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정수영 기자 = '바다의 경주'로 불리는 충남 태안 마도 앞바다에서 800여 년 전 침몰한 고려 난파선 '마도5호선'의 실체가 확인됐다.
국가유산청 국립해양유산연구소는 태안 마도해역 수중 발굴조사를 통해 지난해 매장 가능성을 확인한 고려시대 난파선 '마도5호선'의 실체를 밝혀냈다고 4일 밝혔다. 2025년 청자 다발과 선체 조각 등 매장 징후를 포착한 뒤 본격적인 수중 발굴에 착수한 지 1년여 만의 성과다.
이번 조사에서는 닻돌, 원통목, 밧줄 등 핵심 선체 부속품과 함께 화물로 선적된 볏섬, 선상 생활용품인 청동호 등 총 53점의 유물이 출수됐다. 이 중 배의 성격을 밝히는 결정적 열쇠는 화물 내역이 묵서로 적힌 25점의 목간이었다.

목간에는 화물 수집 연월인 '정묘년'(丁卯年), '정묘 12월'(丁卯十二月)이 또렷이 기록돼 있었다. 출수된 청자의 양식과 유기물 방사성탄소연대 측정치(12세기 중반~13세기 전반)를 교차 검증한 결과, 정묘년은 1207년으로 특정됐다.
목간에 기록된 화물 발송지는 영암군(靈巖郡·현 영암읍 일대)과 안로현(安老縣·현 영암군 금정면 일대), 목적지는 고려 수도 개경이다. 이를 통해 마도5호선이 전라도 서남부 지역에서 화물을 싣고 개경으로 향했음을 알 수 있다.
연구소에 따르면, 마도5호선은 2009년 발굴된 마도1호선과 운항 시기와 화물 발송지 등에서 유사한 특징을 보인다. 마도1호선 역시 1207년 영암·해남·나주·장흥 등 전라 서남부에서 공물을 수거해 1208년 개경으로 향하다 침몰한 배다.
특히 마도5호선에서 나온 안로현 목간(5-20번)과 마도 1호선의 안로현 목산(1-34번)은 수취인이 개경의 송득덕으로 같을 뿐 아니라, 글씨체와 내용까지 거의 같아 동일인이 작성한 것으로 추정된다.
연구소 관계자는 "마도1호선과 5호선은 모두 1208년(희종 4년) 봄 전라도 서남부 지역의 화물을 나눠 싣고 개경으로 향하던 같은 선단의 선박"이라며 "태안 마도해역에서 악천후를 만나 함께 침몰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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