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속과학]약지가 검지보다 길면 바람둥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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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최소망 기자 = "너는 약지 손가락이 검지 손가락보다 긴 것을 보니 바람둥이구나!"

집게 손가락(검지)과 네번째 손가락(약지) 길이만으로 개인의 건강은 물론 성향까지 파악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한때 유행처럼 쏟아졌다. 일상생활에서도 '손금' 보듯 손가락 길이를 비교하는 게 인기였다.

대표적인 '손가락 연구자'는 존 매닝 전 영국 센트럴랭커셔대학교 심리학과 교수다. 존 매닝 교수는 1998년 태아 때 호르몬의 노출 정도를 중심으로 약지가 잘 발달된 사람은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에, 검지가 잘 발달된 사람은 여성 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의 영향을 보다 많이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호르몬 영향이 개인 성향은 물론 건강 상태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주장이다.

약지가 길수록 남성호르몬이 많고 검지가 길수록 여성호르몬이 많아 검지보다 약지가 길면 일반적으로 공간지각능력, 운동능력이 높아지고 약지보다 검지가 길수록 일반적으로 공감능력 등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존 매닝 교수는 약지보다 검지가 긴 여성은 젊은 시절 유방암에 걸릴 확률이 높고, 약지가 짧은 남성은 심장마비에 걸릴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캐나다 앨버타대학교 연구진은 검지가 짧은 남성일수록 물리적인 공격 성향이 높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또 검지와 약지 비율을 나타내는 수가 작을수록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손가락 비율에 대한 연구는 여전히 속속 나오고 있으며 올해 상반기만 해도 약 20여건이 발표된 것으로 알려진다.

그러나 과학계 일각에서는 손가락 연구가 단순 비율과 통계에 의존한 연구이기 때문에 검증이 어려워 과학적 근거나 설명이 부족하다고 주장한다.

우선 검지와 약지의 길이 차이가 개인별보다 인족, 민족에 따라 차이가 있어 연구 결과의 신빙성이 낮다는 점이 지적된다.

또 손가락 길이 측정을 오른손으로 하는 경우가 많은데 왜 오른손이 기준인지에 대한 과학적 설명도 부족하다. 검지와 약지 길이 차이가 보통 수 밀리미터(mm) 수준이기 때문에 어디를 기준으로 재는지에 따라 약간의 차이가 존재하는 것도 문제다.

과학적으로 이론이 있는 신체 관련 연구 결과는 사람에 대한 차별로 악용될 우려도 있다. 실제로 두개골의 모양에 따라 개인 성향, 지적능력 등을 추정하는 '골상학'(phrenology)은 한때 인종차별에 악용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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