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명 한달치 일을 6명으로"…KT 개발팀이 AX현장서 찾은 해법

[인터뷰]KT 사내벤처 대상 'climAX'…반복되는 데이터 가공에 주목
기업 데이터 한 번 연결해 여러 AI가 활용…토큰 사용량 40분의 1

본문 이미지 - 왼쪽부터 최재혁 KT AX엔지니어링1팀 책임(climAX 팀원), 이상흔 책임(climAX 팀장), 김원태 책임(climAX 팀원). (KT 제공)
왼쪽부터 최재혁 KT AX엔지니어링1팀 책임(climAX 팀원), 이상흔 책임(climAX 팀장), 김원태 책임(climAX 팀원). (KT 제공)

(서울=뉴스1) 이민주 기자 = 기업에 인공지능(AI) 에이전트를 도입할 때 정작 많은 시간과 인력이 드는 것은 AI를 만드는 일만이 아니었다. 회사 곳곳에 흩어진 데이터베이스(DB)와 문서, 응용프로그램인터페이스(API)를 찾아 AI가 활용할 수 있는 형태로 가공하는 작업이 프로젝트마다 반복됐다.

KT(030200) AX엔지니어링1팀 직원들은 고객사 AX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겪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업 내부 데이터와 AI 에이전트를 연결하는 플랫폼 '엠버링크'(EmberLink)를 만들었다. 실제 프로젝트에 적용하자 기존 48MM(맨먼스)이 필요했던 작업을 6MM 수준으로 줄였다.

엠버링크를 개발한 'climAX'팀은 올해 처음 열린 KT AX사업부문 사내벤처 프로그램 'Venture Lab'에서 대상을 받았다.

김원태 책임은 climAX의 강점으로 "현장에서 많이 굴러본 경험"을 꼽았다. 다수 고객사의 AX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반복적으로 겪은 문제에서 개발 아이디어를 찾았다는 설명이다.

본문 이미지 - 앰버링크 대시보드 이미지 (KT 제공)
앰버링크 대시보드 이미지 (KT 제공)

엠버링크는 기업 내부에 흩어진 DB와 API, 각종 문서를 AI가 활용할 수 있는 형태로 통합·표준화하는 플랫폼이다.

개발 아이디어는 climAX 팀이 고객사 AX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반복적으로 겪은 불편에서 출발했다.

팀은 주로 보험사 AX 프로젝트를 맡고 있다. 보험사는 약관과 상품 정보 등 방대한 문서를 다루는 데다 데이터 구조도 복잡해 AI 에이전트를 실제 업무에 적용하려면 사전 가공 작업이 많이 필요하다.

이상흔 책임은 "AX 프로젝트라고 하면 에이전트 구축을 먼저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데이터를 연결하거나 문서를 에이전트가 이해할 수 있는 형태로 바꾸는 과정에 가장 많은 시간이 든다"며 "작년에 했던 프로젝트에서 했던 변환 작업을 다음 프로젝트에서도 다시 똑같이 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이런 작업을 표준화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최재혁 책임은 "한 보험사는 자사뿐 아니라 타사 보험까지 포함해 약관이 39만 건에 달했는데 이를 하나의 에이전트에 맞게 정규화(가공)해 놓아도 다른 에이전트가 쓰려면 다시 39만 건을 작업해야 했다"며 "이에 엠버링크를 만들어 원천 데이터를 하나의 플랫폼에 연결해 어떤 목적의 에이전트라도 바로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본문 이미지 - 최재혁 KT AX엔지니어링1팀 선임 (KT 제공)
최재혁 KT AX엔지니어링1팀 선임 (KT 제공)

엠버링크로 한 번 연결한 데이터는 특정 AI 에이전트에 종속되지 않고 여러 에이전트가 공통으로 활용할 수 있다. 새로운 에이전트를 만들 때마다 데이터를 다시 찾고 가공하는 작업을 줄일 수 있는 구조다.

고객사 AX 프로젝트를 시작하는 방식도 달라졌다. 기존에는 담당자 인터뷰를 통해 DB와 API 위치·규격을 일일이 파악한 뒤 연동 작업에 들어갔지만 엠버링크를 활용하면 시스템을 먼저 연결해 초기 작업을 줄일 수 있다.

또 보유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어떤 AI 에이전트를 만들 수 있을지 제안하거나 API 변경 여부를 모니터링해 오류가 발생하기 전에 대응할 수도 있다.

climAX 팀에 따르면 현재 수행 중인 프로젝트에서 기존 방식으로 48MM이 필요하던 작업을 엠버링크를 활용해 6MM 수준까지 줄였다. 맨먼스는 한 사람이 한 달 동안 일하는 업무량을 나타내는 단위다. 이를 기준으로 해당 작업에 필요한 전체 작업량을 기존의 8분의 1 수준으로 줄인 셈이다.

본문 이미지 - 이상흔 KT AX엔지니어링1팀 책임 (KT 제공)
이상흔 KT AX엔지니어링1팀 책임 (KT 제공)

문서 검색 정확도도 기존 81%에서 92%로 높아졌다. AI 에이전트가 업무에 필요한 도구를 고르는 과정에서 사용하는 토큰은 약 1만 3300개에서 320개 수준으로 줄여 약 40분의 1로 절감했다.

이상흔 책임은 "프로젝트를 진행하다 보면 처음에는 LLM에 많은 작업을 맡기지만 결국 고객사에서는 비용을 줄여달라는 요구가 나온다"며 "그런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토큰과 자원을 줄일 수 있는 부분을 찾아 엠버링크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climAX 팀은 대상 수상을 계기로 엠버링크의 기능을 고도화하고 실제 사업화 가능성을 검증할 계획이다.

이상흔 책임은 "처음부터 목표로 했던 것은 우승이 아니라 이걸 사업화하자는 것이었다"며 "현재 KT 내부에 있는 AI 에이전트 개발 플랫폼과 엠버링크를 결합해 데이터 연결부터 에이전트 개발까지 함께 제공하는 형태로 만드는 것이 큰 목표"라고 말했다.

엠버링크와 KT의 AI 에이전트 개발 프레임워크 'AX Suite'를 결합해 데이터 연결·구조화부터 AI 에이전트 개발·배포까지 한 번에 지원하는 '올인원 AX 플랫폼'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여기에 데이터 간 의미와 관계를 연결해 AI가 보다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온톨로지 기반 지식 고도화 기능도 추가할 예정이다.

본문 이미지 - 김원태 KT AX엔지니어링1팀 책임(KT 제공)
김원태 KT AX엔지니어링1팀 책임(KT 제공)

AX에 도전하는 기업과 개발자에게는 새로운 AI를 만드는 것보다 먼저 현장의 문제와 보유한 데이터를 살펴보라고 조언했다.

김원태 책임은 "AI 개발이 쉬워진 만큼 '무엇을 만들까'보다 '우리에게 무엇이 있지'를 먼저 고민해야 한다"며 "기업 내부에 이미 많은 데이터가 있는 만큼 이를 실제로 활용할 수 있는 형태로 만드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minju@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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