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밸류체인]④'AI 3강' 올리고도 다시 짠다…독파모 1년반만에 재설계

글로벌 3강 목표 달성했지만 유효 기간 임박한 독파모
독파모는 사용성·활용성 강화…'모두의 AI'로 서비스 확산

편집자주 ...AI 모델을 '우리 것'으로 만드는 것만으로 AI 주권을 확보할 수 있는 시대는 지나가고 있다. <뉴스1>은 미토스 사태 이후 급변한 글로벌 AI 패권 경쟁을 짚고, 한국이 AI를 빌려 쓰는 국가에서 글로벌 AI 밸류체인의 핵심 국가로 올라설 수 있을지 살펴본다.

본문 이미지 -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지난해 12월 30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39;독자 AI파운데이션 프로젝트&#39; 발표회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2025.12.30 ⓒ 뉴스1 구윤성 기자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지난해 12월 30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독자 AI파운데이션 프로젝트' 발표회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2025.12.30 ⓒ 뉴스1 구윤성 기자

불과 이틀 간격으로 나온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의 발언이다. 독자 인공지능(AI) 모델의 전략적 가치는 더 커졌지만, 현재 정부 차원에서 추진하고 있는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독파모) 개발 방식은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미토스 수출 통제' 사태 이후 외산 모델이 차단되더라도 사용할 수 있는 독자 AI 기술은 국가 전략 자산으로서 중요성이 더욱 커졌다. 반면 기업 간 경쟁을 통해 GPU를 나눠 지원하고 단계적으로 국가대표 모델을 뽑는 현재 방식으로는 빠르게 발전하는 글로벌 최상위 AI를 따라잡기 어렵다는 문제도 드러났다.

정부는 이에 따라 최상위(프론티어) 모델 경쟁은 내년부터 별도의 '프론티어 AI' 프로젝트로 강화하고, 독파모를 통해 확보한 기술은 산업과 국민이 실제 사용하는 서비스로 확산하는 '투트랙' 전략으로 방향을 틀고 있다.

지난해 이재명 정부의 국정과제로 시작된 독파모 프로젝트는 외산 AI 의존도를 낮추고 기술 주권을 확보하기 위한 '소버린 AI' 구현을 목표로 마련됐다. 현재 79개 기업·대학과 1000명이 넘는 AI 인재가 참여하고 있다.

독파모가 국내 AI 생태계의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데 기여했다는 외부 평가도 나왔다.

최근 글로벌 AI 평가 전문기관 아티피셜애널리시스는 "한국은 미국과 중국에 이어 글로벌 AI 경쟁에서 다시 한번 명확한 3위를 차지했다"며 "한국 AI 생태계의 깊이와 활력은 강력한 인재, 공공 투자, 한국의 독파모 프로젝트가 창출한 인센티브에 의해 뒷받침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후 한국의 AI 분야 세계 3위를 기념하는 인증서를 과기정통부에 전달했다.

그러나 미국·중국의 최상위 AI와 성능 격차를 좁히는 데는 현재 방식으론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신진우 한국과학기술원(KAIST) 김재철AI대학원 및 전기·전자공학부 석좌교수는 "독파모는 한국이 글로벌 AI 3강으로 가는 데 의미 있는 역할을 했지만, 중국·미국과 격차는 계속 벌어지고 있다"며 "이를 좁히려면 다른 전략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이성엽 고려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도 "우리 AI 모델이 전 세계 3등 수준으로 올라왔음에도 불구하고 미국과 중국 모델에 미치지 못해 어떻게 모델 성능을 끌어올릴지가 중요하다"며 "독파모를 넘어 GPU와 데이터, 인재를 집중시켜 단일한 거버넌스로 가는 게 관건"이라고 말했다.

본문 이미지 - 글로벌 AI 평가 전문기관 아티피셜 애널리시스가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를 통해 한국이 AI 분야 세계 3위를 달성한 것을 기념해 전달한 인증서 모습. &#40;과기정통부 제공&#41;
글로벌 AI 평가 전문기관 아티피셜 애널리시스가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를 통해 한국이 AI 분야 세계 3위를 달성한 것을 기념해 전달한 인증서 모습. (과기정통부 제공)

독파모는 기업 간 경쟁을 통해 고성능 GPU 자원을 단계적으로 몰아서 지원하는 방식으로 설계됐다.

