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도 폭염도 물렀거라" 광주 고려인마을서 봉오동 전투 재현 광복절 행사

지자체 지원 없이 십시일반 물총축제
호남대 인문도시지원사업단 지역 명소 만들기 적극 협조

제78주년 광복절인 15일 오전 광주광역시 광산구 월곡동 고려인마을에서 고려인동포와 시민, 학생 등 50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우리 민족의 독립 전쟁사에 빛나는 승리를 거둔 봉오동 전투 재현 행사가 진행되고 있다. 2023.8.15/뉴스1 ⓒ News1 김태성 기자
제78주년 광복절인 15일 오전 광주광역시 광산구 월곡동 고려인마을에서 고려인동포와 시민, 학생 등 50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우리 민족의 독립 전쟁사에 빛나는 승리를 거둔 봉오동 전투 재현 행사가 진행되고 있다. 2023.8.15/뉴스1 ⓒ News1 김태성 기자

(광주=뉴스1) 서충섭 기자 = "대한독립만세. 코리아 우라(만세)"

제78회 광복절을 맞은 15일 오전 광주 광산구 월곡동. 중앙아시아로부터 새로운 삶을 찾아 광주로 온 7000여명의 고려인들이 거주하는 이곳에서 다소 이색적인 광복절 행사가 펼쳐졌다.

광주 고려인마을과 호남대학교 인문도시지원사업단은 이날 고려인마을 일대에서 봉오동 전투 재현 행사를 가졌다.

이날 한낮 온도가 30도 넘게 치솟는 폭염 속에서 500여명의 참가자들은 태극기를 상징하는 푸른색과 붉은색 비옷을 입고 한 손에는 장총 대신 물총을, 다른 손에는 태극기 우산을 저마다 들었다.

행렬의 선두에는 봉오동 전투의 주역인 홍범도 장군 역을 맡은 뮤지컬 배우 권성구씨(34)가 앞장서 독려했다. 홍범도 장군처럼 수염을 굵게 기른 권씨는 잇따라 "나갑시다, 대한독립만세"를 외치며 독려했다.

웅장한 독립군가 음향에 맞춰 월곡동 골목을 행진한 이들은 검은 비옷을 입은 일본군과 맞닥뜨렸다.

이윽고 양측의 치열한 물총 전투가 펼쳐지고 독립군 행렬은 태극기 우산으로 물세례를 막으며 전진했다.

참가자들은 곳곳에서 고압분사기로 쏟아지는 시원한 물줄기를 맞으며 한여름의 더위를 식혔다.

일본군의 저지를 뚫고 홍범도 기념공원에 도착한 행렬은 두 개의 박을 물총세례로 집중 공격했다. 활짝 열린 박에서는 '대한독립만세', '광복의 완성'이라고 적힌 현수막이 펼쳐졌다.

이후 참가자들은 홍범도 장군 흉상 앞에 모여 '대한독립만세'를 외치고 장군의 영전에 헌화하고 추모했다.

이처럼 이날 행사는 지자체나 정치인의 참여나 지원 없이 오롯이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호남대학교의 지원으로 이색적인 광경을 만들어냈다.

2017년 러시아에서 고려인마을로 온 이 니키타군(18)은 "날씨가 덥지만 물놀이처럼 행사가 마련돼 친구들과 즐겁게 참여했다"며 "광복절이 어떤 날인지 더 잘 알게 됐다"고 말했다.

홍범도 장군 역할을 맡은 뮤지컬배우 권성구씨는 "이번 행사를 계기로 봉오동 전투에 관심을 갖게 됐다"면서 "우리 모두 잘 알고 있어야 하는 역사적 사건인데 소홀했던 것 같다. 고려인들과 더불어 우리 모두가 한민족이라는 사실을 잊지 않고 역사를 기억해 나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제78주년 광복절인 15일 오전 광주광역시 광산구 월곡동 고려인마을에서 고려인동포들과 시민, 학생 등 50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봉오동 전투 재현 행사가 진행되고 있다.2023.8.15/뉴스1 ⓒ News1 서충섭 기자
제78주년 광복절인 15일 오전 광주광역시 광산구 월곡동 고려인마을에서 고려인동포들과 시민, 학생 등 50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봉오동 전투 재현 행사가 진행되고 있다.2023.8.15/뉴스1 ⓒ News1 서충섭 기자

고려인마을과 호남대 인문도시지원사업단은 지난 3월 3·1만세운동 퍼포먼스를 고려인마을에서 진행한 이후 고려인마을의 역사와 문화를 관광브랜드화하는 활동을 전개해오고 있다.

이날 봉오동 전투 재현 행사를 위해 고려인마을과 호남대가 물총과 우비, 고압분사기 등 장비 일체를 1개월 전부터 해외구매하며 준비해왔다.

수백만원이 소요된 이번 행사를 지자체 예산 지원 없이 치러내면서 향후 고려인마을을 대표하는 문화행사로 확장해 간다는 구상이다.

신조야 고려인마을 대표는 "고려인들 뿐만 아니라 우크라이나 난민들도 참여해 무더위를 시원하게 날리는 마을 축제를 성공적으로 치러 너무 기쁘다"면서 "고려인마을을 찾는 관광객들도 늘어나고 한국을 찾은 고려인들도 안정적으로 생활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호남대 인문도시지원사업단과 지역혁신리빙랩 사업을 총괄하는 최영화 호남대 교수는 "고려인마을은 고려인 선조들의 역사와 문화를 간직한 국내 유일의 마을공동체"라며 "지역사회 구성원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해 올해 처음 만들어낸 지역 축제를 내년에는 더욱 확장해 외부인들도 적극 참여할 수 있는 지역 명소로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광복절 제78주년을 맞아 15일 오전 광주광역시 광산구 월곡동 고려인마을에서는 고려인동포와 시민, 학생 등 500여명이 참여해 우리 민족의 독립 전쟁사에 빛나는 승리를 거둔 봉오동 전투를 재현하고 대한독립만세를 외쳤다. 2023.8.15/뉴스1 ⓒ News1 김태성 기자
광복절 제78주년을 맞아 15일 오전 광주광역시 광산구 월곡동 고려인마을에서는 고려인동포와 시민, 학생 등 500여명이 참여해 우리 민족의 독립 전쟁사에 빛나는 승리를 거둔 봉오동 전투를 재현하고 대한독립만세를 외쳤다. 2023.8.15/뉴스1 ⓒ News1 김태성 기자

봉오동 전투는 1920년 6월 홍범도 장군 등이 이끈 독립군 연합부대 1300명이 중국 지린성 봉오동에서 추격해온 일본군 500여명과 싸워 격퇴한 전투다.

중화기로 무장한 일본군에 맞서 매복공격을 감행하면서 일본군은 전사자 157명과 300여명의 부상자를 냈다. 독립군은 4명이 전사하고 2명이 다쳤다.

zorba8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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