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웨어러블 기기도 개발…TV 속 '스마트밴드' 착용한 주민들

조선중앙TV에 긴 직사각형 스마트밴드 착용한 주민들 등장
'두껍고 투박'…최신 전자제품 관심 반영, 자체 제작한 듯

스마트밴드로 추정되는 기기를 착용한 북한 주민. (조선중앙TV 갈무리)
스마트밴드로 추정되는 기기를 착용한 북한 주민. (조선중앙TV 갈무리)

(서울=뉴스1) 양은하 기자 = 최근 스마트밴드를 착용한 북한 주민들의 모습이 조선중앙TV에 잇달아 포착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조선중앙TV가 평양화장품공장을 조명한 지난 18일 보도에서 스마트밴드로 보이는 손목시계를 착용한 연구원이 등장한다.

시계 스크린은 손목 전부를 가로지를 만큼의 긴 직사각형 형태로, 국내 웨어러블 제품과 비교해 상당히 두껍고 투박하다는 인상을 준다.

화면 전원이 꺼져있어 정확한 기능은 확인이 불가능하지만 형태로 보아 복잡한 기능을 가진 스마트워치가 아닌 보다 단순한 스마트밴드일 것으로 추측된다.

이같은 스마트기기를 착용한 주민들의 모습은 조선중앙TV에 종종 등장하고 있다. 지난 20일에도 김일성종합대학 관계자들이 회의하는 장면에서 똑같은 모양의 기기를 착용한 남성이 포착됐다.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 웨어러블 기기 착용이 점차 늘고 있는 것으로 추측되는 대목이다.

스마트밴드로 추정되는 기기를 착용한 북한 주민. (조선중앙TV 갈무리)
스마트밴드로 추정되는 기기를 착용한 북한 주민. (조선중앙TV 갈무리)

북한은 그간 아리랑, 진달래 등 여러 종류의 자체 스마트폰을 출시해 왔는데 스마트폰 제조사가 웨어러블 기기를 공식적으로 내놓은 적은 아직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해 8월 리명수체육단이 심박수와 혈압을 측정할 수 있는 '다기능원격측정기'를 자체 연구개발해 체육 훈련에 도입했다고 보도한 바 있지만 당시 소개된 기기는 단순 측정 기능에 충실한 초보적 수준의 제품이었다.

TV 화면에서 이번 기기의 제품명이나 회사명을 추측할 수 있는 로고는 식별되지 않았다. 중국에서 들여온 제품일 가능성도 있지만 외형만 놓고 봤을 때 자체 제작했을 수도 있어 보인다.

북한 내부에서는 코로나19 이전부터 샤오미 등 중국산 스마트밴드가 인기를 끌기도 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중국산은 북한산 스마트폰에 연결할 수 없어 기능이 제한되기 때문에 북한도 웨어러블 기기 자체 제작 필요성이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에선 최신 스마트폰 '삼태성8'이 조선중앙TV를 통해 공개돼 주목을 받기도 했다. 뒷면 카메라 2개, 앞면 카메라 1개를 장착한 이 스마트폰은 기존 북한의 것과 비교해 상당히 세련된 디자인으로 눈길을 끌었다.

첨단기술에 대한 주민들의 높은 관심을 반영해 북한 역시 스마트폰과 웨어러블 기기 등 최신 전자제품 개발에 주력하고 있는 모습이다.

북한에서 인터넷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는 없지만 '과학기술' 중시 기조 아래 나름 첨단기기 개발과 보급을 확대하면서 세계 발전 추세에 발맞추려는 것으로도 보인다.

지난 13일에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8형' 시험발사 현장에서 김정은 총비서가 폴더블 스마트폰으로 추정되는 물건을 소지한 모습이 공개되기도 했다.

리명수체육단이 지난해 개발한 다기능원격측정기. 심박수와 혈압 등을 측정할 수 있다. (조선의오늘 갈무리)
리명수체육단이 지난해 개발한 다기능원격측정기. 심박수와 혈압 등을 측정할 수 있다. (조선의오늘 갈무리)

yeh2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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