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근욱 기자 = 엔씨소프트의 '야심작'이라 불리는 신작 모바일 게임 '리니지W'가 다소 불안한 첫발을 내디뎠다. 신작에 대한 불확실성이 반영되면서 엔씨소프트 주가가 약 10% 하락했기 때문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들은 아직 리니지W의 '성패'를 논하긴 이르다고 말한다. 엔씨소프트가 지난 2017년 '리니지M', 2019년 '리니지2M'을 출시할 당시에도 이같은 주가 하락 현상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하지만 두 게임은 수년째 앱마켓 매출 순위 최상위권을 유지하면서 엔씨소프트의 매출을 견인하고 있다.
구체적인 '성과'를 확인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매출을 가늠할 수 있는 구글플레이 순위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애플 앱스토어 매출 순위는 대만에서 1위, 한국에서 1위를 기록하면서 긍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 엔씨 '야심작' 리니지W…불안한 출발
엔씨소프트의 하반기 야심작 '리니지W'가 출시됐다. 연간 수차례씩 진행되는 신작 출시지만, 리니지W가 갖는 의미는 남다르다. 엔씨소프트가 올해 출시한 주요 게임들이 모두 기대에 못 미치는 모습을 보이면서 위기에 빠진 엔씨소프트를 구해야할 '사명'을 떠안고 있어서다.
엔씨소프트의 기대와 달리 리니지W는 출발부터 다소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4일 0시 게임을 출시한 이후 지속적으로 '서버 불안정' 현상을 겪었다. 게임이 급작스럽게 종료되거나, 게임 속에 '몬스터'가 등장하지 않아 이용자들이 게임을 즐기지 못했다. 결국 엔씨소프트는 4일 오전 9시부터 11시까지 임시점검을 진행했다.
엔씨소프트의 주가도 하락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엔씨소프트 주가는 전일 대비 6만2000원(9.44%) 하락한 59만5000원으로 거래를 마치며 약 보름만에 60만원선 아래로 밀렸다. "기존의 리니지와 다를 게 없다"는 이용자들의 실망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 주가 하락은 리니지M·2M 때도…게임업계 "성패 지켜봐야"
하지만 게임업계는 그간 엔씨소프트의 리니지 시리즈가 보여온 이른바 '신작의 저주' 현상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한다.
사실 '리니지 시리즈' 출시 전후 엔씨소프트의 주가가 급락하는 일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7년 6월 21일 출시된 '리니지M'의 경우, 출시 직전 엔씨소프트의 주가는 40만 7500원에서 36만1000원으로 11% 하락했었다.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 2019년 11월 27일 '리니지2M' 출시 당시, 55만1000원을 유지하고 있던 엔씨소프트의 주가는 출시 이후 5일간 48만5000원까지 11% 가량 하락했다.
당시 주가 하락 역시 "PC 리니지가 모바일에 옮겨왔을 뿐 게임의 발전을 느끼지 못했다"는 이용자들의 아쉬움에 따른 것이었다. 하지만 이와 같은 주가 하락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리니지M'은 연매출 8297억, '리니지2M'은 8496억원을 기록하면서 현재까지 한국 모바일 게임 매출 최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엔씨소프트가 그간 신작을 출시하면서 주가가 하락하는 모습을 보여왔지만, 이것이 게임의 실패로 이어지진 않았다"면서 "일례로 지난 8월 출시한 '블레이드&소울2'(블소2) 역시 엔씨소프트의 주가 하락 사태를 야기했지만, 블소2의 앱마켓 매출은 3~5위권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즉, 리니지W 역시 구체적인 성과를 확인하기 이전에 '실패'라 단정하긴 이르다는 이야기다.
◇ 이용자 '혹평'에도 한국·대만 앱스토어 매출 1위 달성
실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나타나는 이용자들의 혹평과 달리 앱마켓 매출 순위에선 '리니지W'가 긍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모바일게임 순위 분석사이트 '게볼루션'에 따르면 4일 오후 리니지W는 국내 애플 앱스토어에서 매출 1위에 올랐다. 동시에 대만 앱스토어에서도 매출 1위를 기록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익명을 요구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신작 리니지W가 전작과 크게 바뀐 게 없어 이용자들이 실망감을 갖고 있는 건 사실이다"면서도 "아직 구글 플레이 매출 순위 등 구체적인 지표가 공개되지 않아, 리니지W가 실패한 게임이라 단정짓긴 어렵다. 향후 며칠 간은 이용자 변화 추이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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