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김민석 기자 = 한국의 피지컬 AI(Physical AI) 석학들은 "골든타임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입을 모았다.
세계화 물결 이후 제조업이 붕괴한 미국은 피지컬 AI의 핵심인 '고품질 실물 데이터'(Real-world Data) 확보가 여의찮고, 중국은 미국의 반도체 제재로 차세대 인프라를 원하는 속도로 키우지 못하고 있다.
오늘날 세계 정세가 전례 없는 속도로 급변하고 있어 한국이 AI 강국으로 올라설 '기회의 시간'은 짧을지도 모른다. 국내 전문가 5인에게 성공 전략을 물었다.

권인소 카이스트 교수(로보틱스·피지컬AI 석학)는 '추격자' 전략 대신 로봇용 반도체 원천 기술 확보를 통한 '선도자' 전략을 주문했다.
권 교수는 "미국·중국을 따라가면서 '우리도 실험실에서 이 정도는 한다'는 식으론 승산이 없다"며 "한국 메모리 반도체의 강점을 살려 트랜스포머 기반의 로봇 특화 AI 가속기(NPU)를 먼저 개발하고 이를 글로벌 표준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권 교수는 "로봇용 반도체 시스템을 한국이 주도하면 현재의 고대역폭메모리(HBM) 구도처럼 피지컬 AI 글로벌 공급망과 원천 기술 내에서 주요 포인트를 가지게 될 것"이라며 "제조 현장의 다양한 실물 데이터를 수집·통합하고 이를 처리할 수 있는 특화 칩을 개발해 현장에 직접 적용하고 이를 통해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전 세계 피지컬 AI에 'K-반도체'를 탑재해 '플랫폼 록인'(Lock-in) 효과를 노려야 한다는 설명이다.

데이터 파이프라인 구축도 중요하다. 정현준 한국로봇융합연구원 인공지능로봇연구본부 본부장은 "미국과 분업 구조를 지속하려면 한국의 AI SW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꼭 필요한 부문만 규제하는 네거티브 규제를 고려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유태준 한국피지컬AI 협회장(마음AI 대표)은 '피지컬 AI의 본질은 데이터'라며 피지컬 AI 데이터 팩토리를 서둘러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 협회장은 "가상 환경(시뮬레이터) 데이터를 모아 1차 학습을 하고 실증 단지에서 테스트한 리얼 데이터를 수집해 다시 학습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배희정 케이엠에스랩 대표(카이스트 미래전략 AI·빅데이터 파트 담당)는 현실적인 SW 강화 전략을 제시했다.
배 대표는 "한국의 산업·제조 현장에 적합한 '소버린 AI' 기반 AI 에이전트 서비스 모델을 개발·적용한 후 글로벌로 확산하는 전략이 가장 성공 가능성이 높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한국이 가진 제조 산업 데이터는 '원석'과 같다"며 "이를 반도체·통신 인프라와 결합해 표준화한 'AI 학습용 데이터 패키지'로 깎아 낼 수만 있다면, 한국은 피지컬AI로 경제 영토를 확장하는 제2의 기적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오 한국로봇산업협회장은 "피지컬 AI는 한국 경제가 저성장을 뚫고 제 2의 한강의 기적을 이룰 마지막 기회"라며 "한국이 머뭇거리는 사이 테슬라·엔비디아 등 빅테크와 중국 기업들은 이미 제조 데이터 확보 전쟁에 돌입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단순 기술 혁신은 자본력을 앞세운 중국이 더 빠를 수 있다"며 "한국은 기술·문화·제도를 융합한 '딥테크'(Deep Tech)로 승부를 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권인소 교수는 "정부는 연구비를 과감히 지원하고 카이스트를 중심으로 산·학·연이 모여 모델·데이터·산업 응용까지 협력하는 통합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며 "지금 제조업·반도체·통신 기반을 활용하지 않으면 후회한다. 3년 이내에 글로벌 시장 주도권을 가져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ideaed@news1.kr
편집자주 ...피지컬 AI. 인공지능 로봇을 포함해 움직이는 AI를 뜻한다. 정교하게 설계된 피지컬 AI가 산업·생활 전반에 투입돼 경제 고속도로 역할을 한다. 자동화 공장부터 신약개발, 건설 등 활용범위에 한계가 없다. 경부 고속도로가 한강의 기적을 일궜듯 일하는 AI는 인구절벽·생산성 저하의 악순환 고리를 끊어낼 유력한 해법이다. 제조업(몸체)·반도체(두뇌)·통신(신경망) 삼박자를 갖춘 우리나라가 '한강의 기적2.0' 성공 공식을 어떻게 써내려가야 할지 살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