대비해 몸값을 높이는 차원에서 '새로운 교리'를 개발하고 이를 도발로 과시하는 전략을 강화할 수도 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은 한미동맹의 움직임을 주시하면서 공조를 무력화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이번 잠수함 발사 전략순항미사일 시험발사 역시 한미가 첨단무기를 도입하고 동맹 현대화를 추진하더라도 이를 무용지물로 만들겠다는 의도가 반영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북한의 무기체계 고도화로 한반도의 군사적 환경과 전작권 전환 조건이 계속 달라지는 만큼 미국이 평가 기준을 불가피하게 조정할 수도 있다"라며 "한미 연합전력이 북한의 새로운 위협에 지속적으로 대응해야 하는 상황에서 전작권 전환에도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 커질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yeseu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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