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정수영 기자 = 가야 시대의 문화를 보여주는 '함안 말이산 8호분'에서 출토된 말 갑옷이 쇠 화살을 튕겨낼 정도의 방어 성능을 갖춘 것으로 확인됐다.
5일 국립가야문화유산연구소(연구소)는 공식 유튜브를 통해 '함안 말이산 8호분' 출토 말 갑옷 재현품 타격 실험 결과를 공개했다. 이번 실험은 연구소가 지난 1994년 실시한 '함안 말이산 8호분' 발굴조사에서 출토된 말 갑옷 재현품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고대 가야의 기마 병기 연구와 복원 과정을 과학적으로 검증하기 위해 마련됐다.
연구소는 2004년까지 1차 보존처리를 완료한 뒤 2020년부터 말 갑옷에 대한 2차 보존처리와 함께 과학적 분석을 실시했다. 그 과정에서 갑옷 부위별 탄소 함량의 차이가 확인됐다. 말의 몸통을 가리는 신갑은 탄소 함량이 매우 낮았던 반면, 목과 가슴을 보호하는 경·흉갑은 상대적으로 높은 탄소 함량을 보였다.
이번 타격 실험은 각 갑옷 재현품에 쇠 화살을 타격해 탄소 함량과 실제 방어 성능의 연관성을 확인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실험 결과, 탄소 함량 0.2%로 제작된 신갑은 충격에 취약해 화살 타격에 의해 쉽게 관통됐으나, 상대적으로 높은 0.8%의 탄소 함량으로 제작된 경·흉갑은 강도와 경도가 확보돼 관통되지 않고 충격을 효과적으로 흡수하여 방어에 성공했다.
또한 신갑은 관통됐지만, 여러 개의 철판을 이어 붙인 찰갑의 구조적 특성 때문에 2~4겹이 겹친 부분에서는 말의 몸체까지 손상이 전달되지 않았다. 가죽 부분이 끊어지더라도 갑옷 전체가 쉽게 파손되지 않으며, 추후 보수도 가능한 수준임을 확인하였다. 이는 가야 갑옷이 단순한 철판 보호구가 아니라, 겹겹의 방어층을 형성하여 실전에서 충분한 방어 기능을 발휘했음을 보여준다.
연구소 관계자는 "이번 실험은 가야의 철기 제작 기술과 병기 운용 방식을 과학적으로 규명하는 중요한 단서를 제공했다"며 "특히 고대 가야의 금속 가공 기술이 상당히 발전된 수준이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이번 타격 실험의 전 과정은 국립문화유산연구원 유튜브를 통해 공개된다. 말 갑옷 재현품의 제작 과정을 담은 별도의 영상도 향후 공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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