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유수연 기자 = 거대언어모델(LLM) 성능 경쟁이 이어지는 가운데 비용과 연산 부담을 줄인 경량언어모델(SLM) 경쟁도 본격화하고 있다.
특정 작업에 필요한 성능을 확보하면서 비용과 연산량을 낮출 수 있다는 장점에 글로벌 빅테크는 물론 국내 AI 기업들도 잇따라 경량 모델 개발과 공개에 나서고 있다.
4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경량언어모델은 거대언어모델보다 적은 수의 매개변수(파라미터)를 가진 AI 모델로, 반복적이고 목적이 명확한 작업을 효율적으로 처리하는 데 강점이 있다.
거대 모델보다 범용성은 다소 떨어질 수 있지만 연산 속도가 빠르고 추론 비용이 낮다. 온디바이스 AI 구현에 폭넓게 활용되는 동시에 AI 에이전트나 특정 목적의 AI 서비스에도 적용되고 있다.
AI 서비스 이용이 늘면서 추론 비용과 GPU 운영 부담이 커지자 모든 작업을 거대 모델이 처리하기보다 단말기나 소형 모델이 처리할 수 있는 작업은 경량 모델에 맡기는 방식이 확산할 것으로 전망된다.
스스로 판단하고 계획을 세워 필요한 작업을 수행하는 에이전틱 AI 확산도 경량 모델 수요를 키우고 있다.
엔비디아 리서치는 지난해 발표한 논문에서 "에이전틱 AI 시스템의 부상은 언어모델이 소수의 특화된 작업을 반복적으로 수행하는 사례를 만들어내고 있다"며 "경량언어모델은 에이전틱 AI 시스템의 많은 호출에서 충분한 성능을 제공하면서 비용 측면에서도 더 경제적"이라고 분석했다.
AI 경쟁이 '누가 더 큰 모델을 만드느냐'에서 '어떤 환경에서 가장 효율적으로 AI를 구현하느냐'로 확장되면서 빅테크들도 경량 모델 생태계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구글은 개방형 모델 '젬마(Gemma)' 시리즈를 공개해 개발자 생태계를 확대하고 있다. 일부 모델은 온디바이스 환경에서도 활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메타 역시 '라마(Llama)'의 경량 모델을 선보이며 온디바이스와 플랫폼 서비스에서 활용 범위를 넓히고 있다.
온디바이스 AI 전략에 무게를 둔 애플은 기기에서 직접 구동되는 경량 모델 개발을 강화했다. 복잡한 작업은 자체 프라이빗 클라우드 컴퓨트에서 처리하고, 가능한 작업은 기기 내부에서 수행하는 구조를 통해 개인정보 보호와 응답 속도를 함께 높이고 있다.
국내 기업들도 경량 모델 경쟁력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카카오(035720)는 최근 허깅페이스에 자체 개발 AI 모델 '카나나' SLM 시리즈 △Kanana-2-1.3B-base △Kanana-2-1.3B-instruct △Kanana-2-3B-base △Kanana-2-3B-instruct 등 4종을 공개했다.
카카오는 해당 모델이 비슷한 규모의 최신 공개 모델과 비교해 한국어와 영어, 지식, 수학, 코드 등 주요 벤치마크에서 경쟁력 있는 성능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네이버(035420)는 AI탭 서비스에 분업형 SLM 구조를 적용해 검색과 쇼핑, 플레이스 등 기능별로 모델이 역할을 나누도록 했다. 이를 통해 운영 비용은 기존 대비 3분의 1 수준으로 줄이고 응답 속도는 2배 이상 높였다고 밝혔다.
또 하이퍼클로바X 시드 계열을 비롯한 경량 모델을 공개했으며, 최근에는 국방 특화 경량 옴니모달 모델 '하이퍼클로바X 시드 4B'도 선보였다.
업계는 앞으로 거대 모델과 경량 모델이 경쟁하기보다 서로 역할을 나눠 활용하는 방향으로 발전할 것으로 보고 있다.
복잡한 추론과 범용 작업은 거대 모델이 담당하고, 빠른 응답과 비용 효율성이 중요한 작업은 경량 모델이 처리하는 방식이다. 이에 따라 AI 경쟁도 단순히 더 큰 모델을 만드는 데서 나아가 거대 모델과 경량 모델을 목적에 맞게 조합하고 운영하는 방향으로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거대 모델과 별도로 온디바이스에서 구동되는 경량 모델을 확보하는 것도 중요한 경쟁력이 되고 있다"며 "앞으로는 어떤 모델을 보유했느냐보다 어떤 작업에 어떤 모델을 배치해 효율적으로 운영하느냐가 서비스 경쟁력을 좌우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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