하지만 이 같은 방식으로는 최종 1팀이 선정되기까지 시간이 걸리는 데다 초기에는 GPU가 여러 기업에 분산돼 급변하는 프론티어 AI 경쟁을 따라잡기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기업 간 경쟁 방식이라는 특성상 평가 때마다 논란도 이어졌다.

배 부총리는 최근 여러 차례 독파모 방식에 대한 근본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며 프론티어 AI 모델을 확보하기 위한 새로운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하정우 국가AI전략위원회 부위원장도 취임 기자간담회에서 "우리가 독파모 사업을 시작한 목적에 맞게 잘 진행하고 있는지, 앞으로 독파모의 방향성이 여전히 유효한지 다시 고민해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정부는 내년부터 글로벌 최상위 모델을 겨냥한 프론티어 AI 프로젝트를 별도로 가동한다. 이를 위해 내년에 5조 5937억 원의 예산을 투입할 계획이다. 기존 독파모 프로젝트는 내년 초까지 진행되는 3차 평가 이후 프론티어 AI 모델 프로젝트에 편입되는 방식으로 개편될 전망이다.

정부는 특수목적법인(SPC)을 세워 여러 기업이 공동으로 프론티어 AI 개발에 나서는 방식과 특정 기업이 프로젝트를 주도하는 방식 등 여러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SPC 등 지금 얘기가 나오는 여러 방안을 열어 놓고 보고 있다"며 "곧 세부안을 마련해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본문 이미지 -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과 참석자들이 4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39;모두의 AI 프로젝트&#39; 사업자 간담회에서 기념촬영응 하고 있다. 이날 참석자들은 모두의 AI 경쟁력 확보 전략 등을 논의했다. 2026.9.4 ⓒ 뉴스1 김명섭 기자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과 참석자들이 4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모두의 AI 프로젝트' 사업자 간담회에서 기념촬영응 하고 있다. 이날 참석자들은 모두의 AI 경쟁력 확보 전략 등을 논의했다. 2026.9.4 ⓒ 뉴스1 김명섭 기자

프론티어 AI가 최상위 모델과의 성능 격차를 좁히기 위한 축이라면, 독파모의 또 다른 축은 확보한 기술을 실제 산업과 서비스로 확산하는 것이다.

과기정통부는 독파모 2차 단계 평가에서 모델 성능뿐 아니라 사용성과 활용성을 주요 평가 지표로 강조했다.

배 부총리도 최근 "독파모도 지표·숫자 경쟁보다 실질적인 성과를 내면서 산업과 생활 속에서 모델을 잘 쓸 수 있게 활용을 확산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같은 방향을 보여주는 사업이 독파모와 연계한 '모두의 AI'다. 독파모 참여 기업이 개발한 모델을 실제 서비스에 적용해 국민의 AI 접근성을 높이는 동시에 국내 AI 서비스 생태계를 키우겠다는 취지다.

카카오·SK텔레콤·KT 등 3개 컨소시엄이 사업을 추진 중이다. 독자 AI 모델을 활용해 범용 AI 챗봇을 비롯해 공공 AI 에이전트와 특화 AI 에이전트를 제공할 예정이다. 정부는 9월 말 베타서비스를 시작하고 12월 중 본 서비스를 출시할 계획이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모델 성능 경쟁력이 많이 올라왔고, 이제는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도록 더 신경 써야 하는 부분이 있다"며 "모델 경쟁력을 바탕으로 서비스 생태계를 만들어 나간다는 차원에서 모두의 AI를 가동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AI 기술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고 서비스 생태계를 만들어 가는 것, 많은 이용자가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만들어진 데이터를 다시 AI 학습에 활용하는 선순환 체계를 만드는 게 모두의 AI의 주요 목표"라고 강조했다.

독파모로 독자 모델 개발 역량을 확보하는 데서 한발 더 나아가 최상위 모델은 별도의 프론티어 AI 프로젝트로 추격하고, 확보한 기술은 산업과 서비스로 확산하는 방향으로 정부의 모델 전략이 재편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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